6일 새벽(한국시간)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전 한국과 브라질 경기 중계나 한국의 8강 진출 소식을 본 이들은 깜짝 놀라고 가슴이 먹먹했을 것이다. 한국 대표팀이 사우스 파리스 아레나에서 열린 이 경기를 3-1로 이겨 8강에 진출했는데 신유빈-전지희 조와의 첫 번째 복식 경기와 네 번째 이은혜와의 단식 경기에 나선 브루나 알렉산드레(29)가 오른팔이 없어 왼손으로만 라켓을 쥐며 경기에 임했기 때문이다.
공수는 왼팔로만 할 수 있겠다 싶지만, 서브가 문제일 수밖에 없다. 많이 부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왼손으로 라켓 위에 공을 올려 두고 공을 높이 올린 뒤 라켓으로 쳐 서브를 넘긴다. 공을 높이 올려야만 하기 때문에 서브가 단조로워 두 팔을 쓰는 선수들에 견줘 불리할 수밖에 없다.
브라질은 팀 전력에서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지만, 단식 세계랭킹 20위 브루나 다카하시가 출전해 한 방이 있는 팀이다. 더욱이 오른팔이 없어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모두 출전하는 알렉산드레의 경기력을 처음 보는 것이라 한국 팀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과 3년 전 2020 도쿄패럴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던 알렉산드레는 더 높은 목표인 파리올림픽에 도전장을 냈고, 브라질탁구협회는 그를 국가대표로 선발했다. 이에 따라 알렉산드레는 폴란드의 '한 팔 탁구 레전드' 나탈리아 파르티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한 탁구 선수가 됐다. 종목을 넓혀 남아프리카 육상 대표로 런던올림픽과 런던패럴림픽 모두 나선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까지 따지면 세 번째 선수다. 다른 장애까지 포함하면 청각 장애자이며 신유빈과의 대회 여자 단식 첫 경기를 패한 멜리사 태퍼(호주)도 파리올림픽과 파리패럴림픽에 연이어 출전한다.
알렉산드레는 태어나 석 달 만에 백신 부작용에 따른 혈전증으로 오른팔을 절단했지만 장애라고 여기지 않았다. 10대 때부터 탁구 라켓을 쥐었으며, 스케이트보드와 풋살을 하며 균형감각을 길렀다고 했다. 2014년 베이징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2017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 여자 단식과 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3년 전 2020 도쿄패럴림픽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레의 첫 올림픽 여정은 세계 최강 한국과 1회전에서 붙은 대진 추첨 탓이었다. 단식과 복식 모두 패했다.
그녀는 "내가 바라던 결과는 아니지만 우리는 우리가 성취한 것에 매우 만족한다"면서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은 최고의 팀 가운데 하나다. 난 몇 점을 따긴 했는데 날 개인적으로 아주 행복하게 만들었다. 우리 팀이 끝까지 싸운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 다리만, 한 팔만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어라. 난 22년의 경력 끝에 오늘 여기 올림픽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그녀는 오는 28일 막을 올려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지는 파리패럴림픽을 겨냥한다. 나아가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계획을 구상한다.
"나와 마찬가지로 올림픽 무대에서 경기하기 위해 애쓰는 다른 선수들이 있다. 스포츠를 위해서만 아니라 장애를 지닌 이들을 포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