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편 ] 유작가와 신선수 -3- (수정)

[달다란]

보기만 해도 시원한 맥주가 테이블에 놓이고.

"캬아~"

음. 맛있다. 역시 여름 밤에는 시원한 맥주 만한게 없다니까.

"쿡. 술 못한다며. "

"놀리지마. 근데 신선수 원래 이런 캐릭터야? 아무나 붙잡고 맥주 마시자고 하고? 내가 생각했던 거랑 다르네. " 

"당신이 생각한게 뭔데? "

"아니. 뭐 그냥. 솔직히 말하면. 그게..그..."

"빨리 말. 해. 라. "

"아니. 난 그쪽이 싸가지 없고 성질이 더러워서 나를 아는 척도 안 할 거 같았거든. "

빠직. 신선수 이마에 힘줄이 도드라지게 돋았다.

"당신이 보기엔 내가 그렇다 이거지 ? "

"아니. 난 그쪽에 대해 잘 모르니까 "

그러길래 왜 같이 맥주는 마시자고 해가지구 그런 소릴 들어.

"휴- 당신이란 여자도 참 둔하다. "

"응? 둔하다고? 내가 ? 설마. "

어리둥절한 나를 두고 맥주를 벌컥 벌컥 들이키는 신선수. 그러더니

" 오늘 경기 잘 봤냐? 경기 룰은 알고 본 거야? "

"체육시간에 배우잖아. 배구경기 실제로 본 건 처음인데 재밌드라구. 그래도 아직은 야구가 더 재밌어. 나 완전 자이언츠 팬이거든. 강진호 선수는 잘 지내지? "

빠직. 신선수의 이마에 또 돋아 난 힘줄.

"아하하. 신선수 아주 멋있드라. 선수들 중에 제일 잘 하는 거 같던데? 팬들도 제일 많구. 그지? "

"뭐 좀 그렇기는 해. "

남자란 동물은 참 단순하다. 칭찬 한 마디에 금새 기분이 풀려서는 .근데 이 놈이 정말 이런 캐릭터였던가.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네.

그렇게 두시간여 함께 맥주를 마시고는 대리를 불러 휑 하니 가버린 신선수. 집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잘려고 침대에 누워 잠들려는 찰나. 

딩동.

[ 잘자라. -신선수-]

아까 헤어지기 전 내 핸드폰으로 자기 번호를 걸더니 저장하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기에 '신선수'라고 저장했었지.

답장을 보내야 하나 고민 하는 사이.

딩동.

[잘. 자. 라. 구 -신선수-]

무서운 놈. 답장하라 이거구만.

[당신도] 

라고 세글자를 찍어서는 보내고는 잠 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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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차 안에서 답장을 받은 신선수.

피식. [당신도]라는 세글자에 계속 웃음이 난다. 당신...참  좋네. 당신이라는 말.

춤도 추지 않을 거면서 나이트에 와서는 안주만 먹어대던 여자.

야구가 좋다며 진호에게 팬이라 말해서는 내가 괜히 심술나게 만들던 여자.

이 여자에게 야구만큼 배구도 멋진 스포츠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아니. 경기장의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게 사실이다.

여자의 친구에게 소개팅을 해 준다는 핑계로 지정석권을 2장 전해줬다.

선수 소개를 하는데도 뭘 먹는건지 먹느라 정신없는 여자.

나만 바라보는 팬들과 달리 경기 전체를 즐기는 듯한 표정.

경기 중간 중간 여자 쪽을 쳐다봤지만 한 번도 나를 보고 있지 않던 사람.

나 보라고 불러놨더니 또 다른 선수에게 반하는 건 아닌지 싶어 여느 때보다 강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는 내 모습이 내가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스시집에서도 나는 안중에 없는 여자.

말 놓지 않겠다더니 손해 보는 기분이라며 갑자기 말을 놓아버리는 여자.

조금은 가까워 진건가....? 싶어 슬며시 웃음이 난다.

반강제적으로 집 앞까지 데려다 줬더니 차 한 잔 하고 가라는 말도 안하는 매정한 사람.

안 마신다던 맥주 집에 끌고 갔더니 벌컥 벌컥 맛있게도 마시는 여자.

문자 보냈더니 두 번 만에 겨우 온 답장에 달랑 세 글자 찍어 보낸 이 여자.

이 여자가 계속 생각난다...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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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 6시 압구정으로 올 것. 중대 발표가 있을 예정임.  -김정미양- ]

하여튼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김정미양. 중대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는 건 또 뭐야. 그리고 지금이 5시건만 6시까지 오라는건 무슨 경우냐구요.

여차저차 6시에 압구정에서 만난 김정미양은 혼자가 아니었다. 그 뉴페이스를 옆에 떡 하니 끼고 나타난 것이다.

"은호야~ 왔어? 내가 중대 발표가 있다 그랬잖어. 나 순철씨랑 사겨. 오늘이 3일째야. 호호. 축하해줘. "

순철? 풋. 훤칠한 외모에 안 어울리게 순박한 이름을 가진 뉴페이스는 정말 정미양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정미양의 실체를 알고도 저런 사랑스런

눈빛을 보낼 수 있을가 의문이 든다. 그렇게 우리 셋은 저녁 끼니를 해결하러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몇 분이세요? "

"아, 4명이에요. "

"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4명? 왜 4명이라는 거지? 나. 정미양. 뉴페이스. 아무리 세어봐도 3명인데.

"누구 더 오기로 했어? 왜 4명이야? "

김정미양은 순철군과 사랑의 대화를 나누느라 내 질문은 가볍게 무시해 주신다.

그때 순철군이 벌떡 일어나더니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든다.

"여기"

"아니. 저 사람은 또 여기 왜 온거야. "

나의 질문에 정미양은 헤맑게 웃으며 말한다.

"아~ 우리가 도훈씨 덕에 연결됐잖아. 그래서 도훈씨가 한 턱 내라고 하길래. "

"야! 그럼 나는 왜 부르냐. 나는 가련다. 암튼 축하하네. 친구."

어색한 분위기에 밥 먹기가 싫어 일어나려는데

"유작가. 그냥 있어. 커플 사이에 나 혼자 있는 건 좀 그렇잖아. 그리고 이미 단 둘이 술자리도 가진 사이에 뭘 그래~ "

"뭐야. 유은호. 너 벌써 도훈씨랑 그런거야? "

"아냐!! 그런거 !!"

서로 먹여주기 바쁜 정미양과 순철군.

각자 먹기 바쁜 유작가와 신선수.

저녁 식사가 끝나고, 커플의 오붓한 시간을 위해 이제 헤어지기로 하고 택시를 잡으러 길가로 나서는데

덥석-

"신선수. 난 택시타면 되니까 내 손 좀 놔줬으면 하는데. "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제 차로 끌고 가서는 어김없이 조수석에 밀어넣는 매너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이 남자.

대꾸할 기력도 없고 귀찮기도 해서 암말않고 가만 있으니 이 남자가 하는 말이 날 당황스럽게 한다.

"아무 말이나 좀 해봐. 목소리 좀 듣게. "

내 목소리는 들어 뭐하게? 설마...나한테 관심있는 건가. 그래서 데려다 주려고 그러는 건가...내가 상상의 나래를 한창 벌이려고 하는데

"오버해서 생각하지 말고, 심심해서 그러니까 아무 말이나 해봐. 유작가. "

이런다. 그럼 그렇지. 잠시 내가 너무 작가적인 기질이 발휘됐었나 보다. 괜히 빈정이 상해 대꾸하기가 싫어져 라디오를 켜버렸다.

"....남양주시의 정소연씨가 주신 사연이었는데요. 신청곡 띄워 드릴게요...."

여자 진행자의 낭랑한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탁-

신선수가 신경질적으로 라디오를 꺼버렸다.

"유작가. 당신이 말하라고. "

아니. 그렇게 무서운 말투로 다짜고짜 말을 하라고 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하는거냐구.

"무슨 말을 하라는 거야. 내가 무슨 만담가도 아니고. 아니! 그리고 내가 당신이 말하라면 말하고 그래야 되나?"

"쿡. 그 말 좋다...당신. "

"응? 그게 뭐. 당신이 뭐. "

"나도 당신한테 당신이라고 해도 되는 건가. 당신? "

"뭐야. 갑자기 느끼하게. 내가 말한 당신은 그런 느끼한 당신이 아니라 담백한 의미였어. "

"나도 담백해. 쿡. "

"아.네~ 어련하시겠어요. "

어느 덧 집 앞에 도착한 차.

"맥주라도 한 잔 하고 싶지만 내일 훈련이 있어서. "

"거 참 다행이네. "

빠직- 어김없이 돋아나는 신선수의 이마에 위치한 힘 줄.

"하핫. 아니. 잘가라구요. 고마웠어. "

"음. 잘 가. 당신도. "

왜 계속 당신 당신 거리는 지. 짝궁 놀리는 초등학생 남자 아이 마냥 다 큰 남자가 왜 저러나 몰라.

쿡- 조금 귀여운 거 같기도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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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은 기존 내용에 조금 더 붙여서 올렸습니다.

수정된 부분 때문에 헷갈리거나 하시면 죄송하구요.

그래도 재미나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러브토시오]

신선수가 유작가한테 많은 관심이 있는거 같은데요???ㅋㅌㅋㅌ 다음편은 유작가가 신선수한테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면서...ㅋ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그래도나는움직인다]

오늘은 오시나요??

[lovesick]

쵸큼..헷갈리군요ㅋㅋ 그래도 더 재밌어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