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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환경미화원(지부장 정진근) 40여명은 지난 7일 오후 3시 난곡동에 있는 논두렁 식당에서 5년째 환경미화원들의 휴게소에 커피를 전달해 준 신정수 목사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감사의 점퍼’를 전달했다.
화제의 신정수 목사는 1999년 관악구 난곡동 임광아파트로 이사 온 후 지난 5년간 매월 관내 환경미화원들의 대기실을 자전거로 돌며 커피를 직접 제공해 왔다.
당초부터 나눔의 방법이 어려워 환경미화원들의 대기소를 자전거를 타고 찾아다니며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신정수 목사는 자랑할 일이 아니라며 신분 밝히기를 꺼려했으나 대기실에 몰래 커피를 가져다 놓아 업체의 홍보나 잡상인이라고 오해를 받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신분을 밝히게 되었다는 것.
관악구환경미화원 정진근 지부장은 “환경미화원들이 5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매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커피를 제공하는 감사의 뜻으로 자전거 1대를 선물하려 했으나, 신정수 목사님께서 자전거 선물을 받으면 부담스러워 더 이상 커피를 제공할 수 없다며 한사코 거절하셔서 부득이 자전거 대신 점퍼를 선물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정수 목사는 주택공사에서 정년퇴직을 한 후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하다 20년간의 신앙생활을 거울삼아 정년퇴직을 앞두고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신앙인의 입장에서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는 생각에서 환경미화원들의 생활을 보게 되었는데 수많은 직업 중에서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주변 환경, 길거리를 쓸고 닦고 쓰레기 등 각종 오물을 쓸어내며 묵묵히 일하면서 세상을 깨끗하게 해 주어, 아침의 상쾌한 출발점을 열어 주는 것을 보고, 그분들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워 큰 것은 아니지만 따뜻한 커피 한잔이라도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신 목사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관내 21개동 환경미화원 대기실에 매월 2,100잔씩을 제공해 지금까지 총 13만4천여 잔의 커피를 제공해 왔다.
신 목사는 “적은 것을 받고도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커피를 제공하겠다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의 어려운 상황에 마음이 아프다며 커피를 전달할 때마다 응원과 위로하는 마음으로 “당신은 세상을 깨끗하게 열어 줍니다. 당신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사랑해요 힘내세요!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글귀를 제공하는 커피에 명함대신 써서 넣어 두고 있다.
또한 “커피 한잔마다 사랑과 감사의 맛과 향기가 나고 열매가 맺어 주길 기도하며, 환경미화원들의 수고로 아름답고 깨끗한 세상이 되길 숙원한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지난해 여름 복날에는 무더위를 식히며 건강을 챙기라며 환경미화원들에게 삼계탕 150인분을 제공하기도 했다.
정진근 지부장(서울시청노동조합관악지부)은 신정수 목사에게 “구에서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 환경미화원들에게 이렇게까지 신경 써 주셔서 진정으로 감사드린다”면서 “현재 환경미화원 150명중 3명의 암환자와 3명의 장기환자가 있는데 그분들이 하루 빨리 쾌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악산철쭉제 행사가 끝난 후 주민들이 떠난 자리에는 온갖 쓰레기로 어질러져 있었다. 관악구환경미화원들은 밤늦도록 행사장을 깨끗이 청소하고 있어 “이렇게 밤늦게까지 일을 하면 힘들지 않냐?” 는 질문에 정진근 지부장은 “해마다 행사 마무리는 당연히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라면서 “다만 매년 환경미화원의 인력이 감소되어 미화원들의 고생에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무척 아쉬워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