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 서평
불멸의 거장 보르헤스가 남긴 ‘영원’과 ‘순간’에 대한 이야기
환상 문학의 틀 속에 담아낸 현대 사상의 현란한 만화경
익숙했던 세계의 지평이 무너져 내리는 가장 충격적인 문학 체험
20세기 현대 문학의 거장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대표하는 열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알레프』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81)으로 출간되었다. 중남미 문학의 권위자 송병선 교수가 새롭게 내놓은 이번 번역은 작가 특유의 메마르고 절제된 문체를 생생하게 살리고 의도적으로 사용된 추리, 환상 문학 등의 장르 문법을 존중하여, 현학적이고 고답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한 ‘21세기의 보르헤스’를 지향하였다.
『알레프』는 보르헤스의 소설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극한의 사고 실험과 추리 소설적 기법, ‘변화’와 ‘반복’이라는 세계관이 응집된 단편집으로, 『픽션들』과 더불어 그를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20세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작품집이다.
이 책을 펼친 순간 독자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일순 사라져 버리는 순간을 만난다. 무한이 한 점으로 응집되는 순간, 영원이 찰나로 집중되는 순간, 바로 그 전율의 순간을 책장 가운데에서 마주치는 것이다. 유대교 신비주의 전승, 고대 그리스의 고전, 중세 신학 논쟁, 다중 우주 이론 등 무수한 소재를 넘나들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두운 뒷골목, 아즈텍 왕국 저편의 신비로운 감방, 위치가 밝혀지지 않은 ‘죽지 않는 사람들’의 도시, 이단 시비가 광풍처럼 휘몰아친 중세 이탈리아 등 다양한 무대를 마음껏 누비는 이 현기증 나도록 다채롭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은 본격적인 단편소설의 문법 안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충격적인 전환을 보여 준다.
헤브라이어 첫 번째 알파벳이자, ‘처음’을 뜻하는 ‘알레프’는 이 소설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단편 제목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알레프는 “모든 각도에서 본 지구의 모든 지점들이 뒤섞이지 않고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 현실과 초현실, 과거와 미래, 모든 시대의 장소와 사건을 한데 모은 이 거대하고도 유일무이한 사상의 집적체에서, 우리는 보르헤스가 펼쳐 보이는 문학적 ‘알레프’를 만나게 될 것이다.
무한한 이야기의 거미줄 한가운데에서 마주치는 ‘진실’의 순간
보르헤스의 작품집 가운데에서도 특히 본격적인 단편소설의 문법을 통해서 시간과 현상이라는 삶의 주제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던지는 『알레프』는 아르헨티나의 가우초 문학 전통, 탐정 소설의 기법, 환상 문학의 속성을 가져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친 끝에 대단원의 순간, 그 동안 따라온 이야기 전체에 대한 회의를 맛보는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여자 포로의 운명과 드록툴푸트의 운명 사이에는 천삼백 년이라는 시간과 바다가 가로놓여 있다. 이제 그 두 사람은 똑같이 회복될 수 없는 존재이다. 라베나의 대의명분을 받아들이는 야만인의 모습과 황무지를 택하는 유럽 여자의 모습은 상반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두 사람은 어떤 비밀스러운 충동, 즉 이성보다 더 심오한 어떤 충동에 의해 휩쓸렸으며, 그들조차 설명할 수가 없었을 그 충동을 존중했다. 아마도 내가 들려준 두 이야기들은 단 하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신에게는 이 동전의 양면이 똑같기 때문이다.
- 「전사(戰士)와 여자 포로에 관한 이야기」에서
로마라는 ‘문명’을 만나 자신의 민족을 버린 게르만족의 전사와 영국이라는 ‘문명’을 버리고 야만이 횡행하는 중남미 대륙의 족장 부인으로서 살기를 택한 여자 포로. 이토록 상이한 두 사람의 인생을 비교한 끝에 본질적으로 그 인생이 ‘동전의 양면’임을 말하는 「전사와 여자 포로에 관한 이야기」의 이야기 얼개에서 볼 수 있듯, 작중 인물의 움직임을 통해 독자의 주의를 사로잡다가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사고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강렬한 전환을 삽입한 단편들이 주를 이루는 이 소설집은 소설의 형식으로 전할 수 있는 가장 충격적인 깨달음의 순간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는 실재 위에 허구적이면서도 그럴듯한 각종 인용을 입혀 허구의 본질을 내파한 『픽션들』과는 대별되는 지점으로, 이 책에서는 문헌이나 사상보다는 작중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춰 보다 몰입도가 높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더욱더 큰 충격을 유도하는 기법적 성숙함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기나긴 모색과 수행의 고뇌 끝에 마주친 깨우침의 순간처럼, 마술적이고도 환상적인 이야기의 골목을 한동안 헤맨 끝에 마주치는 충격의 순간. 절대적 진리와 믿음이 산산이 부서지는 그 순간에 우리는 보르헤스가 그려 낸,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영원으로 회귀하는 순간과 순간에서 증식하는 영원에 대한 소묘
영원히 죽지 않는 자들에게 시간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죽지 않는 사람」),
모든 사고가 단 한 닢의 동전에 집중된다면?(「자히르」),
재규어 한 마리의 몸에 새겨진 문양에 우주가 실려 있을 수 있을까?(「신의 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풍경이 집중된 단 한 점이란 어떤 것일까?(「알레프」)
보르헤스의 주요 주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가변성과 순환성’이다. 그에게 있어 시간은 흘러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어느 우주에서는 과거가 반복될 수 있고, 미래가 현재에 침투할 수 있으며, 현재가 과거에 의해 변형될 수도 있다. 또한 보르헤스에게 있어 공간은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며 단 한 점에 만물이 담길 수도 있고, 또 다른 우주가 우리의 우주 바로 옆에서 함께 달릴 수 있으며, 심지어 다른 세계가 이 세계에 파고들 수도 있다. 이 소설집에서는 특히 그러한 ‘시간의 불변성’, ‘공간의 확정성’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깨뜨리는 작품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층계의 아래쪽 오른편에서 나는 거의 견디기 어려운 광채를 지닌 무지갯빛의 작은 구체 하나를 보았다. (……) 나는 사람이 붐비는 바다를 보았고, 여명과 석양을 보았으며, 아메리카 대륙의 군중을 보았고,, 검은색 피라미드의 한가운데에 있는 은색 거미줄을 보았으며 (……) 모든 지점에서 알레프를 보았고, 알레프 안에서 지구와 또다시 지구 안에 있는 알레프와 알레프 안에 있는 지구를 보았으며, 내 얼굴과 내장을 보았고, 너의 얼굴을 보았으며, 현기증을 느꼈고, 눈물을 흘렸다. 내 눈이 그 비밀스럽고 단지 추정적인 대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대상은 사람들이 함부로 이름을 부르지만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것, 그러니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주였다. 나는 무한한 존경과 무한한 연민을 느꼈다.
- 「알레프」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2~3센티미터의 구체에 응집된 ‘알레프’, 보르헤스는 작품 속 자신의 목소리를 빌어 “무한한 전체를 부분이나마 열거하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그는 결국 눈으로 ‘동시에’ 본 모든 것들을 ‘연속적 순서’로 적어 내려간다는 행위를 통해 언어라는 것의 한계를 말하며, 우리가 지각하고 있는 모든 ‘언어적 관념’들이 사실은 아무것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음을 고발한다.
언어로 쓰인 ‘소설’을 통해 언어의 절대성을 파괴한 보르헤스. 친숙했던 세계가 무너진 자리 너머로 우리는 절대적인 것이 남아 있지 않은 세계와 만난다.
시간이 ‘흐르지’ 않고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세상,
공간이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공간을 ‘만들어 내는’ 세상,
일상을 살아가며 느끼지 못했던 이 새로운 세상의 위협에 맞닥뜨리는 순간, 우리는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의 언명대로 “지금까지 익숙하게 생각한 모든 사상의 지평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불멸의 신화를 깨뜨리고 불멸의 작가가 된 보르헤스
오늘날 현대 문학을 언급하면서 보르헤스의 이름을 빼놓을 수는 없다. 전 세계 유명 작가들은 인터뷰를 하거나 작품을 쓰면서 자신의 작품 속에 보르헤스가 존재한다고 서슴지 않고 고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매체를 통해 그의 이름은 포스트모던 문학의 대명사로, 현대 사상을 이끈 사상적 디자이너로 인용되고 이용된다. 보르헤스는 살아 있을 때 불멸과 명성이란 함정이며 속임수이고 거품이라면서 경멸했고 죽은 후에는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를 원한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의지와 달리 이제 그는 ‘죽지 않는 사람’이 되는 고통을 겪고 있다. 그리고 『알레프』는 그가 이러한 불멸의 명성을 누리도록 한 작품이다. 결코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생의 깨달음에 대해 말이 그릴 수 있는 한계까지 포착해 낸 이 소설집은 보르헤스의 작품 중에서는 드물게 단순하며 꾸밈없는 문체로 쓰인 전성기 걸작으로, 그의 세계관이 집약된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나와 같은 경우들, 그러니까 지금은 예외적이고 충격적인 사건들이 머지않아 진부해질 것임을 알고 있다. 나는 내일이면 죽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미래에 다가올 세대들에게 하나의 상징이 될 것이다.
- 「독일 레퀴엠」에서
사후에 ‘아무것도 아닌 모든 사람’이 되기를 원한 보르헤스, 그러나 우리는 그가 남긴 이 불멸의 작품을 통해 실제로 그가 우리 세대에 어떠한 상징으로 남았는지를 본다. 오늘도 여전히 독자들은 불가해한 어떤 것을 만날 때의 떨림을 안고 그의 불타는 수레바퀴와 재규어의 가죽 무늬와 어둑한 이교도의 성전과 신을 찬양하는 장미꽃이 기다리고 있는 책장을 열게 될 것이며, 모든 신성한 상징이 무너져 내린 텅 비고 낯선 미로 한가운데에서 문득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목차
죽지 않는 사람
죽은 사람
신학자들
전사(戰士)와 여자 포로에 관한 이야기
타데오 이시도로 크루스(1829년~1874년)의 전기
엠마 순스
아스테리온의 집
또 다른 죽음
독일 레퀴엠
아베로에스의 탐색
자히르
신의 글
자기 미로에서 죽은 이븐 하캄 알 보크하리
두 명의 왕과 두 개의 미로
기다림
문다의 남자
알레프
후기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작가소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899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1919년 스페인으로 이주, 전위 문예 운동인 '최후주의'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한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돌아와 각종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1931년 비오이 카사레스, 빅토리아 오캄포 등과 함께 문예지 [수르]를 창간, 아르헨티나 문단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왔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현대 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헨리 제임스처럼 거의 정규적인 교육과는 거리가 먼 성장기를 보냈다 대신 그는 역시 헨리 제임스와 마찬가지로 영국계인 외할머니와 가정교사인 팅크 양으로부터 영어를 배우는 등 개인 교수를 통한 교육을 중점적으로 받았다. 그는 이미 일곱살에 영어로 [그리스 신화 요약을 썼고, 여덟 살에는 돈키호테를 읽고 영감을 받아 [치명적인 모자의 챙] 이라는 단편 소설을 썼으며 오스카 와일드의 영어 단편 [행복한왕자] 를 스페인어로 번역했다.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최초의 라틴아메리카 작가인 보르헤스는 라틴아메리카의 '마술적 사실주의'를 꽃피웠으며, '제 2세대' 라틴아메리카 예술가들이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보르헤스는 라틴아메리카를 벗어나 프랑스의 신소설가들을 비롯 존 바스,존 허크스, 도널드 바셀미 등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반사실주의 세대 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경험과 상상의 세계는 문제를 야기하거나 깜짝 놀라게 하는 점에서 사무엘 베게트에 버금간다. 한편 아버지의 죽음과 본인의 큰 부상을 겪은 후 보르헤스는 재활 과정에서 새로운 형식의 단편소설들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그 독창적인.문학세계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그는 이후 많은 소설집과 시집, 평론집을 발표하며 문학의 본질과 형이상학적 주제들에 천착한다. 보르헤스는 1938년 어두운 계단에서 사고로 머리를 다쳐, 이로 인한 패혈증 때문에 큰 고통을 겪었다.단편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라는 단편은 자신의 맑은 정신과 판단력을 잃었다는 두려움을 달래기 위해 쓴 작품이다. 1937년부터 근무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립 도서관에서 1946년 대통령으로 집권한 후안 페론을 비판하여 해고된 그는 페론 정권 붕괴이후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 관장으로 취임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1950년대 중반 보르헤스는 그의 아버지처럼 시력 약화 증세로 거의 실명 상태가 되었다. 보르헤스는 홀어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어머니는 그에게 글도 읽어주고 창작 활동도 도와주었다. 보르헤스는 예순여섯살에 어릴 적 친구였던 여성과 처음으로 결혼하지만 3년 만에 헤어졌다. 그리고 숨지기 몇 주 전에 자신의 제자이자 비서인 여성과 재혼했다. 보르헤스는 앞을 못 보면서도 강의를 하러 세계 곳곳을 여행했다. 또 20세기의 매우 영향력 있는 국제적 명성도 날로 높아만갔다. 1980년에는 세르반테스 상, 1956년에는 아르헨티나 국민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67년 6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어린 시절 친구인 엘사 미얀과 결혼했으나 3년 만에 이혼, 1986년 개인 비서인 마리아 코다마와 결혼한 뒤 그해 6월 14일 제네바에서 사망했다. 보르헤스의 업적은 일관성과 가능성에 의해 어색해진 소설의 편협한 박진감을, 환상이 섞인 보다 광범위한 마음의 작용으로 대체시키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상상력은 납득할 수 없는 것에도 형태를 만들어준다. 이야기꾼의 책략을 흔쾌히 받아들인 보르헤스는 하나의 일관된 이중 초점을 유지해 가면서, 언어와 독서에서 세계를 반영할 때 나타나는 역설과 함께 경험도 반영한다
https://naver.me/xkIjOiQ9
보르헤스의 놀라운 형식 파괴, 환상문학의 진수 소설 ‘알레프’
처음 보르헤스를 읽었을 때, 새롭고도 경이로운 현관 앞에 서 있는 것 같았으나, 그 정문 뒤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보르헤스에 대해 기막힌 평을 남겼다. 그의 평에 따르면 보르헤스는 한 마디로 나보코프의 뒤통수를 제대로 친 것이나 마찬가지다. 놀라운 현관을 열자 그 뒤에 아무 것도 없다. 이를 단순히 깜짝쇼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 깜짝쇼는 보르헤스가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르헤스가 만들어 낸 문학의 힘은 그의 놀라운 상상력과 형식의 파괴에 기인한다. 마르케스와 함께 남미 환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그는 자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독특한 형식의 실험을 <알레프>를 통해서 완성했다.
다양하고 파격적인 실험들, <알레프>가 보여주는 보르헤스의 시선
<알레프>는 보르헤스의 소설 실험 보고서라고 해도 될 만큼 다양한 형태의 단편소설들의 모음집이다. <알레프>에 나오는 단편들 중 상당수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현학적인 내용들로 도배되어 있다. 하지만 이 현학적인 글들을 유심히 읽다보면 한 가지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 현학성들의 대부분이 목적성이 없다는 것이다.
▲ 보르헤스는 독특한 스타일로 만들어낸 자신의 단편들을 <알레프>에 모아놓았다 (출처 = 플리커)
결국 그 현학성을 털어내다 보면 남는 것은 소설을 이끌어 가는 인물과 그 인물의 또 다른 자아라는 이중주체의 모습이다. 분절된 두 인물이지만 그 두 인물이 결국에는 하나의 나로 인식되는모습을 볼 수 있다. <죽지 않는 사람>, <타데오 이시도로 크루스의 전기> 등을 보면 결국 화자와 상대의 인물이 동일 인물이 되거나 또 다른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 내어 독자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놀라움을 보여준다.
이국적인 화자를 등장시키는 <자기 미로에서 죽은 이븐 하캄 알 보크하리>나 <아베로에스의 탐색>은 아이러니한 전환을 통해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환상의 세계를 열어 보여준다. 그리고 이 단편집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책의 제목과 같은 <알레프>다. 알레프는 “모든 각도에서 본 지구의 모든 지점이 뒤섞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마치 이 소설집에 있는 단편의 시선을 한 곳에 모아두는 듯한 독특한 시선을 보여준다.
<알레프>의 난해함 속 숨은 의미, 밤에도 빛나는 보르헤스의 진수
보르헤스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아르헨티나의 작가다. 어릴 적부터 재능을 인정받았고 성년이 된 후 제대로 작품 활동을 하며 작가로써 성장을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정작 아버지의 사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며 작품활동에 전념하지 못하고 시립도서관의 사서로 일해야 했다. 그런 삶 속에서도 어느 정도 작품 활동과 생활의 안정을 찾으려던 무렵 후안 도밍고 페론이 정권을 잡으며 보르헤스의 삶도 조금씩 피폐해지기 시작했다. 보르헤스는 페론의 독재에 반대했고 이에 따라 그는 도서관을 떠나 전혀 다른 일을 하며 고초를 겪게 된다.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만들어낸 작품들이 <픽션들>과 <알레프>다. 특히 <알레프>는 보르헤스 소설의 정수를 느끼게 해준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보르헤스의 대표적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1949년 출간 되었지만 52년에 보르헤스의 후기가 가미된 개정판 형식으로 다시 출시되었다. 단편집에 작가의 후기가, 그것도 단편 하나하나마다 달려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알레프>의 단편들은 보르헤스의 독특한 서사 때문에 난해하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 난해함 자체가 하나의 수사로써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도 있다. 항간에서는 (페론에게 미움을 받던 보르헤스가) 소설 속에 있는 맥락을 숨기기 위해서 그렇게 난해한 소설을 썼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는 말년에 시력이 악화되어 거의 실명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그런 자신의 처지를 ‘신이 책과 밤을 동시에 주셨다.’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 깜깜한 밤 속에서도 <알레프>같은 명작들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https://brunch.co.kr/@pch4486/26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소설 '알레프'
환상문학의 거장
개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알레프는 1945년에 발표된 단편 소설로, 보르헤스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철학적 사유가 결합된 작품입니다
이 단편은 무한한 시공간을 담은 점, '알레프'를 발견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무한성과 인간 인식의 한계를 탐구합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아르헨티나의 시인, 소설가, 에세이스트로, 20세기 문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복잡한 철학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독창적인 상상력과 문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알레프'는 보르헤스의 대표적인 단편 중 하나로, 그의 문학적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지금부터 얕고 넓은 알레프의 세계로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소개
저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899년-1986년)
• 출판 연도:1945년
장르: 소설
주요 주제:철학, 환상, 무한, 시공간, 알레프
1. 줄거리
알레프'의 주인공인 보르헤스는 친구의 집 지하실에서 무한한 시공간을 담은 점, '알레프'를 발견하게 됩니다. 친구는 그의 집이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보르헤스에게 알레프를 보여주기로 합니다. 보르헤스는 처음에는 이를 믿지 않지만, 실제로 알레프를 본 후 그 무한한 시공간과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경험에 충격을 받습니다. 다에리는 알레프를 통해 자신의 시를 완성하려 했지만, 보르헤스는 친구의 시를 비판하며 그가 알레프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I 등장인물의 상징성과 다양한 해석
∙ 보르헤스(주인공): 탐구자이자 관찰자로서, 알레프를 통해 인간 인식의 한계와 무한성에 대한 사유를 상징합니다.
카를로스 아르헨티노 단에리: 알레프를 소유한 인물로, 예술가의 역할과 창조적 한계를 상징합니다. 그는 알레프의 무한한 가능성을 활용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좁은 세계에 갇혀 있습니다
. 알레프: 무한한 시공간과 모든 지식이 담긴 점으로, 인간 인식의 한계와 무한성을 상징합니다. 이는 신성한 지식의 상징이자, 동시에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절대적 진리의 메타포입니다
작가의 일생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나, 문학과 철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 성장했습니다. 유럽에서의 유년기를 통해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접한 그는,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작가로서의 길을 걸었습니다. 보르헤스는 시력 상실과 같은 개인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평생에 걸쳐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I 비하인드 스토리
보르헤스는 '알레프'를 집필할 당시, 무한성과 인간 인식의 한계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의 광범위한 독서와 철학적 탐구의 결과물로, 다양한 문학적, 철학적 텍스트를 참조하여 탄생했습니다. 보르헤스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문학적 요소 분석
서술 기법: 보르헤스는 1인칭 서술 기법을 사용하여 독자가 주인공과 함께 알레프를 경험하도록 합니다. 그의 글은 명료하면서도 심오한 사유를 담고 있으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상징주의: 알레프는 무한성, 시공간, 그리고 인간 인식의 한계를 상징합니다. 보르헤스는 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우주의 신비를 탐구합니다
. 철학적 성찰: 보르헤스는 알레프를 통해 무한성과
인간 인식의 한계를 탐구하며, 독자에게 철학적 사유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주제와 메시지
알레프'는 무한성과 인간 인식의 한계를 탐구합니다. 보르헤스는 알레프를 통해 인간이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여전히 그 이해와 해석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동시에 그 한계를 상징하며, 독자에게 깊은 철학적 성찰을 유도합니다
작품의 영향력
알레프'는 출간 이후 많은 톡자와 평론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보르헤스의 독창적인 서술 기법과 철학적 깊이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현대 문학의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며, 다양한 문학적 실험과 사유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리뷰
이 작품은 보르헤스의 또 다른 환상작품을 모은 '픽션들'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공통점과 차이점이 동시에 잔재하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라면 에세이 형식의 문체가 눈에 띄는 픽션들과는 다르게 알레프에서는 단편 문학적인 문체가
보인다. 또한 알레프에서는 이중 주체라는 주제성이 반을 잡아먹으며, 무엇보다도 다중우주와 환상, 알레프적인 무한성을 잃지 않는 점은 픽션들과 비슷하다.
또 다른 점은 등장인물의 중요성이다. 구조와 환상이
결여되었다면 심리문학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보이는 작품들도 존재한다
이런 공통점과 차이점은 '픽션들'과 '알레프' 둘을 다 읽어 본 사람들만이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보르헤스를 읽으면서 그는 그만의 신념과 사상이 뚜렷하며, 이는 박학다식함에서 오는 것임을 느꼈으며, 그가 흥미를 가지는 몇 개의 주제들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견고해짐을 느꼈다. 그의 주체에 틈은 존재할지라도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싶다.
또한 불멸과 명예를 비판했던 보르헤스는 그의 작품으로 두 개의 지팡이이자 날개를 얻었다
나는 다른 이들이 픽션들과 알레프라는 두 개의 날개로 환상의 세계를 향해 날아 보았으면 한다.
마무리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알레프'는 무한성과 인간
인식의 한계를 탐구한 걸작 단편 소설입니다. 보르헤
스의 독창적인 문체와 철학적 성찰이 결합된 이 작품
은, 독자에게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주며, 오늘
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에게 깊
은 사고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https://naver.me/FIfHcuvY
"죽지 않는 사람"
17 나는 내가 거의 양심에 가책과 같은 이해할 수
없는 비난의 말투로, 그리고 지각적 두려움 보다
는 지적인 공포의 사로잡혀 그렇게 말 했다는 것
을 잘 알고 있다. 엄청나게 오래 되었다는 느낌 이
외에도 또 다른 느낌들이 더 붙었다. 그것은 바로
무한하다는 느낌, 잔학하다는 느낌, 그리고 강박적
일 정도로 무분별하다는 느낌이었다. 미로는 사람
들을 혼란에 빠뜨리게 위해 지어진 구조물이다
즉 과도할 정도로 대칭을 이루는 그 건축물은 그
런 목적에 종속 되어 있다
21 나는 아르고스와 내가 서로 다른 우주에서 각자
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우리가 지각
하고 인식 하는 것은 동일 하지만 이르고스는 그것
을 다른 방식으로 조합 하고 거기에서 다른 대상
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에게 아예 대상
이라는 게 없고 다만 아주 짧은 인상으로 이루어
진 어찔어찔하고 지속적인 놀이만 존재할지도 모
른다고 생각했다. 나는 기억이 없는 세상, 시간이 없는 세상을 생각했다. 나는 명사가 없는 언어, 무
인칭 동사들이나 어형 변화가 없는 성질형용사로
이루어진 언어의 가능성을 고려해 보았다
24 죽지 않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다지 특별한
게 아니다. 인간을 제외하고 모든 피조물은 죽지
않는 존재 들이다. 그것은 그들이 죽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그 수레바퀴에서 각각의 삶
은 전쟁의 결과이고 내생을 야기 하지만 그 어떤
하나의 삶도 전체를 결정짓지 못 한다
"신학자들"
50 이 일은 전에도 일어났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
이다. 너희들은 장작 더미가 아니라 불의 미로를
지피고 있는 것이다.
"타데오 이시도로 크루스"
71 아무리 길고 복잡한 운명이라 할지라도 모든 삶
은 실질적으로 단 하나의 순간으로 이루어진다. 그
것은 인간이 자기가 누구인지 영원히 알게 되는 순
간이다.
"또 다른 죽음"
101 사실 연관성은 너무 방대하고 비밀스러워서 현
재를 무효화하지 않고는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단 하나의 머나먼 사건조차 폐기 할 수 없다. 과거
를 변경 한다는 것은 단 하나의 사건을 바꾸는 것
이 아니다. 그건 그 결과들을 무효로 만드는 것인
데 그 결과들은 무한하게 확장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것은 두 개의 세계사
를 만드는 행위다.~ 이 두 번째 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역사다. 하지만 첫 번째 역사는 즉각적 으로 패기 되지 않았고 그래서 내가 언급했던 모순
들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나는 인간들이 도달할 수 없는 하나의 과정, 즉 합
리적 사고의 틀에서 어긋난 생각을 예측했고 기록
했다. ~ 우선 나는 내가 항상 진실만을 기록 했는
지 확신 하지 못한다. 나는 내 이야기 속에 거짓 기
억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 한다
"아베로에스의 탐색"
130 나는 이슬람 영역에 같혀 결코 비극과 희극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아베로에스를 떠올렸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버튼이 언급 했던 그 신, 그러니까 황소를 만들겠다고 했다가 들소를 만들었던 그 신이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을 느꼈다. 나는 이 작품이 나를 비웃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연극이 무엇인지 감지 하지도 못한 채 희곡이 무엇인지 상상 하려고 했던 아베로에스
가 르낭과 레인, 그리고 아신 팔라시오스의 짧은 글 몇 개 이외에 다른 자료들 없이 아베로에스를 상상해 보고자 했던 나 만큼이나 우스꽝스럽다고 느꼈다.
"자히르"
140 나는 앞에서 이런 하찮은 작품이 동전을 잊어 버리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그것을 잊어버릴 수 있었다고 너무 확신 한 나머지 오히려 자발적으로 그것을 기억 했던 밤이 여러번 있었다. ~기억하기 시작하는 것이 기억 종지부를 찍는 것보다 휠씬 쉬웠던 것이다
146 나는 더 이상 우주를 보지 않을 것이고 오로지 자히르만 볼 것이다. 관념론의 가르침에 의하면 '살다'와, '꿈꾸다'라는 동사는 모든 점에서 동의어이다. 나에게 있어 수천 가지 모습들은 단 하나의 모습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는 꿈을 꿀테지만 난 자히르를 꿈꿀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밤낮으로 자히르를 생각한다면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이겠는가. 지구 아니면 자히르?
알레프
201 그는 그것을 "수사와 비유와 우아한 언어들로
이루어진 그 거대한 정원은 엄격한 진실과 일치 하
지 않는 단 한가지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8 나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바로 그때 나는 알
레프를 보았다
211 사랑의 톱니바퀴와 죽음으로 인한 변화 과정
을 보았으며 모든 지점에서 알레프를 보았고, 알레
프 안에서 지구와 또 다시 지구 안에 있는 알레프
와 알레프 안에 있는 지구를 보았으며 내 얼굴과
내장을 보았고, 네 얼굴을 보았으며 현기증을 느꼈
고, 눈물을 흘렸다. ~그 대상은 사람들이 함부로
이름을 부르지만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것 그러니
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주였다.나는 무한한 존
경과 무한한 연민을 느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알레프] 상징을 통한 무한성의 탐구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알레프!**는 서사의 틀을 넘어서는 *메타픽션**적 기법과 **철학적 상징**을 통해 독자에게 인식의 한계와 무한성의 개념을 제시한다. 보르헤스의 문학은 독창적 서사와 더불어 "*언어의 자기반영성**을 탐구하는 텍스트로, 이 단편집에 실린 각 이야기는 다층적인 의미를 내포하며 인간 존재와 인식의 본질을 묻는다
보르헤스의 주요 단편을 중심으로 보르헤스가 사용하는 문학적 상징들을 비평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1. 알레프(Aleph): 우주적 총체성의 상징
단편 *알레프**에서 중심이 되는 '알레프'는 모든 공간과 시간을 동시에 지각할 수 있는 점으로,**우주적 총체성**과 **무한성**을 상징한다. 이 상징은 고대 신화적 기원에서 비롯된 것이며, 보르헤스는 이를 통해 인간 인식의 유한성을 역설한다
**"나는 모든 공간을 동시에 보았다"**는 주인공의 묘사는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며, 시간과 공간을 **비선형적**으로 접근하는 보르헤스의 독특한 철학적 시선을 드러낸다.
이 작품에서 알레프는 **에피파니**적 순간을 상징하며, 궁극적 진리나 전체적 세계에 대한 통찰을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비유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총체적 지식에 접근하는 순간조차 인간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식의 허무*를 전달한다. 알레프는 보르헤스 문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미메시스의 파괴*를 상징적으로 구현한다.
2. 거울과 미로: 자아와 현실의 분열
보르헤스는 자주 **거울과 미로**의 상징을 통해 **정체성의 불확실성**과 *자아의 분열**을 탐구한다. 예를 들어, **거울의 제국.]"*에서 거울은 이중성을 나타내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이는 **자기반영적 서사 구조**를 통해 독자 스스로도 자신이 경험하는 세계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게 만든다. ""거울은 사람을 무한히 복제하며, 미로는 길을 찾을 수 없는 혼란을 상징한다"*는 문장은 인간이 끊임없이 자아를 재생산하고, 그것을 탐구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미로는 "*내러티브의 복잡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보르헤스의 작품에서 등장인물은 진리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지만, 그 여정은 끝없는 회귀로 돌아간다. 이는 근대 서사의 **전통적 기승전결 구조*를 해체하며, 독자에게 혼돈과 불확실성을 전달하는 동시에, **인간 실존의 모호함**을 상징한다.
3. 바벨의 도서관: 무한한 텍스트와지식의 혼돈
*"[바벨의 도서관]**은 보르헤스가 탐구하는 "텍
스트의 무한성했*과 **해석 불가능성**의 상징적 표
현이다. 이 도서관은 무한한 책들로 가득 차 있지
만, 그 속에서 진리를 찾으려는 인간의 노력은 항
상 실패로 돌아간다. *"이 책들 중 하나에는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으나, 아무도 그것을 찾을 수 없
었다"**는 구절은, 인간의 해석 활동이 필연적으
로 **불확정성**과 **해석의 무용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 도서관은 **무한한 가능성과 그 가능성 속에서 길을 잃는 인간의 운명**을 상징하며, 무한한 지식
자체가 혼돈과 무질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
다. **데리다적 탈구축**의 개념을 적용해 볼 때
r바벨의 도서관]은 텍스트의 무한한 의미 잠재력
과 그것이 야기하는 해체적 해석 가능성을 상징적
으로 제시한다. 보르헤스는 이 작품을 통해 **텍스
트 중심주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며, 진
리는 하나의 명확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음을 암시
한다.
4. 시간과 운명: 순환과 결정론
보르헤스는 시간에 대해 **순환적 개념**을 자주
도입하며, 이는 그의 작품에서 인간의 운명이 **미
리 결정된 것**이라는 "*운명론적 사고**와 연결된
다. *차죽음과 나침반J**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내
린 추리가 그를 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비극적 아이러니**의 상징성을 핀다. 이
는 **시간의 원형적 반복**과 **자아의 무력함**
을 시사하며, 인간이 아무리 합리적 추론을 통해 운명을 벗어나려 해도 결국 그 궤도 안에 걷힐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보르헤스의 이러한 시간 개념은 "*니체의 영원 회
귀**와 유사하며,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자신의 행
동이 반복될 것이라는 **운명적 결말**에 직면한
다. 이를 통해 보르헤스는 **인간 자유 의지의 한계
**를 암시하고, 시간과 운명 속에서 인간이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5. 꿈과 현실: 환상과 진리의 경계 해체
보르헤스의 작품에서 **꿈과 현실**은 긴밀하게
얽혀 있으며, 그 경계가 무너질 때 발생하는 **인지
의 불확실성**은 **후기 구조주의적 사고**를 반영
한다. "*"모든 인간은 꿈속에서 자신의 창조자가
된다"**는 문장은 보르헤스가 꿈을 현실의 구성 요
소로 사용하여, "*인간 경험의 비고정성**을 드러
낸다
꿈은 보르헤스가 현실에 대한 절대적 개념을 부정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며, 이는 **자아의 경계**뿐
만 아니라 **진리의 경계**마저 허물어뜨린다. 보
르헤스는 **시뮬라크르**의 개념을 통해, 현실이
단지 하나의 복제된 꿈일 수 있음을 암시하며, 독
자는 무엇이 진정한 현실인지를 끊임없이 의심하
게 된다.
** 보르헤스의 **알레프J]"*는 인간이 처한 존재
적, 인식적 한계를 끊임없이 묻는다. 무한한 지식
과 시간, 자아의 복잡한 상징 체계를 통해 보르헤
스는 독자에게 단순한 서사 이상의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은 무한하고, 우리는 그 무한 속
에서 미로처럼 방황한다"**, 이는 보르헤스가 제시
하는 궁극적 세계관의 요약이며, 그의 상징 체계
는 이 무한한 혼돈 속에서 진리와 자아를 끝없이
탐구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