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의 나무진료 시대]
공깍지벌레와 홍점박이무당벌레
‘해충’이라는 단어에는 인간 중심의 시각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인간에게 해로운 곤충이라는 뜻이죠.
나무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말하는 ‘수목 해충’은 나무의 생장과 생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곤충을 가리킵니다. 국내에 서식하는 수많은 곤충 가운데 실제로 수목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종류는 전체의 10% 남짓이며 조경수에 큰 피해를 주는 곤충은 100종 내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당벌레는 어떨까요. 흔히 익충으로 알려진 무당벌레는 진딧물, 응애, 깍지벌레처럼 나무의 즙액을 빨아먹는 해충을 잡아먹으며 해충의 밀도를 낮춥니다. 이 때문에 무당벌레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나무를 지키는 곤충’이라는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홍점박이무당벌레 성충
대표적인 예로 공깍지벌레와 홍점박이무당벌레의 관계를 들 수 있습니다. 공깍지벌레는 매화나무, 벚나무, 사철나무, 살구나무 등에서 즙액을 빨아먹는 해충입니다. 이에 맞서는 홍점박이무당벌레는 깍지벌레를 잡아먹습니다. 이렇게 특정 해충을 포식해 밀도를 낮추는 상대 곤충을 천적이라고 부릅니다. 홍점박이무당벌레의 유충은 온몸에 가시가 나 있어 처음 본 사람들은 오히려 해충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은 수목을 지키는 조력자입니다. 하지만 모든 무당벌레가 익충인 것은 아닙니다.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처럼 잎을 갉아 먹어 오히려 피해를 주는 종도 있습니다.
해충의 방제에 이들의 천적 관계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생물적 방제’입니다. 천적 곤충을 이용하면 농약 저항성 문제를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수목을 관리할 수 있죠. 이런 방법은 해충 밀도 저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환경 조건과 먹이 밀도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어 적용에 신중해야 합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예찰을 하다 보면 아파트 측으로부터 “다 없애주세요”라는 요청을 종종 받습니다. 하지만 곤충을 모두 없앤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천적까지 함께 사라지면 다음 해에는 더 큰 피해가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제는 해충과 천적의 균형을 고려한 ‘선택’이어야 합니다.
이윤지 나무의사
이 윤 지 l 두솔나무병원 원장. 산림청 정책자문위원회 청년특별위원. 한국가로수협회, 전통숲과나무연구회 총무. ‘나무의사이야기’ 공저.
첫댓글 익충과 해충의 구별이................ㅠㅠ
친환경 방제보다는 화학적 약제 살포를
할 수 밖에 없는 무능한 집사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