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어요.
여름내 별도 달도 올려 보며 놀멘놀멘 숟가락질하던 안마루의 밥상.
맨드라미 마른 냄새가 일렁거리고 환한 이마처럼 달빛에 마당이 빛날 때.
소풍 같은 밥상을 방으로 가두기 싫어
“밥상 어디 펼까요”
아람 벌어진 통배추가 느슨하게 짚풀에 묶이는 아침이면 발목까지.
따뜻한 숭늉이 밥상에 올라오면 종아리까지.
댓돌에 기댄 할머니 흰 고무신의 물기가 쨍하게 시려운 새벽이면 가을은 목젖까지.
풍요로움으로 밥상을 차린다
억세들이 머리 풀어 하늘을 향하고
코스모스 꽃길이 다시 그리워진다.
코스모스 향기를 담아 보내면
상처받은 마음이 곱게 치유될 수 있을까요?
이른 아침의 코스모스 향기를 담아 모두에게 가을 사랑의 편지 보낸다
오늘 아침 열어본 이메일에서 문득 가을 코스모스 향기가 나는 것 같다.
올여름은 유난히 덥고 길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이나 악성 민원, 생활고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
비극적인 일들이 연달아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니 마음을 참담하게 했다.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생긴 상처들이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한 사이에
고드름처럼 자라 곪아 터져 발생한 일들이리라.
이 가을에 코스모스와 같은 향기를 전할 수 있을까?
예절과 품격 있는 태도를 지키는 일이 아닐까
상처를 없앨 수야 없겠지만 최소한 그 상처에 대고 소금을 뿌리는 일은 하지 말자,
그 상처가 자라나 곪아 터지지는 않게 해보자고 마음먹는다.
화사한 미소로 만나는 이에게 웃음을 보내고
어떤 경우에도 화내지말고
어떤 경우에도 얼굴에 미소를 잃지 말고
어떤 경우에도 나쁜 말을 하지 말고
어떤 경우에도 진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의 날이 되게하라
고 박완서 작가는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에세이집에서
“우리가 아직은 악보다 선을 믿고,
우리를 싣고 가는 역사의 흐름이 결국 옳은 방향으로 흐를 것을 믿을 수 있는 것도
이 세상 악을 한꺼번에 처치할 것 같은 소리 높은 목청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소리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선,
무의식적인 믿음의 교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공감과 연민이 필요한 시절이다.
삶의 짐을 내려놓고 근처 공원이라도 걸어 보아라
아름다운 코스모스가 웃음 웃으며
향기날리며 가을 바람과 속삭이는 소리를 들어라
분노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은은한 가을꽃 향기를 전해 보자
당신의 마음에 오래 머무르고 安汝止
마음을 참되게 다스리고 愼, 眞
서로 세우고, 섬기고, 믿고, 존중하고, 존경한다 安汝止
같이 기쁘고, 즐겁고, 아름답게 평생을 함께 한다 同樂
자신에 예를 다하는 것이다(禮儀)
자신에 대한 예의를 다하자
세상 삶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