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어제보다 연수가 더 기대되고 기다려졌다. 어제 힘의 중심 워크샵 내용을 다른 선생님들은 어떤 내용으로 채웠을지 궁금했다. 나는 긴가 민가 하며 머리형 모둠에 가게 되었는데 같이 이야기한 선생님들에게서 공감가는 내용도 있었고 다른 내용도 있었다. 내가 어떤 유형인지를 떠나서 선생님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재미있고 아주 유쾌했다.
2. 각 유형별 발표를 할 때 유형별 특성이 드러나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우리 모둠 발표를 내가 했는데, 같은 모둠인 김경숙 선생님이 서기가 정리를 잘 했다고 격려하고 칭찬해줘서 쑥쓰러웠지만 기분이 좋았다.ㅎㅎ
3. 연수 중에 명상을 할 때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평온해지는 느낌이었다. 명상 전에 흥분되고 혼란스러운 감정이 생기다가도 호흡과 생각만으로도 몸의 느낌이 변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3. 최원혁 선생님이 내 모교인 울산여고에 근무하셔서 친근했는데 내일부터 안 오신다고 해서 섭섭했다. 그리고 멀리서 이렇게 연수를 찾아오는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지고 부러웠다.
4. 마침 오늘 고등학교때 친구가 울산에서 올라왔는데 연수 중이라 만나지 못했다. 멀리서 찾아오는 친구를 반겨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했고 결혼한다고 몇 년 만에 연락한 친구가 야속하기도 했다.
5. 뒤풀이를 하면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했는데 부럽고 배울 점이 많았다. 예전에 비해 점점 나아진 지금의 모습이 너무 좋다고 선생님이 얘기하셨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 나도 예전에 비해 많은 것을 극복하고 있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가 대견했다.
5. 에니어그램 연수를 들으며 아직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고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런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꼭 내가 어떤 유형인지를 찾는 것보다 예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이렇게 나아지고 있구나하는 것을 발견하고, 또 내 안을 들여다보고 생각하는 이 시간만으로도 의미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6. 뒤풀이 자리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항상 유쾌하다. 한종태 선생님이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무엇이 진짜인가를 고민해보기, 인간이 정해 놓은 인식의 틀을 깨 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받아 적고 싶은 기분이었다. 김경숙 샘과 한종태 샘이 초등학교 동창인데 참 멋있고 보기 좋았다. 두분 다 진보적이고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 뒤풀이 만남에서 큰 배움을 얻은 것 같아 충만하고 감사했다.
7. 집에 돌아오는 길에 속이 좋지 않았다. 막걸리 겨우 한 잔 마셨는데 왜 이렇게 속이 안 좋을까 생각했는데 그제야 내가 출혈성 위염이라 열흘째 약을 먹고 있다는 생각이 났다. 내 상태도 모르고 술을 마신 내가 한심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뒤풀이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 것도 잊을 정도 였다는 생각이 들어 훈훈해졌다.
8. 저녁에 기타 학원에 들러 통기타 연습을 했다. 오늘이 4일 째인데 진도가 꽤 나간 편이라 우쭐해졌다. 혼자 연습할 때는 잘 됐는데 기타 선생님이 와서 같이 할 때는 긴장하는지 잘 되지 않았다. 무안하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 그래도 하루하루 늘어가는 기타 실력에 뿌듯하다.
9. 경비실에 들러 택배를 찾았다. 얼마 전에 지름신을 만나 인터넷 쇼핑으로 지른 것들이다. 그런데 오늘 근무하는 아저씨는 불친절한 아저씨다. 항상 내게 반말 비슷하게 말을 자르고 택배 물건도 던지듯이 준다. 불쾌해져서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않고 올라왔다. 관리실에 전화해서 항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집에 들어올 때 오빠가 자는 것 같아 택배 상자를 조용히 들고 들어왔다. 오빠는 아침일찍 출근하고 집에서도 일거리를 놓지 않는다. 늘 피곤해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난 방학에 실컷 쇼핑하고 늘어지게 쉬고 즐기고 배우고 싶은 것도 배우는데, 나만 너무 즐기고 사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11. 인터넷 쇼핑으로 산 옷을 뜯어 봤는데 4개 중에 하나가 마음에 안 든다. 환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역시 충동구매를 한 점이 후회되고 반성이 된다. ㅠㅠ
12. 고등학교 친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오랜만에 목소리를 들으니 눈물나게 반갑다. 옛날에 얘기하듯이 까르르 웃으며 이야기를 했더니 속이 후련하고 참 편하다. 다음주에 만나기로 했는데 기다려진다.
첫댓글 대견스러울만도 합니다. 오늘 막걸리 한잔 때문에 고생하셨지만 더 즐거움과 행복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받아들이시는 마음이 너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