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할부결제 비중이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할부결제는 향후 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경기 활황기에 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즘 같은 경기하강 국면에서 신용카드 할부결제가 증가하면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 이용실적(현금서비스 제외)에서 할부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4분기 21.3%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신용카드 할부 결제 비중은 2003년 20.9%에서 2005년에는 17.5%로 떨어졌으나 2006년 17.7% 지난해에는 18.45로 다시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할부 이용액도 지난해 3.4분기 13조6000억원에서 4.4분기 16조3000억원, 올해 1.4분기에는 18조3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용카드 할부결제가 증가하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2~3개월 무이자 할부는 기본이고, 최근에는 일부 카드사들이 10개월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선(先)포인트 지급제도의 활성화 도 할부결제가 늘어나는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선포인트 지급제도는 미리 받은 카드 포인트로 제품을 구입한 뒤 신용카드 사용액에 따라 갚아가는 제도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서비스와 선포인트 지급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경기 침체로 일비불이 아닌 할부로 제품을 구입하는 카드 회원들이 늘어 할부결제 비중이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카드사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신한카드의 올해 2.4분기 순이익은 2615억원으로 1.4분기(3175억원에 비해 17.6% 감소했다.삼성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8%나 줄었다.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개 은행계 카드사들의 카드 채권(현금서비스.카드론 포함)연체율은 지난해 말 1.34%에서 올해 3월말에는 1.39%로 높아진 데 이어 6월 말에는 1.45%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