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되었던대로, 노래하시는 허영샘의 깊은 산 속 은둔처(?)로 가을 야유회를 다녀 왔습니다.
이문자여사님까지 가곡팀 전원이 참여한 좋은 시간이었어요.
축복받은 가을 날씨에 모두 악기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 곤지암으로 집결하였지요.
허영샘의 작업장은 차로 올라갈 수 없는 깊은 산속. 험하지는 않은데 길이 닦여 있지 않은 곳이라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곳이었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9143B541F9CCE35)
인적이 드문 그곳 흙길에는 눈 돌리는 곳마다 도토리와 밤이 한 가득.
서울에서는 발 빠른 아줌마들이 다 주워버려 공원이나 야산에 가도 도토리와 밤을 보기 힘든데,
이곳에 오니 자연이 얼마나 많은 것을 선물해 주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박하게 지어놓은 황토집은 허영샘이 직접 지은 집이랍니다. 완전 깊은 숲 속에 있는 듯한 조용한 곳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파아란 하늘과 가을 햇살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초록 나뭇잎들.
잠자리나 벌레들도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더라구요~
집터 위쪽으로 허영샘이 직접 가꾸는 밭과, 그 더 위로 가니 5칸짜리 흙가마가! 이 또한 손수 지으신 것. 대단하시죠?
지금은 너무 힘들어 가마는 돌리지 않고, 도자기 작업은 서울 공방에서 하신다네요~ 아쉬웠어요.
가마에 불 떼는 것도 보고 싶었지만, 이토록 훌륭한 전통가마가 그냥 놀고 있어야 한다는 현실이.
가치 있는 수제품보다 값싼 마트 제품에 길들여진 우리가.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6A739541F9D8814)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9D539541F9D880E)
가마를 향해 가는 길에 갑작스런 인적에 놀란 장끼가 푸드득 날아가기도 했답니다.
사랑스런 황토집 안에 앉아 김유라선생님으로부터 시조창을 다같이 배우기도 했답니다.
편안하게 쉽게 노래하시는 듯 보여도, 막상 해 보면 '장난이 아니지'요~ ^^
떠듬떠듬 손장단 치면서 겨우 평시조 '태산이' 초장까지 해 보았네요.
우리가 유치원생 수준으로 노래하는 동안 허영샘은 우리를 위해 돼지고기 수육을 준비해 주셨어요.
큼직하게 썰어놓은 고기와 이문자 여사님이 새벽 수산시장 가서 떠 오신 회, 그리고 총무님이 준비해 오신 맛난 밑반찬과 김유라선생님이 준비해 주신 과일까지! 또 허영샘 밭에서 난 배추로 샘이 직접 담근 된장으로 된장국도 끓여서 나무 그늘에 앉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정말 여유로운 최고로 사치스러운 오찬을 즐겼답니다.
그리고 나서 밤을 줍기도 하고, 집 바로 옆에 이 또한 허영샘이 만들어 놓으신 평상 무대에 앉아 합주 연습도 하였어요.
우리집 강아지 다미도 데려갔는데, 합주 연습이 시작되자 제일 어리고 이쁜 김유라선생님 무릎에 자리 잡고 늘어지게 잠을 자더라구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6B53A541FA0B107)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2373A541FA08B0F)
이문자 여사님의 나들이용 코디. 샛노란 바지에 선명한 초록색 체크 남방도 정말 멋쟁이로 보였답니다! ^^
깊은 자연이라 그런지 해가 넘어가니 금새 싸늘해져 집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곳에서 피곤한 사람은 낮잠도 자고, 김유라 선생님 주무시는 동안에 허영샘한테서 '야메'로 시조창 특강을 받았더랬지요.
다음 모임에서 우리가 시조창을 이상하게 부르면 다 허영샘 탓이에요!! ㅎㅎ
맹 연습을 한 시간을 아니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맑고 쾌청한 자연 속에 모여, 음악과 더불어 맛난 음식, 정겨운 담소, 여유로운 산책, 한가한 시간을 만끽하였던, 참으로 풍류인다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다만, 제가 요 한 동안 심신의 상태가 아주 저조하여 더 쾌활하게 즐기며 어울리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그래도 자연 속에 여유로이 있다 온 덕분에 많은 위안이 되었어요.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으로 모인 우리가 음악을 소홀히 할 수는 없지만,
당분간은 서로 편해지고, 서로를 진정 아끼고 존중할 수 있도록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쳐들어감을 흔쾌히 허락해주신 허영샘, 바쁜 일정 조정하여 함께 함에 적극 마음을 모아주신 김유라 선생님 이하 모든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
제가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서요....
좋은 사진 많은 샘들 후기로 나눠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늦은 오후 바쁘게 전화를 받으시더니, 부친이 갑자기 편찮으시다고 거문고 김순호샘이 강원도 삼척을 향해 급히 떠나셨어요. 어찌 위험한 고비는 넘기셨는지, 위독하신건지 걱정됩니다. 부디 아버님께서 고비를 넘기시고 빨리 쾌차하시어 건강하게 다시 일어나시기를 기도합니다. _()_
첫댓글 아주 여유를 즐길수 있는 하루, 자연에 묻힐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함께 즐거윘어요!!!
어머~~!! 이게 누구세요?! 쌤 이사진 뭐예요? ㅋ
@kimyura 언젠가 사극에 제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ㅋ ㅋ
예전엔 시조소리에 하품을 하였는데
배울수록 묘한 매력에 자꾸 빠져들어 가네요~~~^^
생각과는 다른 소리가 나올 때마다 당혹 스러워 부끄럽지만
도전하고픈 마음에 남편의 따가운 시선을
무시하고 소리내어 봅니다~~~^^
목상태가 안좋으신데도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중독됩니다, 조심하세요!!ㅎㅎ
목이 나아야 할텐데 ㅠㅠ 쉰목소리 들어주시는 쌤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수 마스터 해서 우리 야유회 갈때마다 알맞는시 각자 읊어볼날이 오겠죠?
벌써 중독 증상이 보여요 ㅋㅋㅋ
ㅋㅋㅋ 큰일났네!!^^
어머~~ 가마터는 올라가보지도 못했어요 ㅠ 밤줍느라 ㅡㅋㅋㅋㅋ
그 밤 다 잡숩고 동면 들어가시면 안돼요! ㅎㅎ^^
우리는 절대 음악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구요~~~! ㅋ 허영쌤이 고생하셨지 ㅡ 왁자지껄~~~ 공부하고 떠드느라 바쁜 우리들때문에 고생하셨죠~~!! 우리팀의 보배로운 허영쌤~~!! 항상 깊은관심 갖고 동행해주시는 원장님~~!! 넘 감사드려요~~!!^^
그럼요, 선생님, 소홀히 하지 않았죠~~^^ 노래에 합주에~~
허쌤께 진짜 감사한 마음입니다~
선생님께도요^^♥
우리 모두 천천히 친해져 갔으면 좋겠어요! 분명 그럴 수 있을 것 같구요!!
선생님, 허영쌤- 시조창도 될때까지 저희들 포기하시면 아니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