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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수협에 ‘미루기식 행정’
포항시가 지난해 민간위탁으로 추진하려 했던 죽도어시장 주차 빌딩 조성 사업이 사업 주체 없이 표류하고 있다.
특히 민간위탁으로 추진하는 죽도어시장 주차 빌딩 조성 사업 타당성 조사에 시 예산을 들여 용역을 발주해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 되고 있다.
포항시는 죽도시장의 주차장 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죽도어시장 주차 빌딩 신축사업을 민간위탁방식으로 추진한다며 K종합건설(주)이 구두로 사업계획을 타진해왔다고 포항시의회에 보고했다.
시는 이 같은 구두 추진을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타당성 조사에 따른 시 예산 3,600만 원을 들여 용역을 발주했다.
하지만 올 2월에 개최한 최종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사업성이 현상 유지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결과 보고를 받고 대책마련에 부심했으며, 민간사업자인 K종합건설(주)도 사업성과 상인들의 반발이 우려돼 사업계획을 철회했다.
시는 이처럼 사업계획이 구체화 되지 못하고 해당업체의 사업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타당성 조사에 시 예산을 들여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오류를 범했다.
또한 죽도어시장 주차 빌딩 조성을 위해 포항수협에서 사업을 추진하라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포항수협 측은 199억 원이 예상되는 사업비 충당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어 사실상 이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없어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포항시는 동빈내항 복원과 맞물려 죽도시장 일대의 주차장 확보를 위해 민간사업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성이 없어 적극적으로 주차 빌딩을 추진하겠다는 민간사업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의회도 죽도어시장 주차 빌딩 조성을 위해 사용한 타당성 조사 용역비용에 대한 혈세 낭비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태여서 시 집행부 견제 기능이 없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게 됐다.
포항시가 지난해 민간위탁방식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죽도어시장 주차 빌딩 조성 사업은 죽도어시장 내 대지면적 2,777㎡(국토해양부 2,155㎡, 포항수협 622㎡)에 건축면적 15,981㎡로 지상 8층과 지하 1층(오폐수처리시설 등)의 규모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1층은 위판장, 2층에서 6층은 주차장, 7층과 8층은 근린생활시설로 건립 할 예정이었으며, 총 사업비는 199억 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편 포항시는 민간위탁사업자가 없자 포항수협으로 이 사업을 요청 했으며, 포항수협은 8층 규모의 주차장 사업이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시의 당초 계획보다 축소된 3~4층 정도의 소규모 주차 타워를 검토하고 있으며, 포항시와 현재 예산 문제와 행정적 관계 등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포항수협 관계자는 “1안으로 채택된 민간위탁 투자 방식이 사업성과 투자자가 없어 2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4층 규모의 주차 빌딩을 고려하고 있다”며 “포항시와 현재 행정적 관계와 사업적 부문에 대해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는 죽도시장의 주차 공간이 협소해 주차장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빈내항 복원과 관련해서도 주차장 확보가 절실하다는 시장님의 지시가 있었다”며 “올해 안으로 주차장 문제를 해결 한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사업자들이 가끔 시로 연락을 해 오는 경우가 있지만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의사는 결여돼 있는 것 같다”며 “죽도시장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서도 반드시 주차장 조성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