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서 출발한 열차가 도계를 지나 태백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지방 사람들이 서울을 찾는 주된 이유는 좋은 일자리를 찾아보려고,
상급 대형병원 진료받으러, 문화와 공연을 관람하러 가거나, 행정 및 비즈니스 업무 때문이라고 합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좋아하는 사람과 여행하기 위해서라면 얼마나 마음이 설랠까?
기차를 기다리다 보면 옛날 기차가 생각나기도 하고 즐거웠던 추억도 떠 오릅니다
70년대 초 논산훈련소를 가기 위해 의정부 경의국민학교에서 집결했다가 기차를 탔던 것이 기억납니다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마중나온 부모님, 애인들, 친구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기차역은 만남과 이별, 출발과 도착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그곳에서의 기다림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을 넘어, 삶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듯한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서울에서 볼 일이 잘되어서 기쁜 마음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기차안은 참 아늑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합니다.
참 농사 잘 지었네,
어쩌면 저렇게 전원주택을 잘 지었을까?
아니 저 곳에서 어떻게 학교를 다녔을까?
노인네들이 저렇게 가파른데서 어떻게 농사를 지었지? 라는 생각들이 주마등같이 지나갑니다.
1973년 입영통지서를 받고 서울에서 논산훈련소로 가게 되었습니다.
의정부 경의국민학교에 집결하여 저녁에 기차를 타고 논산을 향해 내려갔습니다.
호송병이 창문의 커튼을 내리라 하였습니다.
밖을 볼 수 없었지만 실내는 더욱 조용하고 아늑해졌습니다.
긴 시간을 가야 하니 저녁거리로 별사탕이 든 건빵 한 봉지씩 주었습니다.
건빵이 먹히지 않습니다.
불안한 마음도 있고해서. 주머니 속에 있는 돈을 만자작거리니 불안감이 좀 줄어듭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될까?
어디서 잠을 자나?
내일부터 무엇을 해야 하나?
군대밥을 못 먹는 사람도 있다던데.
보초도 서야 한다며 등등 생각을 해보는데 어느덧 연무대 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참 예뻐보입니다
아차산입니다
청량리 부근에서 오래동안 살아 봤지만 지금처럼 산을 잘 볼 수 없었습니다
70년대 청량리 역 쪽에서 주변의 산을 둘러볼 만한 조망대가 없었습니다
1968년 대왕코너가 7층으로 지어졌지만 조망할 수 없었습니다
3시간 30분정도 걸려서 서울 청량리 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제 시간에 도착한 것도 감사합니다
지난 번에는 덕소역에 정차를 했는데 시간이 흘러도 기차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10분 정도 지나니 승무원이 차가 고장 났다며 옆의 전철로 갈아타라고 했습니다
모든 승객들이 전철로 갈아 탔습니다
병원진료시간에 마춰 가기가 빠뜻했습니다
그런데 10분이상이 지나도 전철이 출발을 못합니다
잠시후 승무원이 방송으로 말하기를 주변 역의 전기가 고장이 나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고 합니다
승객들의 불평이 터져 나왔고
다들 내려서 역을 빠져 나와 버스를 타고 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보상은 되지 않았습니다
땡볕아래에서 서울가는 버스를 타느라 한참 기다렸습니다
땀이 흘렀습니다
다행이 잠실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 날 예정보다 2시간 늦게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전철길이 길게 여러가닥으로 뻗어 있고 저 멀리 산봉우리가 2개 보입니다.
왼쪽이 수락산, 오른쪽이 불암산. 전철타고 가면 곧바로 등산할 수 있습니다.
내가 서있는 곳에서 바로 앞에는 안식교선교사들이 있는 시조사가 있고
조금 더 가면 경희대 입구로,
조금 더 가면 외국어대학교,
조금 더 가면 이문동이 있습니다
다 학생 때 신문배달하던 추억이 있던 곳입니다
서울에서 볼 일을 다 보고 다시 태백을 향하여 갑니다.
원주를 지나 제천, 제천을 지나 영월, 영월을 지나 예미역, 예미역을 조금 지나면 함백을 지나갑니다.
기차에서 창밖을 보면 함백 조동리가 내려다 보입니다.
집사람이 이 동네 출신입니다. 기차가 달리는 이 다리는 라멘교라 불립니다.
언젠가 집사람과 같이 이 곳을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집사람이 살던 집은 개천쪽이라 홍수로 인해 다 떠내려 가 흔적도 없었습니다.
둘이서 이 다리 밑을 걸으며 시간을 보내는데 집사람이 이 다리 이름을 묻습니다
여보 이 다리 이름이 무엇인지 알아요?
모르지요
라면교합니다 우습지요?
지금도 집사람의 목소리가 귀에 들립니다
조동철교
500miles(500마일)💜Peter, Paul and Mary, 한글자막 (HD With Lyrics)🌴🌿🍒🌻🍓
동창님들 더운 여름 잘 보내시고 즐거운 추석을 맞이합시다
첫댓글 즐감하였습니다
자전거 타기 좋은 가을이 옵니다~~~
기차 여행 잘 읽어 보았어요. 교통이 발달하였다고 하지만 아직도 불편함이 크지요. 잘 보았어요. 추억과 함께 .....
아직도 가고 싶은 곳이 있을텐데 소원 성취하시기를~~~
보기 좋이요
가을이 오면 마음이 설레지요 들판을 바라보며 더 젊어지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