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옛날 농촌에서는 경칩날 보양식으로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개구리 알을 건져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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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와 관련된 신약 연구들이 한창이다. ⓒwikipedia | 오래 전부터 민간의학에서는 개구리를 폐결핵의 특효약으로 사용해 왔다. 또한 동면하는 개구리는 양기가 약한 남성의 강정제로, 젤라틴 주머니로 싸여 있는 알은 정력제로 알려져 있다. 한때 뉴스에 개구리들의 수난에 대해 보도가 된 적이 있는데, 바로 이 때문이었다. 개구리에는 비위를 강화 시키고 소화를 돕는 작용도 있다. 따라서 기운이 없고 위의 기능이 약한 사람과 발육이 부직하고 선천적으로 오장육부가 약한 어린 아이에게 먹이면 좋다고 전해지고 있다.
1990년대부터는 민간요법에서만 알려진 개구리에 대해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여러 가지 연구들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이스라엘 등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개구리 연구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연구 결과도 다양하다.
황소개구리와 토종개구리에는 항생제 물질이 포함
우선 개구리에는 천연 항생제 물질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인류는 항생제를 사용해도 내성이 생겨 억제하지 못하는 슈퍼박테리아 때문에 골치이다. 하지만 이것도 멀지 않은 시일 내에 해결될 전망이다.
세인트앤드류스대 연구팀에서는 황소개구리에서 ‘라날렉신’이라는 물질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물질은 세균을 죽이는 일종의 항균 펩타이드로 세균 겉면에 구멍을 뚫어 세균을 죽인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라날렉신과 다른 항생제가 함께 사용되면 슈퍼박테리아가 억제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외과의사인 자슬로프 박사도 살아있는 아프리카 개구리 알을 채취하던 과정 중에 ‘항생 펩타이드’를 발견했다. 그가 발견한 펩타이드는 50개 이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그 수가 너무 많아 상용화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연구진이 아미노산의 수를 11개로 줄인 천연 항생물질을 개발했다. 이 정도면 먹는 항생제를 만들어 내기에도 충분한 개수이다. 서울대 약학대 이봉진 교수팀은 토종 개구리인 청개구리와 참개구리, 옴개구리에서 항생 펩타이드를 추출해 분석을 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토종 개구리의 항생 펩타이드는 물에 잘 녹는 아미노산과 녹지 않는 아미노산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실험내용에 고무된 연구진은 그 경계 부분을 자연계에 존재하는 20여개의 아미노산으로 일일이 바꾸어 보는 작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트립토판’이란 아미노산으로 교체했을 때 항생 효과가 가장 탁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표범 개구리알과 옴개구리에는 암을 치료하는 물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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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베스대와 알파셀 공동 연구팀은 표범 개구리 알에서 발견된 물질이 새로운 뇌종양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wikipedia | 개구리에는 ‘암’의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 물질도 발견됐다. 지난 2007년 영국 베스대와 알파셀의 공동 연구팀은 표범 개구리 알에서 발견된 물질이 새로운 뇌종양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분자생물학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이 물질은 ‘암피네이즈’라는 성분으로 개구리 알세포에 들어있는 성분에 바탕을 둔 합성물질이다. 사실 암피네이즈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에서 발견되는 ‘리보뉴클리아제’라는 효소의 일종이다. 그런데 이 물질은 종양세포를 덮는 당분 코팅을 인지 결합해 암세포의 일반적인 방어기전을 파괴하지만 종양세포가 아닌 다른 정상 세포는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현재 수술과 항암 요법 등 복잡한 치료를 해야 하는 뇌종양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외에도 아시아에 서식하는 옴개구리 피부에서 항생물질을 추출해 변형시킨 ‘개구린’이란 물질이 항암능력이 있는 것으로 서울대 약학대학 연구팀에 의해 2006년에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 학술지인 ‘의약 화학(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발표됐다. 논문 내용에는 개구린이 전립선암, 대장암등 암치료제로 이용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당뇨병과 소화기 질환 치료에도 도움
남미에는 태어날 때 길이가 27cm 였으나 자라면서 작아져 성인기에는 4cm 크기가 되는 ‘파라독스 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개구리의 피부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인슐린 생산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2008년 영국 얼스테대 야세르 압델-와하브 박사가 밝혀냈다. 압델-와하브 박사는 파라독스 개구리의 피부에서 감염을 막기 위해 분비되는 펩티드의 일종인 ‘Pseudin-2’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증명했다.
개구리에는 소화기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물질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장의 근육운동을 조절하는 인체 단백질과 동일한 기능을 나타내는 ‘프로키네테신’이라는 단백질 물질을 개구리의 피부 분비물로부터 분리해서 그 효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단백질은 음식물을 소화기로 이동시키는 근육의 운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장 근육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이 단백질은 소량만으로도 장 근육의 강력한 수축 작용을 유도하는데, 특히 소장에서 두드러진 수축 반응이 유도되는 것이 관찰됐다. 그러나 심장이나 동맥, 폐 등에 존재하는 같은 유형의 근육에 대해서는 수축 작용을 유도하지 않는 특이성을 보여 관련 연구가 계속 진행 중에 있다. |
첫댓글 개구리에 대한 내용은 처음 접해봅니다. 우리 마을에서는 가끔 개구리를 잡아 먹습니다.저도 몇번 먹어봤죠.ㅎㅎㅎㅎ 단백하고 특히 개구리알은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