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풍
신 경 림
자전거포도 순대국집도 문을 닫았다
사람들은 모두 장거리로 나와
주먹을 흔들고 발을 굴렀다
젊은이들은 징과 꽹과리를 치고
처녀애들은 그 뒤를 따르며 노래를 했다
솜뭉치에 석유불이 당겨지고
학교마당에서는 철 아닌 씨름판이 벌어졌다
그러나 갑작이 겨울이 와서
먹구름이 끼더니 진눈깨비가 쳤다
노인과 여자들만 비실대며 잔기침을 했다
그 겨우내 우리는 두려워서 떨었다
자전고포도 순대국집도 끝내 문을 열지 않았다
저자 : 申庚林 1936년생. 출판사(세우회, 현대문학 )
한국문화운동연구소 이사장. 시<農舞> <겨울밤> 등.
제1회 만해(한용운)문학상 수상.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 역임
첫댓글 큰 일때마다 마음 안에서 폭풍이 지나갑니다. 현재의 삶을 살지 못하고 과거의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과거, 미래의 삶을 살지 말자고 또 다짐하고 갑니다. 추보 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표현한건지 잘 알수가 없지만 뭔가 가슴이 찡한 시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