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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인 잭(닉 로빈슨)과 고교생인 그레아(타이 신킨스)는 중산층 가정의 호기심많은 형제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이모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의 초대로 관광객들과 함께 남미 코스타리카의 이올라 누블라섬에 있는 테마파크 '쥬라기 월드'로 떠난다. 그곳은 쥬라기 파크가 문을 닫은지 22년만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신장개업'한 곳이다. 쥬라기 월드의 테마 역시 공룡이다. 하지만 쥬라기 공원에 등장하는 공룡처럼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했지만 쥬라기 월드의 공룡은 차원이 다르다. 지능과 공격성을 겸비한 하이브리드형 공룡이다. 그런 공룡을 원하는대로 통제할 수 있다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달러박스'가 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극중 정부관리의 희망대로) IS와의 전투에도 투입될 수 있겠지만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다면 그 자체가 무시무시한 살상무기가 될 수 있다.
총제작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맡았지만 감독은 콜린 트레보로우다. 76년생으로 올해 꼭 40세가 된다. 22년전이라면 쥬라기공원을 보고 열광했던 고교생이었을 것이다. 영화라고는 로맨스물인 '안전은 보장할 수 없는(Safety Not Guaranteed)을 연출한 경험밖에 없는 신출내기 감독을 기용한 것은 젊은감독의 신선한 발상을 염두에 두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영'감독의 접근방법은 '올드'했다. 역시 시리즈물인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서 32년만에 '파격적인 스타일'을 들고나와 관객들을 놀라게한 70세 조지밀러 감독과 비교됐다. 나이가 젊다고 영화도 새롭고 신선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트레보로우 감독은 보여줬다.
물론 한층 진화된 영화를 보여주겠다는 '강박'은 이 영화의 대사에서도 드러난다. 테마파크 관리자인 클레어는 "새로운 공룡을 발표할 때 마다 관심이 치솟아요. 더 크고 무시무시한 종 일수록..."이라며 부담감을 숨기지 않는다. 심지어 부하직원이 쥬라기파크의 공룡이미지가 담긴 티셔츠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눈을 치켜뜨며 다음부터는 입지말라고 차갑게 말한다. 관객들에게 그 영화는 이제 잊어달라고 하는 것 하는듯 하다.
1편을 능가하겠다는 의욕도 보인다. 개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룡과의 사투가 벌어지는 1편과 달리 4편에선 2만명의 관람객이 들어선 개장이후가 배경이다. 그만큼 스케일도 크고 공룡들도 다양하다. 특히 돌고래쇼를 연상시키는 거대어종 모사사우르스가 물속에서 튀어나와 먹이를 낚아채는 모습은 영화관객들도차 흠칫 놀라게 할 정도다. 관람객들이 야외에서 그 장면을 보다가 모사사우루스가 물속에 들어가자 객석이 동시에 밑으로 내려가 초대형 수족관을 통해 물속을 보여주는 것도 색다르다. 전직 군인이자 동물행동학전문가인 오웬(크리스 프랫)이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길들인 공룡 렉스를 앞세워 지능을 가진 거칠고 거대한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를 추격하는 장면도 볼만하다.
하지만 결론은 똑 같다. 잘못된 환상을 실현하려는 인간의 이기심과 통제를 벗어난 과학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것 말이다. 또 공포스런 공룡을 만든 유전자 연구소장도, 테마 파크의 사장도 공룡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해 사필귀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공룡에 쫓기는 아이들을 등장시켜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것도 상투적이다.
심지어 섬에서 사람들을 모두 쫓아낸 인도미눅스 렉스가 쥬라기월드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의 럭셔리빌라 옥상에서 포효하는것은 의도적인 설정같다. 22년간 CG는 더 발전했는지는 모르지만 첫편에 비해 감흥도, 감동도 떨어졌다. 첫편을 보지못한 청소년들이 '쥬라기 월드'를 보고 가슴이 뛸지는 모르지만 쥬라기 시리즈를 섭렵한 세대에겐 웬지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것이다.
/네이버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영화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