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희 할머니가 ‘유수희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한다는 협악서를 이현수 이사장(개군농협 조합장·오른쪽)에게 전달하고 있다.
11월27일 경기 양평 개군농협(조합장 이현수) 대강당. 이날 이곳에서는 아주 뜻깊은 행사가 하나 열렸다. ‘재단법인 유수희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한다는 협약식이 열린 것. 이날의 기탁자는 유수희 할머니(91). 지난 2002년 장학회를 만든 주인공이다.
유 할머니는 학생이면 누구든지 배움의 문은 열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고향인 개군면을 찾아 개군농협에 3억원을 기탁했다. 열일곱살에 결혼해 자식이 없어 남편이 떠난 후 평생 침모생활과 삯바느질을 하고 폐백음식을 만들어 팔아오면서 아껴 모은 돈이었다.
개군농협은 할머니의 이름을 딴 ‘유수희장학회’를 만들고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선발해 40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그동안 16명의 학생이 1억30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유 할머니 장학사업의 다리를 놓은 이종철씨(63·개군면 계전리)는 “장학기금에서 모인 이자 3000만원에 유할머니가 1억7000만원을 더해 5억원을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 할머니는 “배움의 길은 어느 학생에게나 주어져야 한다”며 “5억원이 언제나 가능할까 기다리면서 마음이 조급했는데 이제야 이루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양평=이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