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양연화
새해도 어느덧 3주가 지났습니다.
올해엔 좀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고, 올해는 작년과 다르리라 기대했건만,
쇠털같이 많은 날들의 연속일 뿐.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겨냥해서인지, 출판사들은 ‘잠재력’에 대한 책을 잇달아 내놓습니다.
지난주 신간 중엔 ‘히든 포텐셜’과 ‘피크타임’이 눈에 띄었습니다.
‘히든 포텐셜’의 저자는 스타 심리학자인 애덤 그랜트 와튼스쿨 교수,
‘피크타임’의 저자는 호주의 유명 자기계발서 저자라네요.
‘히든 포텐셜’은 잠재력을 키우고 싶다면 공부 잘 하는 것보다 결단력, 자주성 같은 ‘품성 기량’을 높이라 조언하고,
‘피크타임’은 마틴 루터 킹,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 대기만성형 유명인들의 일화를 소개하며
늦었다고 절망하지 마라,고 위로합니다.
사람들은 인생의 어느 시기엔 꼭 무슨 일을 해야 한다고 구분하길 좋아하지만,
인간 개개인이 고유한 존재이듯, 저마다의 인생엔 저마다의 시간표가 있고,
각자의 인생엔 각자의 화양연화가 있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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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花樣年華)
직역하면 '꽃 같던 시절의 빛'으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의미하는 말이다.
화양연화라는 말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는 말로도 많이 쓰인다.
참고로 본래는 화양연화가 아니라 화양년화가 맞다.
年 자는 본래 '연'이 아니라 '년'으로 읽으며, 단어의 첫머리에 있지 않아서 두음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네이버 검색>
* [高연봉 받고 싶다면… 수학 점수 대신 ‘품성 기량’ 높여라]
뉴욕 공립 도서관이 지난해 뉴요커들이 빌려간 책 순위를 집계했더니,
5개 자치구 중 맨해튼과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보니 가머스 소설 ‘레슨 인 케미스트리
(Lessons In Chemistry)’가 1위를 차지했다는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책 제목이 익숙해 기억을 더듬어 보니,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아 이웃에게 주었던 책이더군요.
왜 책은 버리고 나면 꼭 읽을 일이 생기는가,
후회하면서 도서관을 뒤졌지만 몽땅 대출중.
결국 이웃에 양해를 구하고 빌려 보았습니다.
소설의 배경은 1960년대 미국.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화학 석사학위를 받고 연구소에서 일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자 대우를 받지 못합니다.
홀로 딸을 키우며 분투하던 엘리자베스가 생계를 위해 주부들을 위한 요리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되고, “요리는 화학”이라며 시청자들에게 화학을 가르치는 이야기.
전세계 1000만부 넘게판매되었고,
드라마로도 제작돼 지난해 애플 TV에서 방영되었습니다.
딱딱한 화학을 소재로 한 소설이 왜 그렇게 인기를 끌었을까,
생각해보니 물질과 물질이 만나 서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화학의 속성이
독자들을 매료시킨 게 아닌가 합니다.
새해 들어서도 꿈꿨던 변화가 없어 낙담하고 계신다면, 엘리자베스가 시청자들에게 한 이 말을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북클럽/곽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