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8년(태조 7) 저자가 죽기 직전에 저술했다.
처음에는 단행본으로 간행되었으나,
1487년 〈삼봉집 三峰集〉이 중간되면서 권6에 실렸다.
불교의 교리가 갖는 폐단을
19편의 짧은 논변에 담고 있다.
편1~15까지는
윤회설(輪廻說)·인과설(因果說)·심성설(心性說)·지옥설(地獄說) 등
주요교리를 정주학(程朱學)의 논리로 비판했고,
나머지 4편은
고려시대의 사실을 들어
불교의 화복설이 근거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불씨윤회지변 佛氏輪廻之辨〉에서는
정신의 불멸을 기초로 하는 윤회설을 비판하고 있다.
천지의 기는 천지가 소멸하면 천지와 함께 소멸하는데,
인간의 혼백도 기이므로 소멸할 뿐이지
윤회하는 것은 아니므로
윤회설은 혹세무민의 거짓이라고 한다.
〈불씨인과지변 佛氏因果之辨〉에서는
인간계의 현명함과 어리석음(智愚賢不肖) 및 부귀귀천은 모두 타고난 기의 차별성에
기인하는 것이지
선악인(善惡因)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여 인과설을 비판한다.
〈불씨작용시성지변 佛氏作用是性之辨〉은
작용, 곧 인간의 행위를 성으로 보는 불교의 성론을 비판한 글로서
성은 이(理)요 작용은 기(氣)임을 논증하고 있다.
〈불씨폐기인륜지변 佛氏廢棄人倫之辨〉은
불교의 출세간(出世間)의 교리가 부자·군신·부부 사이의 인륜·도덕을
붕괴시키는 논리임을 밝히고 있다.
〈불씨자비지변 佛氏慈悲之辨〉은
불교의 자비는 유학의 인(仁)이 아니라
인의 용(用)인 측은에 해당한다고 전제하고,
인은 부자의 친(親)과 군신의 경(敬)을 기반으로 하는 신분주의적 윤리인데 반하여,
불교의 자비는 박애주의이므로 도덕질서를 파괴하는 위험한 사상이라 한다.
불교의 존재론·도덕론을
성리학의 입장에서 논리적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있는 이 글은
조선 전기 배불론의 이론적 근거로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주자학이 국정교학(國定敎學)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는 이 시기의 사상동향을 살피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