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ㅇㅇ이는 지적장애를 동반한 발달장애 입니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고 한다.
잠든 딸애를 보며, 이 젊은 부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우는 것 밖에 없었다고 한다.
눈물샘은 마르지도 않는지,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도 눈물은 계속 흘러 내렸다.
부부는 서로 쳐다보다 급기야는 부둥켜 안고 또 실큰 울었다. 울면서 둘이는 다짐했다 한다.
이제 눈물은 오늘로 끝이다.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한게 6년전,
딸애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건강하게 커 주었다.
부부는 같은 삶을 살아가는 선진들의 앞서 산 삶을 유심히 살폈다.
앞서 산 그들의 인생이 다 보일것 같아서였다. 보일듯 보이지 않았다. 살아봐야 보이는 것이
인생이었다. 지금 이 부부에게 앞날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사랑스런 딸애만 있을 뿐이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자꾸만 눈물이 나온다. 주책바가지 확인이라도 하는듯 또 눈물이 난다.
5월은 계절의 여왕!
신록의 연두색은 초록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내린 비에 노란 창포꽃은 저수지 가장자리를 수 놓고
있었다. 울산은 장미의 도시다 호수공원과 저수지 마다 장미터널을 만들어 풍성하게 부풀은 새빨간
장미꽃은 지쳐버린 마음도 치유하게 한다. 저수지를 우회해 나무테그 산행 초입길을 오르고 이젠,
내린비에 미끄럽지만 푹신푹신한 감촉을 느껴가며 항토길을 걷는다. 갈림길 우측으로 접어들자
쉼터가 나온다. 막걸리 익어가는 소리에 자리를 펼친다. 배낭에서 막걸리는 계속 나오고 빈병은 자꾸
늘어난다. ㅇㅇ표 부추전에 마른 오징어가 튀어나오고 오징어 비닐포장지에 원양오징어에 국내 가공
이라고 표기 되어있다. 국내산이 맞는냐 아니냐에 설전이 벌어지고, 이때 막걸리 반잔만 먹어도 얼굴이
빨개지는 (김)영식이는 막걸리 싱거워서 못 먹겠다며 소주를 꺼내든다.
그의 호기로운 일갈에 웃음이 터져 나오고, 깨끗한 황토길을 또 걷는다. 자동차 전용도로 위 구름다리를 지나고,
싱그러운 젊음을 뽐내는아가씨 네명이 휴식하고 있어 너스레를 떨어본다. 선남은 없고 네 분의 선녀분 들의 모습이 주변 산세들과 잘 어울려 너무 보기 좋다고 하며, 우리가 십년만 젊어서도 돼지껍데기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할텐데
하자, 지금도 괜찮다고 하며 재치있게 받아줘 커다란 웃음소리는 울산대공원 자락에 널리 퍼져 울린다.
벤취가 놓여있는 쉼터에서 두 그룹으로 나누어져 풍성하게 오찬을 펼치고 담금주에 젖어가며 식사를 끝내고,
또 걷고 걸어 야음동 산후조리집을 거쳐 시장상가 2층 횟집에 집결, 깔끔한 회맛에 깨끗한 식당 친절한
써비스에 폭탄주 만들 시간도 주지않고, 그냥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채워 퍼 부었다. 버스로 동해선 개운포 역
으로 이동, 열차는 흐느적거리는 우리를 기다려 주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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