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행불일치"가 난무하고 있는 21세기의 대한민국
기원전 552년 9월 28일 공자가 태어났다. 기원전 560년 무렵 석가모니가 태어났다. 기원전 470년경 소크라테스가 태어났다. 지금부터 2500∼2580년 전후의 일들이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말씀들은 이미 까마득한 옛날에 웬만큼 태어났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물론 일반 사람들의 언어생활을 보면 그때보다도 못한 말들을 예사로 발설하고 있다.
“공자님 말씀”중 정치에 관한 명언 몇을 살펴본다.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바르지 못한 사람 위에 두면 정직하지 않은 사람도 정직하게 된다(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곧고 올바른 사람을 등용해서 곧지 않는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들은 마음까지 복종하지만, 반대로 부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정직한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들은 복종하지 않는다(擧直錯諸枉則民服 擧枉錯諸直則民不服).”
“참으로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정치에 무슨 어려움이 있으며, 그 자신을 바르게 잡지 못하면 어떻게 남을 바로 잡겠는가(苟正其身矣 於從政乎 何有 不能正其身 如正人 何)?”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식량을 풍족히 하며 군비를 충족하게 하여, 백성을 믿게 하는 것이다. 백성들이 믿지 않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고 했다(問政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民無信不立). 항상 마음을 국정에 두어서 게을리 하지 말며 정사를 행할 때는 충실하게 할 것이다(居之無倦 行之以忠).”
“정치는 정正이니 선생께서 솔선하여 바르게 행하면 누가 감히 바르게 행하지 않겠는가(政子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 그 자신이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실천이 되고 그 자신이 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내려도 따르지 않는다(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법률 제도로써 백성을 지도하고 형벌로써 질서를 유지시키면, 백성들은 법망을 빠져나가되 형벌을 피함을 수치로 여기지 아니한다(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덕으로써 이끌고 예로서 질서를 유지시키면 백성들은 부정을 수치로 알고 착하게 된다(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하나같이 금언이요 격언이다. 그런데 중국 한인들보다 더 부지런히 공자를 섬기며 살아온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논어>의 말씀들을 삶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일까? 오히려 그 반대로 산 사람들이 부와 권력을 누리는 것은 어째서일까?
공자는“벼슬자리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자기의 자격을 근심하며,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알려질 만한 일을 하고자 노력하라(不患無位 患所以立 不患莫己知 求爲可知也).”고 가르친 자신의 교훈이 까마득한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전혀 무용지물이 될 것을 예상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이 글은 현진건학교가 펴내는 월간 '빼앗긴 고향'에 수록하기 위해 쓴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투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