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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나도 사진 작가 스크랩 제주 올레 11코스
하늘바다 추천 0 조회 277 13.01.12 22:18 댓글 13
게시글 본문내용

 

 

제주 올레 11코스

 

모슬포 무릉 올레, 18Km

 

 

 

 

 

 

 

 

 

모슬포 하모 체육공원이다.

참 오랜만에 올레길 출발선 앞에 섰다.

이 길을 걷고자 얼마나 자주 꿈을 꾸었던가!

이것을 두고 감회가 깊다고 하는 걸까?

 

 

 

2012년 12월 7일 오전 10시 30분에 설렘으로 길을 나선다.

정말 참 디게 억수로 좋다!!!

 

 

 

 

 

제주의 바다다.

검은 현무암이 쫘악 마당처럼 펼쳐 있어 여기가 제주구나 다시 한번 실감한다.

 

나는 지금 걷고 있다.

나는 지금 춤을 추고 있다.

나는 지금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난 지금 살아 있다.

신난다...!!!

 

 

 

 

 

 

흩뿌리는 몇 방울의 비마저도 기분 좋다.

저 어둔 구름 사이로 소나기가 자리잡고 있다 해도

걷는 지금이 신난다.

 

빛,

우리들 삶의 고비고비에

늘 있다.

 

 

 

 

 

얼마나 바람이 나의 등을 밀치는지

반갑다는 인사치곤 너무 요란하다...

제주도 날 보고 신나는 모양이다.

 

 

 

 

 

바다를 등에 지고 걷는다.

모슬봉을 향해 걷는다.

바다가 자꾸 날 불러 "한번만 더 날 봐 줘!" 한다.

"나도 니가 좋다."

 

 

 

 

 

허걱!

짙은 회색빛, 검은 회색빛 구름이 하늘을 가린다.

햇빛 사이로 가랑비가 파고든다.

 

 

 

 

 

모슬봉 오르는 길, 형제섬이 손톰만큼 보인다.

 

 

 

 

 

모슬봉은 공동묘지다.

전후좌우 온통 둥근 봉분과 묘비가 지천이다.

그 사이를 걷는다.

죽음, 숙연해 진다.

 

삼방산,

묘지의 봉분같다.

그리고 묘비까지 서 있다.

 

 

 

 

 

사진의 가운데 어디쯤에 한라산 정상부가 있겠지요.

구름에 가려 오늘은 볼 수 없지만 저기 저쯤에 한라산이 있다.

 

 

 

 

 

송악산도 보입니다.

 

 

 

 

 

 

 

 

 

 

 

 

 

 

 

 

 

 

모슬봉에서 내려오는 길도 전후좌우 모두 무덤입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봉분들,

촘촘히 세워진 작은 묘비들...

가까이 가서 글을 읽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아~~~

죽음마저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

 

"죽은 모든 이들의 영혼이 천주의 자비하심으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제 한걸음 한걸음에 기도를 싣고 걷습니다. 

 

 

 

 

 

 

 

모슬봉을 내려와 보성 농로에 들어 가기 전,

정난주 마리아 묘역, 대정성지 안내판을 지난 뒤

길 가에 빠알간 동백꽃이 밝게 화들짝 피었습니다.

모슬봉에서 만난 죽음을 어깨에 둘러메고 걷다가

동백꽃, 붉은 꽃 아래 편안히 내려놓았습니다.

 

 

 

 

 

보성 농로

제주는 1월, 한겨울에도 녹색입니다.

 

 

 

 

 

모슬포 성당 공동 묘지입니다.

바람이, 구름이 쉬었다 갑니다.

 

 

 

 

 

십자가의 예수님,

기도하는 성모님이

걷고 있는 우리를 대신해 기도하십니다.

 

"죽은 모든 이들의 영혼이 천주의 자비하심으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목이 타는 시간을 어찌 아셨을까?

길 한귀퉁이에 고마운 배려가 소복소복 쌓여 있습니다.

귤 하나 까서 달콤한 과즙으로 목을 축입니다.

"고맙습니다."

 

 

 

 

 

백색 순교자 정난주 마리아

 

 

 

 

 

 

 

 

 

 

 

 

 

 

 

 

 

 

 

 

 

 

 

 

 

 

 

 

 

 

 

 

 

 

 

 

 

 

 

 

 

 

신평 마을로 접어든다.

귤밭이다.

황금귤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십 여 미터를 지나갔는데

젊은 할머니가 나를 돌려 세운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귤나무에서 귤을 따 내 주머니 한가득 채워주신다.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양쪽 주머니를 귤로 가득 채운 내 발걸음은 뒤뚱뒤뚱이다.

기쁨, 행복이 따뜻하게 온 몸으로 퍼진다.

 

젊은 할머니는 다시 바구니를 채우기 위해

귤나무 속으로 숨으셨다.

 

 

 

 

 

돌담이 예뻐서 한참을 기웃거리고 서성거렸습니다.

 

 

 

 

 

 

곶자왈 입구 3시 이후에는 집입 금지

세 번째 곶자왈이다.

제주엔 네 개의 큰 곶자왈이 있다고 한다.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凹凸) 지형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제주도만의 독특한 지형이다.

곶자왈은 나무, 덩굴식물,·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 곳을 일컫는 제주도 방언이다.
제주도의 동부·서부·북부에 걸쳐 넓게 분포하며,

지하수 함량이 풍부하고 보온·보습 효과가 뛰어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곳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제주 토종 감나무 같습니다

쪼매한게 주렁주렁 예쁘게도 달려 있었습니다.

하얀 벽과 잘 어울리지요.

 

 

 

 

 

곶자왈, 한 사람도 지나가지 않는 조용한 길에

노란색 조끼를 입은 의경들이 우루루 열을 지어 끊어질 듯 계속 이어서 옵니다.

순찰인지

훈련인지

...

 

 

 

 

 

 

 

 

 

 

 

젊은 할머니의 마음에 감동해서 한컷!

 

 

 

 

 

 

 

 

 

 

 

곶자왈이 끝났습니다.

퐁낭, 팽나무 한그루가 우뚝 하늘을 이고 있습니다.

 

나머지 길은 열심히 열심히 걸었습니다.

무릉 생태학교까지 걷고 걸었습니다.

 

그리고 여정을 마무리하고 제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러 가는 길

엄청 또 걸었습니다.

한 4-5 Km는 더 걸어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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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3.01.12 22:20

    첫댓글 비가 와도,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혼자라서 간혹 외로워도,
    겨울이라 추워도
    제주 올레길 참좋다!

  • 13.01.12 23:01

    저도 정난주 마리아 묘역에 다녀왔는데 사진을 보니 새롭네요.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 13.01.12 23:10

    정난주 마리아 묘역에 가고 싶었는데.. 그리하지 못했는데 신부님 사진으로 잘 보았습니다.

  • 13.01.13 03:21

    오랜만에 제주 올래길 걸으셨네요.. 사진과 글에서도 좋아하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신부님 따라 같이 눈으로 걷는 저희도 참 좋습니다. *^^*

  • 13.01.13 03:39

    와~~신부님 오래간만입니다. 11올레길은 저에게도 낯익은 장소가 많아 더욱 반갑습니다.

  • 13.01.13 04:20

    ㅎㅎㅎ 거의 돌아온 짱가! 분위기인데요? 다시 뵈오니 너~무 반갑습니다! 근래에 다녀오셨나 봅니다.

  • 13.01.13 14:35

    사진 곳곳에서 제주의 바람을 느낍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 13.01.13 19:22

    제주의 올랫길의 아름다움이 참 좋습니다.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부님!!

  • 13.01.13 23:41

    신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주구경 잘~ 했습니다~(^^) 참 좋아요~~~

  • 13.01.14 21:38

    "나도 니가 좋다....."
    행복한 말씀입니다. 참 좋습니다. 저도 그 길을 동행하는 거 같아서 ............

  • 13.01.22 13:39

    그 쪼맨한 감으로 제주에서는 갈옷 염색을 하지요. 사진으로 보는 제주, 제주임을 더 실감합니다.

  • 13.01.25 10:45

    굿은 날씨 에도 너무 잘찍으신 사진 정말 좋습니다.

  • 13.01.25 17:28

    저희도 11월에 순례를 다녀온곳 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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