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 聞 不 如 一 見
百 : 일백 백
聞 : 들을 문
不 : 아니 불(부)
如 : 같을 여
一 : 한 일
見 : 볼 견
(백 번 듣는 게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 / 직접 경험해 보아야 확실히 알 수 있음)
판단은 빗나갈 때가 많고, 추론도 오류도 많다.
책을 단 한 권 읽은 사람을 조심하라고 했다.
달랑 책 한 권으로 세상을 논하고, 그게 다 맞다고 우기면 대책이 없다.
조약돌만 한 소견으로 태산을 논하는 건 무지의 오만이다.
한(漢)나라 선제(宣帝) 때의 일이다. 서북 변방의 유목 민족인 강족이 반란을 일으켰다.
한나라 군사는 필사적으로 진압에 나섰으나 대패했다.
선제가 오늘날 검찰총장 격인 어사대부 병길에게 토벌군 장수로 누가 적임 인지
후장군(後將軍) 조충국에게 물어보라 명했다.
당시 조충국은 76세 백전노장이었지만 군사를 능히 거느릴 정도로 힘이 넘쳤다.
무제 때 흉노 토벌에 나선 그는 100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적진으로 돌진해 한나라 군사를 모두 구출했다.
이런 전공으로 싸움터에 나갈 때 깃발을 들고 앞서는 거기(車騎)장군에 임명된 명장이었다.
“내가 적임이오. 이 노신(老臣)을 능가할 자가 어디 있겠소.”
병길이 선제의 뜻을 전하니 그는 선뜻 그 일을 자신이 맡겠다고 나섰다.
조충국이 명장임을 아는 선제가 그를 불러 강족 토벌 대책을 물었다.
“계책이 있으면 말해 보시오. 군사는 얼마나 필요하겠소.”
그가 답했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합니다(百聞不如一見).
무릇 군사란 싸움터를 보지 않고는 헤아리기 어려운 법이니 바라건대 신을 금성군으로 보내 주시면 현지를 살핀 후 계책을 올리겠습니다.”
선제는 기꺼이 허했다. 현지를 둘러본 조충국은 기병보다 둔전병을 두는 게 좋다는 방책을 올렸고,
선제는 이 계책을 수용했다.
둔전병(屯田兵)은 평시엔 농사를 짓다가 전시엔 싸움에 동원되는 병사를 말한다.
한서(漢書) 조충국전에 나오는 얘기다.
듣는 것보다 보는 게 확실하다.
아이디어는 현장에서 나온다.
경험도 때로는 시야를 좁히는 편견이 된다.
중요한 것은 본 것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다.
출처 : 한서(漢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