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에 만난 그리스 13(크노소스 궁전)
2008.07.03~14
버스를 타니 금방 크노소스 궁전앞이다. 여행중 이런일이 자주 있으면 좋은일이다. 힘빼지 않고 편하게 목적지까지 도착할수 있으니 말이다. 어느곳이나 유적지 앞에는 이런 관광상품점이 많이 있긴하지만 왠만하면 특별함을 느낄수는 없다. 그래도 꼭 한번씩 눈도장을 찍는 이유는 뭘까?
티켓 판매소 앞에서 두 어르신들께서 포즈를 취해주신다. 여행 공금은 내가 가지고 있었는데 왜 두 어른신들께서 폼내고 계셨을까?
크노소스 궁전
또한번 배경지식이 짧음이 안타까웠다. 코 형은 의외로 안알아도될 이야기들을 많이 알고 있다.ㅋㅋ 이번에 자료조사만 제대로 해갔어도 이집트 여행에서처럼 큰소리 한 번 뻥 치는건데...
그리스 신화에는 크레타 섬의 미노스 왕이 한번 들어가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미궁을 건설해, 미노타우로스라는 괴수를 가둬두었다는 이야기가 있다(세.간.다.에서 발췌)는데 난 이곳을 둘러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궁전 유적지의 터를 보면 계획된것이라고 보기엔 그렇고 그냥 방같은것을 하나씩하나씩 증축하다보니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란 나홀로만의 생각도 해봤는데 그 이유가 나스스로도 웃겼다. 뭐냐고? 다른곳에 가면 지금 시대의 기술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건축물들이 존재하는데 그래도 궁전이란 곳인데 미로같이 건설했다는것이 왠지 변명같아 보였다는...
미노타우로스라는 괴수 이야기가 나왔으니 덤으로「나의 그리스 여행」에 나온 글 역시 옮겨본다.
크노소스 궁전이 어떤 곳인가. 그리스 신화는 이 궁전을 크레타 섬의 전설적인 지배자인 미노스 왕과 연관시킨다. 미노타우로스는 왕비와 황소 사이에서 태어난 반은 사람이고 반은 황소인 괴물이다. 미노스 왕은 파시파에 왕비가 괴물을 낳자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올 수 없는 복잡한 궁전을 만들어 그 궁전 지하실에 괴물을 가두었는데, 괴물이 포효하는 소리가 땅을 뒤흔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그 포효 소리는 크레타 섬을 주기적으로 강타한 지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면 이런 곳이 나온다.
참많은 사진들을 찍으면서도 여행책자에 나온 크노소스 궁전 유적에 관한 도면(이 맞나?)을 보면서 내 발이 닫은 곳이 내 눈이 머무르는 곳이 이곳인가? 저곳인가?에 목매다보면 가끔은 전반적인 느낌을 잃어버리는수가 많은데 이 곳이 그렇다고 해야하나...
이쯤에서 또다른 여행책자였던 「이지 지중해」에 나온 크노소스 발굴사에 관한 글을 간략히 옮겨서 남겨본다.
크노소스 발굴의 역사는 6년 미노스 칼로카이리노스Minos Kalokairinos라는 상인이 크노소스 왕궁의 창고 두 개를 발견함으로써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지역을 소유하고 있던 터키인이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해서 더 이상의 발굴은 진행되지 못했다고 한다. 크노소스 궁전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 작업은 영국 옥스포드의 아시몰린Ashmolean 박물관 관장이었던 아서 에반스Arthur Evans경에 의해 이루어졌다. 990년부터 시작된 발굴 작업은 급속도로 진행되어서 903년에는 궁전에 대한 발굴 작업은 거의 끝나고 궁 주변 지역에 대한 발굴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에반스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발굴작업이 중단된 93년까지 발굴 작업을 계속했으며 발굴 초기부터 유물 보존과 복원 작업이 이루어 졌는데, 많은 부분의 복원이 시멘트로 이루어 졌다고 한다. 통나무나 목재를 표현하기 위해서 시멘트 위에 노란색의 페인트가 칠해지기도 했으며(지금은 나무색으로 칠해져 있다) 고고학 박물관으로 옮겨진 원본 프레스코화를 대체하기 위해 모조 프레스코를 그려 넣기도 했다.
여행책자에 꼭 보야야 할 곳으로 여왕의 방과 욕실이라고 했는데 방 벽에는 선명한 색채의 돌고래가 그려져 있다고 했는데 돌고래가 있더라...
아서 에반스Arthur Evans경의 흉상이란다. 난, 그냥 넥타이맨 아저씨라고 했는데...
크노소스 궁전...
은근히 여행 후 많이 생각나는 곳이다. 왠지 좀더 자세히 진지하게 둘러보았으면 하는 여행지로 나에게 남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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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뜀도령의 별장 원문보기 글쓴이: 뜀도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