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같이 주름잡은 새까만 싱글 정장에 무대의 은백색 스폿트 라이트를 받으며 허공을 향해 쏟아내는 그 금속성 소리의 황금빛 트럼펫.
트럼펫이란 악기의 기원을 따지면 인류가 청동기시대를 맞이한 고대로 그슬러 올라간다. 악기의 소재가 동(구리)에 다른 금속을 배합해 만든 합금(合金)으로 흔히 우리가 놋쇠라고 부르며 일본말로 "신쭈"라고 불리는 금속이다. 금속용어 사전에는 황동(黃銅)으로 또 브라스(Brass)라고 표기되어 있다.
왜 있지 않은가 . "브라스 뺀드"라고 주로 남자 중고등학교의 그 브라스 뺀드부. 그 브라스 뺀드의 브라스란 말이 연주하는 악기들이 거의 금관악기로 소재가 황동이기 때문에 브라스 뺀드라고 명명되으졌고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우져 내려 오고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하던가. 고대의 트럼펫은 지금의 트럼펫과는 모양을 달리 하지만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어져 나라끼리 영토를 뺏고 그 민족을 지배하는 전투의 서막을 알리는 악기로 사용되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론 한 나라의 절대 권력자에게 바치는 충성의 우렁찬 소리의 악기로. 그 천지를 찌를듯한 금속성 소리는 충성스런 병사들 수만이 모인 자리를 우렁차게 울려 퍼졌고 그 소리에 절대 권력자는 카리스마가 담긴 미소를 여유롭게 던지고 백성들은 그 권력자의 모습에 자기와 가족들의 보금자리를 지켜주는 위안을 얻었다.
이 트럼펫이란 악기는 때론 인간만이 가진 잔인성을 드러낸 서곡의 악기로 사용된 시절도 있었다.
글래디어터(Gladiator)란 검투사들의 인간을 서로 죽이고 죽는걸 보며 즐기는 살육의 놀이가 인류사에 존재치 않았는가. 기원전 200여년 부터 시작된 이 잔인한 놀이는 무려 700여년 동안이나 계속 되어져 왔다한다.
그 절정이 로마시대 네로황제 시절이며 로마병정들이 불어대던 그 나팔소리를 시작으로 그날 아침까지 한솟밥을 먹던 동료들이 차례로 죽음의 문을 열고 나왔다. 칼과 창 도끼 방패 그리고 그물등 인간을 살상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들고 동료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일련의 공포와 연민을 안은 체
피할 수 없는 운명앞에 굳디 굳은 표정으로.
이제 이 땅의 트럼펫 이야기로 돌아 가 보자.
한 7년전쯤 주먹으로 한시대를 풍미한 김두한의 일생을 그린 野人時代가 TV에 방영되었다. 김두한 얘기라면 빠질 수 없는게 우미관이라는 극장이다.
우미관은 종로에 자리잡은 그 당시 조선제일의 극장이었으며 그 극장일대를 장악하는 자가 조선 제일의 주먹이었으니.
그 극장의 간판과 거리가 나오면 흘러 나오는 음악이 1930~40년대 그 당시 유행한 일본 가요인 사케와 나미다까 다메이키까(술은 눈물인가 탄식인가) 아이레슈 렛샤(애수의 열차)나 사까스노 우따(서커스의 노래) 게이샤노 와르쯔(기생의 왈츠)등등이 있었는데
요즘이야 신문이나 라디오등 메스컴이 발달돼 있지만 그 당시는 극장에서 공연할 영화나 신파극(新派劇)등을 알리기 참 어려웠다 한다.
그래서 그 당시 유행한 것이 일본말로 "마찌 마와리". 즉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마찌"는 시가지요 "마와리"는 돌아 다니기가 되니 시내 거리를 돌아 다니며 홍보한다는 뜻이다.
그 마찌 마와리패들의 맨 앞엔 상영할 포스터가 그려진 작은 간판을 목에걸고 얼룩달룩 분칠한 삐에로가 앞장서고 그 다음엔 악사들. 그리고 출연배우들 그리고 청산유수 변사.
지금이야 시절이 좋아 야채행상도 트럭에 앰프를 싣고 다니지만 그때야 녹음 테잎도 없었으니 당연히 라이브가.
트럼펫 , 색소폰 , 클라리넷등 입으로 부는 취악기들과 바이올린등 현악기 그리고 북과 심벌즈등의 타악기.
그 연주가 조금은 악기마다 서로 튜닝(음 조정)이 안되 비틀거리는 음으로 다가 와 매끄럽게 포장된 소리에 익숙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귀에 거슬리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마찌마와리등 일제치하 신파극에 사용되던 악기 중 가장 듣는이의 심금을 울렸던 소리가 나 개인적으론 트럼펫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사랑을 팔고사는 꽃바람 속에~~~~~~~~~~로 시작하는 홍도야 울지마라를 구성지게 뽑아내던 그 소리에 그 당시 경성 권번의 기생들은 흐르는 눈물을 옷소메로 훔쳤고
"사랑에 속고 돈에울고"와 같은 신파극은 그 극이 곧 자신의 처지라 요정에서 뭇사내들에게 웃음을 팔며 시달리다 밤늦게 돌아오는 인력거에 몸을 싣곤 그 귓전을 울리던 트럼펫 소리에 조용히 흐느끼며 울었으리라.
시대는 흘러 해방을 맞아 감격시대. "거리는 춤춘다 환희에 빛나는~~~~~~~~~~" 감격시대란 이 노래에 맞춰 트럼펫의 힘찬 소리는 조선팔도를 울렸으나 그러나 그 감격도 잠깐.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포성의 찢으짐과 섬광이 밤하늘을 번쩍이는 전선의 밤.
저 멀리서 들리는 군악대 나팔수가 부는 허허론 트럼펫 소리에 화랑담배 연기속에 사라져간 전우에 대한 슬픔과 울분이 전의戰意와 뒤섞였으며 부모형제 생각에 고향하늘 고개돌려 별을 볼 때 들리던 그 소리는 동족상잔이라는 강대국들의 이데오르기 대리전의 상처로 전선에 울려 퍼졌다.
군부의 거친 워커소리로 516 혁명은 시작됐고 자유당 시절 제일의 주먹 세력이었던 동대문 이정재 사단의 2인자요 그 당시 연예계의 네로로 군림한 임화수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때
자신의 주마등처름 스쳐 지나간 과거사 중 한 커트로 떠 올랐을 불우한 청소년 시절 소녀원에서 나팔수로 기상과 취침을 알리던 그 트럼펫 블던 모습도 아마 그는 떠 올렸으리라. 비록 그는 주먹으로 짧은 생을 마쳤지만 음악에는 상당한 재능의 소유자였으니.
이제 나의 트럼펫으로 들어가 본다.
나의 스물아홉 음악생활 마지막 무대였던 부산 해운대 극동호텔 나이트 클럽. "틸~ 깊은 밤 푸른 물~~~"의 "Till" 이란 팝이 밤바다 정취와 뒤섞여 팀동료가 은백색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기립한 자세로 뿜어대던 그 트럼펫 독주소리. 낭만이라면 낭만이요 환상이라면 환상 그 자체였다.
그러나 나의 가슴에 진정 그리움과 응어리짐으로 비수처름 꼽혀있는 트럼펫 소리는.
낙엽이 뒹구는 늦가을 도시의 외진곳 빈 공터에 백열전구 주렁주렁 횡하니 불 밝혀 곡예와 노래와 웃음을 팔며 떠 돌던 써커스단의 트럼펫.
그 날 마지막 공연을 알리는 늦은 밤. 부초처름 떠도는 자신의 삶을 밤하늘에 날려 보내던 나이들어 갈곳없는 늙은 악사가 불어대던 그 쓸쓸한 트럼펫 소리.
칼같이 주름잡은 새까만 싱글 정장에 무대의 은백색 스폿트 라이트를 받으며 허공을 향해 쏟아내는 그 금속성 소리의 황금빛 트럼펫.
트럼펫이란 악기의 기원을 따지면 인류가 청동기시대를 맞이한 고대로 그슬러 올라간다. 악기의 소재가 동(구리)에 다른 금속을 배합해 만든 합금(合金)으로 흔히 우리가 놋쇠라고 부르며 일본말로 "신쭈"라고 불리는 금속이다. 금속용어 사전에는 황동(黃銅)으로 또 브라스(Brass)라고 표기되어 있다.
왜 있지 않은가 . "브라스 뺀드"라고 주로 남자 중고등학교의 그 브라스 뺀드부. 그 브라스 뺀드의 브라스란 말이 연주하는 악기들이 거의 금관악기로 소재가 황동이기 때문에 브라스 뺀드라고 명명되으졌고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우져 내려 오고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하던가. 고대의 트럼펫은 지금의 트럼펫과는 모양을 달리 하지만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어져 나라끼리 영토를 뺏고 그 민족을 지배하는 전투의 서막을 알리는 악기로 사용되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론 한 나라의 절대 권력자에게 바치는 충성의 우렁찬 소리의 악기로. 그 천지를 찌를듯한 금속성 소리는 충성스런 병사들 수만이 모인 자리를 우렁차게 울려 퍼졌고 그 소리에 절대 권력자는 카리스마가 담긴 미소를 여유롭게 던지고 백성들은 그 권력자의 모습에 자기와 가족들의 보금자리를 지켜주는 위안을 얻었다.
이 트럼펫이란 악기는 때론 인간만이 가진 잔인성을 드러낸 서곡의 악기로 사용된 시절도 있었다.
글래디어터(Gladiator)란 검투사들의 인간을 서로 죽이고 죽는걸 보며 즐기는 살육의 놀이가 인류사에 존재치 않았는가. 기원전 200여년 부터 시작된 이 잔인한 놀이는 무려 700여년 동안이나 계속 되어져 왔다한다.
그 절정이 로마시대 네로황제 시절이며 로마병정들이 불어대던 그 나팔소리를 시작으로 그날 아침까지 한솟밥을 먹던 동료들이 차례로 죽음의 문을 열고 나왔다. 칼과 창 도끼 방패 그리고 그물등 인간을 살상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들고 동료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일련의 공포와 연민을 안은 체
피할 수 없는 운명앞에 굳디 굳은 표정으로.
이제 이 땅의 트럼펫 이야기로 돌아 가 보자.
한 7년전쯤 주먹으로 한시대를 풍미한 김두한의 일생을 그린 野人時代가 TV에 방영되었다. 김두한 얘기라면 빠질 수 없는게 우미관이라는 극장이다.
우미관은 종로에 자리잡은 그 당시 조선제일의 극장이었으며 그 극장일대를 장악하는 자가 조선 제일의 주먹이었으니.
그 극장의 간판과 거리가 나오면 흘러 나오는 음악이 1930~40년대 그 당시 유행한 일본 가요인 사케와 나미다까 다메이키까(술은 눈물인가 탄식인가) 아이레슈 렛샤(애수의 열차)나 사까스노 우따(서커스의 노래) 게이샤노 와르쯔(기생의 왈츠)등등이 있었는데
요즘이야 신문이나 라디오등 메스컴이 발달돼 있지만 그 당시는 극장에서 공연할 영화나 신파극(新派劇)등을 알리기 참 어려웠다 한다.
그래서 그 당시 유행한 것이 일본말로 "마찌 마와리". 즉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마찌"는 시가지요 "마와리"는 돌아 다니기가 되니 시내 거리를 돌아 다니며 홍보한다는 뜻이다.
그 마찌 마와리패들의 맨 앞엔 상영할 포스터가 그려진 작은 간판을 목에걸고 얼룩달룩 분칠한 삐에로가 앞장서고 그 다음엔 악사들. 그리고 출연배우들 그리고 청산유수 변사.
지금이야 시절이 좋아 야채행상도 트럭에 앰프를 싣고 다니지만 그때야 녹음 테잎도 없었으니 당연히 라이브가.
트럼펫 , 색소폰 , 클라리넷등 입으로 부는 취악기들과 바이올린등 현악기 그리고 북과 심벌즈등의 타악기.
그 연주가 조금은 악기마다 서로 튜닝(음 조정)이 안되 비틀거리는 음으로 다가 와 매끄럽게 포장된 소리에 익숙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귀에 거슬리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마찌마와리등 일제치하 신파극에 사용되던 악기 중 가장 듣는이의 심금을 울렸던 소리가 나 개인적으론 트럼펫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사랑을 팔고사는 꽃바람 속에~~~~~~~~~~로 시작하는 홍도야 울지마라를 구성지게 뽑아내던 그 소리에 그 당시 경성 권번의 기생들은 흐르는 눈물을 옷소메로 훔쳤고
"사랑에 속고 돈에울고"와 같은 신파극은 그 극이 곧 자신의 처지라 요정에서 뭇사내들에게 웃음을 팔며 시달리다 밤늦게 돌아오는 인력거에 몸을 싣곤 그 귓전을 울리던 트럼펫 소리에 조용히 흐느끼며 울었으리라.
시대는 흘러 해방을 맞아 감격시대. "거리는 춤춘다 환희에 빛나는~~~~~~~~~~" 감격시대란 이 노래에 맞춰 트럼펫의 힘찬 소리는 조선팔도를 울렸으나 그러나 그 감격도 잠깐.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포성의 찢으짐과 섬광이 밤하늘을 번쩍이는 전선의 밤.
저 멀리서 들리는 군악대 나팔수가 부는 허허론 트럼펫 소리에 화랑담배 연기속에 사라져간 전우에 대한 슬픔과 울분이 전의戰意와 뒤섞였으며 부모형제 생각에 고향하늘 고개돌려 별을 볼 때 들리던 그 소리는 동족상잔이라는 강대국들의 이데오르기 대리전의 상처로 전선에 울려 퍼졌다.
군부의 거친 워커소리로 516 혁명은 시작됐고 자유당 시절 제일의 주먹 세력이었던 동대문 이정재 사단의 2인자요 그 당시 연예계의 네로로 군림한 임화수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때
자신의 주마등처름 스쳐 지나간 과거사 중 한 커트로 떠 올랐을 불우한 청소년 시절 소녀원에서 나팔수로 기상과 취침을 알리던 그 트럼펫 블던 모습도 아마 그는 떠 올렸으리라. 비록 그는 주먹으로 짧은 생을 마쳤지만 음악에는 상당한 재능의 소유자였으니.
이제 나의 트럼펫으로 들어가 본다.
나의 스물아홉 음악생활 마지막 무대였던 부산 해운대 극동호텔 나이트 클럽. "틸~ 깊은 밤 푸른 물~~~"의 "Till" 이란 팝이 밤바다 정취와 뒤섞여 팀동료가 은백색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기립한 자세로 뿜어대던 그 트럼펫 독주소리. 낭만이라면 낭만이요 환상이라면 환상 그 자체였다.
그러나 나의 가슴에 진정 그리움과 응어리짐으로 비수처름 꼽혀있는 트럼펫 소리는.
낙엽이 뒹구는 늦가을 도시의 외진곳 빈 공터에 백열전구 주렁주렁 횡하니 불 밝혀 곡예와 노래와 웃음을 팔며 떠 돌던 써커스단의 트럼펫.
그 날 마지막 공연을 알리는 늦은 밤. 부초처름 떠도는 자신의 삶을 밤하늘에 날려 보내던 나이들어 갈곳없는 늙은 악사가 불어대던 그 쓸쓸한 트럼펫 소리.
첫댓글 홍선생님
세련 그 자체이십니다. 췩오!(요즘 젊은이들은 최고를 이렇게 쓴답니다.)
트럼펫의 역사부터 오늘의 홍선생님까지 이르는 대장정.... 잘 읽었습니다. 올 여름도 힘차고 보람된 전진이 되시기를...
단장님 고맙습니다. 좋은 추억이 단원과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많은것 배우고 갑니다.정말 정말 좋으네요!!!!
선생님 잘보고 잘듣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