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한 해묵은 논쟁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어서 추진하자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며 사업추진을 철회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여년 동안 환경 훼손 논쟁과 사업성 여부로 답보상태였던 영남알프스케이블카 설치사업이 민선 8기 이순걸 군수 취임 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 군수는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이 울주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움 될 것이란 판단하에 울주군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7km 구간에 케이블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644억여원으로 전액 민자로 추진된다. 내년 6월까지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 절차를 마친 뒤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5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지난 20일 사업예정지 인근 전통사찰인 통도사 소속 영축환경위원회 소속 일부 회원들이 통도사 문 앞에 모여 케이블카 설치반대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들은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자연한환을 훼손하는 일이며 케이블카 정류장이 들어설 예정지와 지주가 들어설 공룡능선 일대는 지질학적으로 지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안전성이 매우 취약한 지역이다"며 "간월재로 추진하던 케이블카 노선을 영축산과 가까운 노선으로 변경한 것은 통도사에 대한 도발이나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울주군청 프레스센터에서는 서울산 6개 읍ㆍ면발전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케이블카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케이블카는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전국 제일의 산악관광자원으로써 울산의 위상을 드높일 특별한 자원"이라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도 허가되는데 유독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만 제동이 걸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울산에서 영남알프스케이블카 설치를 놓고 찬반논란이 재연되는 같은 날 강원도 설악산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참석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착공식이 있었다. 울산처럼 이날 착공식을 반대하는 쪽의 시위가 한 켠에서 펼쳐졌음은 물론이다. 반대하는 쪽도 찬성하는 쪽도 모두 나름의 이유 는 있다. 특히 반대하는 쪽의 입장은 명료하다.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환경이 파괴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선진국의 사례를 보자. 환경론자들이 우려하는 만큼의 환경파괴는 일어나지 않는 선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한 사례가 많았다.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는 곤란하다. 이제 더 이상의 막연한 소모성 논쟁은 줄여야 한다. 이는 지역과 주민 간에 쉽게 아물기 힘든 분열과 갈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시행 주체들은 이제부터라도 사업을 본격 시행하기 전에 좀 더 세밀하고 정확한 환경피해에 대한 정보를 산출해 내어 반대의견을 가진 쪽을 설득한 후에 사업추진에 나서는 현명함을 보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