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주 오랜 옛날, 어떤 작은 왕국이 있었습니다. 그 왕국의 한 작은 마을에는 어려운 사람들을 열심히 도와주며 살아가는 한 부인이 있었습니다.
그 부인에게는 총명하고 씩씩한 딸이 하나 있었는데, 이 소녀는 인형놀이 나 바느질놀이 보다는 칼싸움이나 말타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소녀의 아버지도 그러한 딸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의 일을 열심히 돌보시던 어머니가 그만 과로로 쓰러져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면서 딸에게 자신이 지니고 계시던 유리구두를 남겨 주셨습니다. 아버지와 딸은 그 구두를 안고 오랫동안 울었습니다.
슬픔이 사그라질 무렵, 새엄마가 들어왔습니다. 새엄마는 게으르고, 거울 앞에서 모양만 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이 가진 물건은 다 갖고 싶어하는 아주 허영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이 새엄마에게는 딸이 둘이 있었는데,
그중 첫째 언니는 성질이 매우 고약해서 자신이 해야 될 일도, 할 필요가 없는 일도 일부러 만들어서 남에게 시키곤 했습니다. 그러나 둘째 언니는 소녀를 잘 돌봐주며, 친하게 지냈습니다. 새엄마가 들어온 후 소녀의 생활은 하루종일 땔감을 마련하고, 우물에서 물을 긷고, 아궁이의 재를 매일 치워야했기 때문에 매우 고되고 힘들었습니다. 재를 치우느라고 재투성이가 된 소녀를 새엄마와 큰언니는 '재투성이'라는 뜻의 '신데렐라'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소녀는 힘들 생활 속에서도 항상 공부와 칼싸움은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힘이 들때마다 신데렐라는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유리 구두를 쳐다 보며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신데렐라가 하루의 일을 끝마치고 자려고 할때 새엄마와 큰언니가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신데렐라에게 "신데렐라, 며칠 후에 왕자님이 시찰차 마을에 오신다는데 파티에 걸고 나갈 목걸이를 사오너라."했습니다. 그러나 목걸이를 사려면 읍내까지 나가야만 하고 읍내로 가는 길은 매우 멀고 험한 길이었습니다. 신데렐라는 이것을 알고 있었지만 새엄마가 시키시는 일이라 서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을 나와 읍내로 향하는 발걸음은 매우 무거웠습니다. 왜냐하면 읍내로 가려면 산을 하나 넘어야 하는데 그 산에는 굉장히 사나운 늑대가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늑대는 가끔 이 동네에 내려와 논과 밭을 못쓰게 만들고, 가축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마을 사람들이 모두 겁내고 있었습니다
. 신데렐라가 이 늑대를 피해 무사히 읍내까지 갈 수 있을까요? 신데렐라가 산 중턱에 다다랐을 때 그 사나운 늑대는 결국 나타나고야 말았습니다. 늑대는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이 신데렐라를 노려보았습니다. 늑대의 눈은 무섭게 번쩍였습니다. 이때, 신데렐라가 혼자 밤길을 가는 것이 걱정스러워서
멀리서 뒤따라오던 작은언니는 이 광경을 보고 어쩔줄 몰라하며 나무 뒤에 숨었습니다.
한편 신데렐라는 너무나 무서워서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어둠속에서 유리구두가 반짝이는 것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신데렐라는 자신을 덮치려는 늑대를 향하여 옆에 있는 돌을 집어 힘껏 던졌습니다. 큰 신음소리를 내며 늑대가 쓰러졌습니다. 신데렐라는 정신없이 읍내를 향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캄캄한 산길은 신데렐라에게 너무나 무섭고 험했습니다. 금방이라도 늑대가 쫓아와 등뒤에서 달려들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읍내까지 무사히 도착해서 새엄마가 시킨 목걸이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새엄마와 큰언니는 신데렐라가 늦게왔다고 몹시 구박했습니다.
이튿날 동네 사람들이 죽은 늑대를 발견하고 늑대를 죽인 용감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고 했지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때 작은언니가 신데렐라가 사나운 늑대를 돌로쳐서 죽였다고 아주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모두들 놀라면서 신데렐라는 용감한 소녀라고 다들 칭찬했습니다.
왕자님이 오시기 며칠 전부터 마을은 왕자님을 맞이하기에 몹시 부산했습니다. 신데렐라의 집도 마찬가지로 준비에 바빴습니다. 큰언니와 새엄마는 신데렐라에게 심부름을 더 자주 시키면서 옷단장 하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새엄마는 큰언니가 왕자님에게 예쁘게 보여 왕궁에서 화려하게 살기를 원했습니다.
드디어 왕자님이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마을 사람들은 왕자님을 좀더 가까이서 보려고 서로 밀치며 앞으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신데렐라는 작은언니와 열심히 칼싸움 연습을 하느라고 왕자가 마을에 도착한 줄도 몰랐습니다.
왕자는 자신을 환영하는 떠들썩한 파티에서 잠시 밖으로 나왔다가 멀리서 누군가가 놀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모두들 나를 환영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놀고 있는 것은 누구지?" 왕자는 괘씸하게 생각하며 소리나는 쪽으로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요? 소녀 둘이서 신이나게 칼싸움을 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왕자는 가까이 가서 그들을 보고는 '아니, 왠 여자 아이들이 칼싸움을 하고 있지? 정말 우숩군'하고 생각하고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흥, 여자애들이 칼싸움을 하다니. 차라리 고무줄놀이나 하지 그래."
신데렐라와 작은언니는 왕자가 하는 말에 몹시 가분이 상해서 칼싸움을 그 치고는 신데렐라가 왕자에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나와 함께 겨루어 볼까요?" 신데렐라는 언니의 칼을 왕자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칼을 받아쥔 왕자는 "너하고 칼싸움을 한댔자 내가 이길 것은 뻔하니 이 시합이 끝나면 다시는 이런 놀이를 하지 말아라. 보기가 흉하단 말이야. 자, 그럼 다치지나 않게 조심해라"라고 말했습니다. 신데렐라는 그동안 어머니에게 배우고 언니와 익혔던 솜씨를 마음껏 발휘했습니다. 탁.탁.탁. 둘은 이쪽 저쪽으로 오기면서 서로의 솜씨를 겨루었습니다. 둘다 만만치 않은 상대였지만 점점 왕자가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신데렐라는 땀을 뻘뻘 흘리는 왕자의 칼을 보기좋게 떨어뜨렸습니다.
신데렐라가 이긴 것입니다. 왕자는 부끄럽기도 했지만 신데렐라의 훌륭한 솜씨에 감탄하고, 아까 비웃었던 말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왕자라는 것을 정중하게 밝혔습니다. 그 말을 듣고 신데렐라와 작은언니는 버릇없이 군 것을 사과하고 셋은 근처의 풀밭에 앉아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이때 신데렐라는 마을의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왕자는 신데렐라의 착한 마음에 다시한번 감탄하면서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후부터 왕자는 가끔 마을에 내려오기도 하고 신데렐라를 왕궁에 초대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돌아보고 고칠 점을 듣기도 하면서 친하게 지냈습니다. 이 사실을 안 새엄마와 큰언니는 신데렐라를 시기하다가 어느날 큰언니는 왕자를 만나고 돌아온 신데렐라 앞에서 신데렐라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유리구두를 깨어버렸습니다. 이것을 안 아버지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그들을 내쫓기로 했습니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가 없어진 것이 몹시 슬프기는 했지만 갈 곳이 없어 거리로 나가게 될 새엄마와 큰언니가 불쌍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그들을 계속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새엄마와 큰언니는 이 사실을 알고 신데렐라에게 잘못을 빌었습니다. 이제 신데렐라의 집에는 웃음꽃이 질 날이 없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신데렐라는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남을 도와주며 왕자와도 오랫동안 서로 도와주는 오랜 친한 친구로 지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