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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
구름에 대한 명상
이길원
어머니는 구름이 되었다
어제는 강이 된 아버지 곁을 서성이는
슬픈 가락으로 부르던 노래는
그름 끝자락에 매달린 메아리
때로는
한 생애 참았던 눈물
마음 놓고 흘리기도 하며
내 어찌 알까, 그 마음
기운 이불 실밥처럼
슬픔으로 점철된 생애도
축복처럼 감사하던 마음을
천수경 편 채 불상처럼 앉아
누이의 고단한 삶을 탄식처럼 뇌던
그에게 나는 슬픔이었다
소나기 양철지붕 두드리듯
떠들썩했던 추억 가슴에 묻고
이제는 짐이 되지 않겠다며
발걸음도 조용했던 주름진 미소
하늘빛 삼킨 그 외로움으로
나는 왜 몰랐을까
개 3- 견공犬公의 등기登記
이길원
놈이 이 땅에 등기를 낼 줄이야
목줄에 끌린 저녁 산책길
그래도 놈이 가는 곳은 일정했다
감나무 밑둥에 오줌 한 줄기
몇 발짝 더 가
싸리나무 곁에 또 한 줄기
국화 꽃잎에 코 대고 킁킁
빙 둘러 경계 그으며 등기 내더니
살을 붙이듯 조금씩 넓힌다
나도 어렴풋이 놈의 당을 짐작한다
그 땅 안에서 놈은 왕이다
길 잃은 개라도 들어오면
이빨 세워 으르렁
놈의 허락 없이는 넘볼수 없는 영역
인간들도 그 땅에 금 그으며 킁킁거린다
노을을 타고 앉은 부처님이
빙긋 웃는다
*이길원 약력
*충북 청주 출생
*『시문학』등단
*시집: 『어느 아침 나무가 되어』『계란껍질에 앉아서』
『은행 몇알에 대한 명상』『하회탈 자화상』
*<천상병 시상> 수상
*현재: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펜문학』 편집인, 계간 『문학과 창작』 편집고문
묵은지 사랑
이 신 강
114에 전화를 걸면 ‘사랑합니다. 고객님’ 이내 부드럽고 향기어린 말이 흘러나온다. 따르릉 수화기를 들면 ‘ 당신을 사랑합니다. 여기는 전화국인데요. 고객님의 전화비가 육 십 사만 이천 원이 연체되었습니다. 궁금하시면 2번을 눌러 주세요.’ 2번을 누르면 ‘고객님께서는 육 십 사만 이천 원을 세계은행 2345구좌로 입금해 주십시오.’라고 말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일생에 한 번도 안하시고 서로 존중하며 살다 가신 부모님 밑에 자라서 사랑한다는 말이 오히려 가벼워서 몇 번 만난 규호가 나를 사랑한다고 해서 그만 절교를 선언 했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빨리한다는 것이 양은냄비 같아 불쾌하기까지 했다. 남편에게는 오랜 후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 듣고 사십년을 묵은 지 맛으로 산다. 지금 지하철에서 뜨겁게 포옹하는 연인들은 새벽이 오기 전에 헤어지고
시화공단 6
-진눈깨비
이인철
초겨울 시화공단
하얼빈에서 온 교포들이
중고 컨테이너박스 하나씩 차지하고 산다
김씨의 컨테이너박스
처음엔 김씨의 신발만 놓여있더니
두 켤레가 놓여진지 2년
애인은 조씨아줌마
중국에서 그녀의 남편이 온 뒤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어젯밤 칼부림이 났다
다시 고요한 아침이다
컨테이너박스 앞에
신발이 보이지 않는다
진눈깨비위에 혈흔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
길,들이다
정 용 화
가죽 소파를 새로 샀다
거실에 턱하니 누워있는 저 짐승
죽어서도 죽지 못하고 냄새로만 살아있다
고요로 무장된 저 몸속에는
아직 잠들지 못한 야성이 숨어있다
집안에 냄새가 범람한다, 위험수위다
조금만 건드려도 욕망이
한꺼번에 꿈틀 댈 듯
냄새가 집안을 다 삼켜버리고 있다
짐승은 집요함으로 내 안에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짐승을 불러낸다
푸른 초원을 떠나온 고독과
숨죽인 외로움이 서로 냄새를 풍기다가
몸이 먼저 닿고 만지고 부비면서
때로는
저 짐승의 몸속에 기대고 잠들다 보면
체취가 서로의 몸에 길을 낼 것이다
익숙해지기 위해 몸속에 길로
냄새가 서서히 걸어 들어온다
팔자(八字)
유 승 우
내게도 뿔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뿔로 많은 수컷들을 물리치고
토시토실한 암놈들을 거느리고 싶습니다.
그냥 꿈일 뿐입니다.
70이 되도록 뿔난 적은 없습니다.
토끼가 내 팔자입니다.
꿈에도 뿔난 적은 없습니다
통도사 물고기종鍾
임 솔 내
답사 길에 선물 받은 작은 쇠종
하나를 현관에 달았다
무신 때는 까맣게 잊고 산다
그도 내가 종종 걸음으로 제 쪽으로
오기 전 까지는 나를 모른 채한다
절 기둥에 주련처럼 묵언으로 매달려있기만 했을 것이다
화려한 외출
내가 현관문을 여는 순간 모 없이 둥근
그의 입이 열리고 내 귀가 트인다
나갈 때는 땅 끝 바다 거대한 파도 울음이
들 때는 천년 고승의 심경 파고드는 독경소리가
천지사방 떠돌며 내 발품 팔던 그 답이
죽죽 쏟아진다
문이 열렸다 닫힐 때까지
멀리 통도사 화엄법회는 내 집에서 열린다
저 노릿한 쇠종 하나도 천년 고찰의 살점인줄 몰랐다
절로 몸을 낮추는
내 드나 들이는 물고기종鍾에게 드리는 예배시간이다
매달린 그 묵언들이 다 쏟아 질 때까지
현관에 오체투지로 엎드린 신발들이 참 많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김찬옥
숙이네 시집와서 이태까정 물꺾정 떠날 날이 없었지롸 한해 농사 태풍 것이기가 망칠 때보다 남자가 쏟아내는 물 땜시 더 속을 썩었지롸 논바닥이 갈라지고 무시 배추가 다 꼬실라져도 그 놈의 아랫도리에 차는 물은 가무는 법이 없었지롸 뱀대가리 같은 고것이 화냥년들을 만나 지랄염병을 떨 때마다 숙이네 흰코빡신 방죽에 뜨기도 허고 농약병이 정지바닥에서 뒹굴기도 혔지롸 새끼 맴에 눈물 맹그는 일은 목숨 끊는 일보다 힘들어 참을 인자가 살강 밑에 수북허게 쌓였지롸 남자의 것이기에 차는 물은 고름처럼 생겨먹었는지 바깥으로 짜내지 않으믄 열이 펄펄 끌어 올랐지롸 절 문간에도 가본 적 없는 여편내가 서방의 물을 낭궈먹다 본께 저절로 보살이 되었지롸 그 물건 읍내 다방에다 술집에다 기생집에다 물장시가 쏠쏠혔지롸 조상이 냉겨준 텃논 열두어마지기가 물장사 뒷돈으로 다 나갔지롸 숙이네 속창시가 다 썩었는지 낯짝에 기미가 시꺼먼 깜밥처럼 앉었지롸 물 한 방울 낭궈먹는 일도 보시하는 일이라고 보따리 싸들고 친정 온 딸년 붙들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혀쌌지롸 지금이 어떤 시상이라고 에미가 딸년한티 씨도 안 먹힐 소리 허고 앉었지롸
ㄱ의 뒤편
강영은
ㄱ을 소리 내어 발음하면 기억이 돌아오네 기억은 삐걱거리는 날개를 접고 해 저문 내 몸의 문간에 서네 그런 날 저녁이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림자처럼 쓸쓸해진 기억이 날아가는 걸 보기도 한다네
ㄱ을 소리 내어 부르면 앞장 서 가는 기억이 기억의 무리를 이끌고 가네 기억이 폭풍의 눈처럼 사라지는 밤이면 밤새도록 가랑잎이 몰려다니며 바람의 길 위, 날개 모양의 문신을 새긴다 하네
ㄱ을 입속에 머금으면 날아가는 기억이 날개를 접네 기억은 굴러 떨어지는 깃털이 되어 마당 구석구석을 뒤지네 그런 날 새벽이면 날아가는 깃털만 보아도 헛간 문짝이 덜컹거리네
헛간 속, 낡아가는 낫의 등뼈처럼, 늙어가는 등뼈를 지탱해주는 지팡이처럼 ㄱ은 한 번도 제 앞을 보여준 적이 없다네 나는 ㄱ의 뒤편에서 그리운 그림자를 주울 뿐이네
ㄱ은 돌아오지 않는 부메랑, 첫 사랑, 첫 키스의 기억으로 날아가는 기러기의 첫 글자.
로그인
이 선
내 몸엔 낯선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어요
스팸이 넘쳐나요
혹시 당신 컴퓨터를 하드 포맷 하였나요?
내 기억 지웠나요
손을 잡아 주세요,
내 안에 저장된 파일을 전송하기 위해
매일 텔레파시를 보냈어요
신호전달에 문제점은 많지만
전송속도를 높이면
기꺼이 당신에게 송달될 거예요
환상이라고요?
아니요, 내 몸엔 당신의 전류가 흐르고 있어요
내 안에 당신이 숨어 있어요
난 당신이 보낸 명령에 예민합니다
난 최신, 휴대용 디지털 기기
날 해독해 주세요
(영역시) 신희재
거기 누구 없나요?
김리영
산란인자, 9월6일
유효기간이 4일 지난
저 알을 버려도 될까요?
오래 보관되어 이미 정지된
부화의 꿈
오늘 깨뜨려도 되나요?
착색제와 산란촉진제도 사용하지 않은
젊고 건강한 닭이 낳은 신선한 알을
냉장고에 다시 넣은 지가 언제였는지...
붉은 날짜 도장 찍힌 몸으로
차디차게 곤두서서 품어온 희망
내가 외면해도 되나요?
비에 젖은 운동장처럼 질퍽한 알 속
한 가운데 관통하고 있는
누군가 먹어주기라도 애타게 기다려온 꿈.
프라이팬은 달궈졌는데,
정부공인 1등급
껍질을 부수고 싶은데,
오래전 굳어버린 내 꿈 하나
촉촉이 깨어날 것 같아,
물어보고 싶어 참을 수가 없어요.
거기 누구 없나요?
Is Anybody There?
Kim Leeyoung
Its birthday, September, 6
An egg 4 days past the expiration date
Do I have to throw out?
A hatching dream halted
Due to long keeping
Do I have to break today?
Without artificial colouring or hormones
The fresh egg that a free roaming hen laid
I am wondering when I put in the refrigerator...
With red-stamped
A dreaming hope that stands on end in the cool place
Do I have to disregard?
A dream that looks forward to being eaten
Going through the core
Of the broth egg like rainy ground.
A frypan is heated,
The top-grade egg
I'd like to break,
But my dream hardened a long time ago
Is likely to wake up gently,
So I am impatient to ask.
Is anybody there?
(Translated by Shin Heejae)
날짜변경선
이유미
2008년 12월 31일과
2009년 1월 1일이
선 하나로 바뀌는
갈랫길목
시간을
이 쪽과 저 쪽
공간으로
나누어 놓는다
오늘은
과거
현재
미래의
복합체
하늘과 땅
사이에 서 있는
수직선인
사람
과거와
미래의
한가운데인
현재이다
외국시 : 손희연
꿈
랭스턴 휴즈(1902~1967)
꿈을 꼭 잡아라
꿈이 죽으면
삶은 날개 부러진 새가 되어
날지 못하기에.
꿈을 꼭 잡아라
꿈이 사라지면
삶은 눈에 덮여 얼어붙은
불모지일 뿐이기에.
Dreams
Langston Hughes(1902~1967)
Hold fast to dreams
For if dreams die
Life is a broken-winged bird
That cannot fly.
Hold fast to dreams
For when dreams go
Life is a barren field
Frozen with snow.
-봉숭아가 씨앗을 밴 그 조임같이-
홍순미
사람이 사람을 보고싶어 할 때 그때의 그 간절함은 순전히 혼자가 깊게 빨아들인 담배꽁초 끄트머리에서
적적한 연기로 날아갈 때 보고 싶어 하고
굶주린 승냥이의 이빨처럼 고팠던 말이 입안에서 저절로 기어 나오려는 그런 스멀거림이 있을 때 그때
사람은 또 사람을 만나고 싶어한다
한낮 매미소리가 튿어질 듯 요란한 뙤약볕 속 씨앗을 밴 봉숭아가 작은 조임으로 견디는 찰라적 그 순간에도
금방 톡 터져버리려는 본능처럼 팽팽한 그런 간절한 터치가 필요할 때 사람은 또 한 번 사람을 핥고 싶어한다
빌어먹을, 사람은 간혹 질펀하고도 호사스런 불치병을 앓고 싶어하고
아이스크림에 거는 희망
김영찬
벚꽃이 지는 속도는
초속 1mm
내 사랑 아이스크림이 혀를 녹이는 기간은
영겁에의 억류
무한대 에 닿아
불멸不滅을 스칠 수 있겠다
아이스크림 공장 공장장
김영찬
우리회사 아이스크림 공장은 오늘 임시휴업
단행
공장으로 통하는 길을 폭설이 가로막았다
출근 못한 직원들은 집에서 언 손바닥을 호호 불며
부드러운 눈송이
천연 눈꽃축제에 갈 계획을 짜고
아이스크림 공장 공장장 겸
경영관리실 개발팀장 겸
홍보이사 겸, 대표이사 사장인 나는
저 깨끗한 눈꽃나라의 신령스런 전설을 부삽으로
푹 퍼다가
신제품 아이스크림 만들기에 몰두한다
아이스크림 녹는다
세상 녹는다
내가 내 혀끝에서 차갑다
그렇지만
나는 나를 녹이지는 않으리
어느 집에서는
아이스크림 크림천정이 녹기 시작하여
집 전체가 없어졌다
나도 아이스크림 속에 들어가 천천히 녹아보려고
여러 번 내 꿈을 실험해 본 적 있다
사원들은 그 때
공장장이 실종됐다고 고깔콘 바깥에 서서 웅성거렸다
나는 나를 녹이지 못하리
녹거나 녹아 없어지지 않고 아이스크림이
나대신 녹아
인공 감미료와 유해 색소와 거짓 포장, 황당한 개념 등속을
혓바닥 밑에 삭힐 뿐
아이스크림이 주관하는
관념의 마을로 찾아가 나의 차가운 동체를
얼음꽃 위에 놓아두리
아이스크림의 나라엔 오늘도 눈이 온다
함박눈 내려 쌓이고
나는 창가에 아이스크림 왕국을 꽃 피우기 위해
깊은 밤의 책상에 앉는다
눈이 온다
아이스크림 공장 공장장인 나는 잠을 설친다
아이스크림 역사서
김영찬
내 마음의 훈민정음 연해주에는
니은디귿
디귿리을
ㄴㄷ
ㄷㄹ
눈이
내리네
눈은 왜 아무 때나 내려 입천장에 쌓이나
내 마음의 구개음화 창고엔
흰 눈의 적설
그 하얀 백설기 가루를 골고루 나눠 먹고
사이좋게 똥도 눠야할
저장고의 곡식
―곡식을 배달하러 갈 길들이 창밖으로 줄을 서네
내 마음의 훈민정음 최남단 국경에는
밤새 눈 내려 쌓이고
풀루메리아 꽃나무 아래 아이스크림을 핥는 아이들
뜨거운 태양의 환송을 받은 어린이들은
눈 오는 나라로 가네
썰매에 실려 자꾸자꾸 떠나네
훈민정음 도읍지엔 가/갸/거/겨
고/교/구/규
눈이 지붕을 덮지
환전상들은 난로 가에 모여앉아 눈꽃의 교환가치를
계산하다말고
철철 녹아 반자음, 반모음 결국 모음이 될
아이스크림 역사서를
탐독 중이네
사실은
정공량
너무 빨리 왔다는 사실입니다
너무나도 길게 한숨을 쉬었다는 사실입니다
끊일 줄 모르고
흐를 줄도 모르는 것이
우리들 거친 삶이라는 사실입니다
찬란히 뜨는 햇살도
저문 강에 누워 사라지는 석양도
이미 내게는 흘러간 시간이라는 사실입니다
사실은
눈 못 뜨고 잠도 못 자고
일어서서 손조차 흔들지 못하는 사이
강물처럼 시간만 길게 흘러갔다는 사실입니다
정공량
전북 완주 출생. 1983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우리들의 강』,『세상에 뜬소문처럼』,『마음의 정거장』,『누군가 희망을 저 별빛에 』외 다수.『시선』발행인 및 주간.
볕 한 자락의 보시
김인구
마름모꼴로 무늬를 새겨 넣은
카펫에 앉아 명상을 한다
수없이 작고도 큰 마름모꼴을 엮어
카펫의 여백을 메꾼 마름모들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한쪽 어깨로 빛을 받아들이고 있다
지긋이 한 눈 감고 빛들은 야단법석 법회를 펼쳐
공덕을 쌓고 있는 중이다
연꽃을 들어 보이는 붓다가 가만 가섭을 찾아
미소를 지어 보내고
맨발을 내어 보이는 붓다의 발가락이 관 밖에서
가섭을 달랠 때
보시의 종소리 뎅-뎅 빛의 그늘을 깨운다
그늘 한 가운데 놓여 있는 마름모꼴들의 원형이
부도탑을 돌듯 나를 돌린다
돌고 도는 순환의 고리는 끊이지 않은 채
나를 두드리고 마름모꼴에 들어앉은 물음표를 두드린다
잠시 윤회를 비껴 앉은 따뜻한 가을 볕
한 자락 모두어 품에 안아 본다.
두루미 발자국
위상진
그 날 우리는
겨울 강가 매운탕 집에서
어두워지는 강을 바라보았다
술잔을 마주하고 잠시 말이 없었다
이시인의 색소폰소리는 흐린 강줄기를 돌아 사라지고
지금 임진강은 말라버린 강바닥에
두루미 한 마리 품고 있다
깨진 거울같은 수면에
귀를 대고 있는 조약돌,
오래된 물 냄새를 맡고 있을까?
별들은 보이지 않았고
먼 훗날은 나에게로 다가오지 않았다
군청색 물그림자가 일렁일 때
강은 유적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물고기들이 흔들어대는 지느러미를 더듬으며
강은 다 하지 못한 말을 풀어놓고
태어남과 죽음이 없는 곳
침묵과 침묵 사이,
투명한 정적에 손을 담그고 있었다
기슭에는 희미한 두루미 발자국
강은 건너간 자와 발 담그지 못한 자를 갈라 놓았다
달은 백색 그림자를 강물에 뿌리며
또 다른 물 속으로 흘러들었다
낙안읍성의 동동주
慎 協
할아버지 제삿날이면
어르신 앞에서
돌아서서 마시던
동동주였건만
철쭉꽃 드문드문
조계산은 붉은데
동동주 한 잔 술에
얼굴빛도 붉어라
조계산 산행을 마치니
해는 비스듬이 서산을 넘고
송광사 휘돌아
낙안읍성 들어서니
청사초롱집 주모가 반겨주네
산나물에 동동주
달무리도 은은한데
술잔 속에 뜬 얼굴
도화인가 철죽꽃인가
이백은 어디가고
시구(詩句)만 남았구려.
소쩍새는 밤새 울어
달이 기울고
술잔은 아직도 비어 있는데
인생은 어느덧 저물어 저물어
갈길 바삐 자네는
어디를 그리 서두르는가
모형 전시실 또는 깨진 유리창
심 상 운
6월의 태양이 눈부신 한낮 국립박물관 모형 전시실에서는 신석기시대新石器時代 근육질 젊은 사내의 돌칼 가는 소리가 난다. 사내는 숫돌에 칼을 갈다 가끔씩 고개를 들고 사냥할 때 쓰던 돌화살촉을 움켜쥐고 유리 상자를 깨고 뛰쳐나오려는 듯 허연 수은등 불빛을 노려보고 있다.
12월이 되면 카메라를 메고 세찬 눈보라로 뒤덮인 겨울날 뻘겋게 이글거리던 드럼통 석탄 난로 곁에 둘러서서 외지外地로 떠나려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방금 검은 탄 속에서 나온 듯 이빨이 유난히 하얗게 빛나는 젊은 광부들의 뿌연 입김이 깨진 유리창에 묻어 있는 30년 전의 K역을 찾아서 눈길을 떠나는 그녀.
낮 12시 20분, 나는 그녀의 모형 작업실 벽에 걸려있는 컬러사진 검붉은 고철古鐵들의 무더기 사이로 돋아난 풀잎의 푸른 혈관 위에 앉아 있던 벌 한 마리가 잉잉 잉잉 방안을 돌며 유리창에 몇 번 몸을 부딪칠듯하다가 열린 /.,llllll유리창 밖 환한 빛 속으로 날아가는 것을 본다.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김종희
햇빛이 환한 봄날 금빛 잔디밭에
엎드려 혼자 졸고 있는 갈색고양이 등허리에서
앞발을 내밀며 나타난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두 마리가 눈에 불을 켜고 서로 겨루더니
감쪽같이 사라졌다
다시 흰 고양이가 보이고
뒤이어 검은고양이가 보였다
또 흰 고양이 뒤이어 검은고양이
또 흰 고양이 검은고양이
둘이 엉겨 붙어 엎치락 뒷치락
고양이 등허리로 들어갔다 나왔다
소란 피우며 격투를 벌이는데도
졸고 있던 얼룩 고양이
모로 누워
네발 쭉 펴고 깊이 잠들다
깃털만큼 짧아진 수명으로 숨쉬며
밥먹는 법
최금녀
흙을 보드레하게 고루어 놓고
배추와 무우씨를 사오고
뒷면에 써 있는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어
정중하게 심는 법을 물어보자
이 양반, 밥 먹는 법도 누가 가르쳐줘야 아나?
버럭 화를 내고 전화를 끊는다
식은 커피 한잔이 얼떨떨하게 목으로 넘어가는데
봉투 속에서 오르르 몰려나온
자보라색 배추와 무우씨들이
내 등뒤로
슬몃하게 넘어가는 햇살을 부여잡고
안절부절 못한다
이 양반 밥 먹는 법도 누가 가르쳐줘야 아나?
하는수 없이 젖먹던 힘까지 뽑아내어
고루어 놓은 흙위에 씨앗들을 뿌린 그날밤
배추와 무우씨들이 내 꿈속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며 흙이불 고마워요 하며
내게 밥 먹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사이 1.
신 규 호
모니터에 뜬 16세 안젤리나 졸리의 나체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첫돌 마지 아기가 바라보며 까르르 웃는다
별을 낳는 별의 어머니
젊은 여인이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이고 있다
나사(NASA)는 망원경으로 21만 광년 떨어진
성운에서 별이 탄생하는 순간, 우주에 그려진
한 폭의 수채화를 찍었다
하늘의 자궁 속에서 세포의 ‘잉태와 출생’ 사이가
자궁 밖에서 ‘늙음과 소멸’ 사이로 바뀌면서 차츰
‘죽음’으로 끝나가는 별
지구 위에 윤회를 거듭하는 무생물과 생명체들
누가 망원경으로 어두운 허공 속에서 탄생과 죽음
죽음과 탄생 사이를 거듭하는 별을 촬영하고 있다
나뭇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스산한 가을에
숲 속을 거니는 늙은 시인의 흰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끼며 잎 진 자작나무를 닮아 간다
버려진 서랍의 노래
가 영 심
아파트 담벽 아래
죽은 물고기 입처럼
버려진 서랍 하나 뒹굴고 있네
그 단단한 함묵으로
더는 출항을 꿈꾸지 않는 녹슨 배 하나
낡은 비애들
아직도 무언가 기다림에 꿈꾸고 있나요
그대 본향으로 돌아가야 할 쓸쓸한 귀로
기억 속 찬란했던 열망의 바다며
푸른 불의 추억과
켜켜이 먼지 쌓인 도시의 욕망들까지
잊혀진 노래
영혼의 쉼표처럼 쓸쓸하여라
버려진 서랍 귀퉁이에서 삐져나온 녹슨 못 하나
불현듯
그대 옛 상처 찌르고 있네요.
눈을 뜨다
김율리아
하늘가
구름다리
바람꽃
꽃샘추위
나뭇잎
해바라기
그리고
너를 위하여
숨바꼭질
김규화
두터운 초록옷 아래로 오르고 또 오른다
이따금 마주친 산꾼들끼리는
배낭을 멘 채 서로 비키어 선다
참꽃을 머리핀처럼 꽂은 가리나무를 지고
동네 머슴들이 에돌아 내린다
팔부능선에 올라서서
굼실거리는 산의 겉옷을 구름 벗듯 벗으니
아래로 아래로 고꾸라져 넘어지는 초록 바다,
소리만 들린다, 나와 헤어진 산꾼들의
도란도란, 두런두런, 깔깔
동네 머슴들 지게다리 두드리는 육자배가 들린다
지화(규화)자 좋구나, 제창(재창)이요
지화(규화)자 좋구나, 제창(재창)이요
칼칼 텁텁 막걸리 소리로
흰웃음 섞어서 우리 남매 놀린다
기억의 옷은 포근하고 시원해
내 눈동자를 깡그리 감싸주지만
말소리까지는 감싸지 못해
무성한 초록 시간을 펼쳐놓고
빈 나뭇잎 틈새로 튀어나온다
이 산에서 뻐꾹, 저 산에서 뻐꾹 뻑뻐꾹
신정호수의 넝쿨장미
/김 송하
바다를 꿈꾸는 고래처럼
맹목의 사랑이 소용돌이 칠 때
신정호수의 넝쿨장미
무더기 무더기로 피었습니다.
장미는 뜨거움의 절정에서 피어나는 꽃
장미는 그냥 피는 것이 아닙니다.
장미가 꽃을 피움은
뜨거움으로 뜨거움을 삭히는 처절한 의식입니다.
장미의 저 단단한 가시는
이루지 못한 꿈들의 완강한 저항입니다.
애절한 사랑의 알갱이들입니다.
집요한 저 붉은 꽃잎은
절실한 사랑의 열정입니다.
절대 그리움이라는 언어입니다.
2007.1.4
***신정호수--온양온천에 있는 호수
사랑을 위하여
홍경임
운명의 여신 손을 이끌고
다가오는 그녀
난 그녈 뿌리 칠수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의 끝간데 없는
무질서한 사랑은 시작 되었다
시간이 모자란 내게 그녀의 사랑은
언제나 막무가내 목졸라 왔다
나 역시 늦은 귀가 길에도 (자정 가까운 시각)
그녈 잠시 보아야만 (그녀 아파트 공원 옆 포장마차 에서)
그 밤 잠을 청할수 있었다
이제 시작 했으니 우리의 사랑 여정은
이미 반은 온거다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하지만 목 마르다 허기진다
숨이 턱턱 목에 찬다
허나 가보는 거다 생이 다 하는 날까지
사랑을 위하여
내 자신 몸 바쳐 사는거다.
연어와 나
김리영
오레곤 해안에서 돌아와
골드강 댐 옆 계단식 수로를 향해
몇 번씩 뛰어오르는 연어떼를 보면
상처 입은 순간들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먼 길 돌아 오느라 살갗 점점이 벗겨진 채
제 몸 드러낸 낮은 물에 이르러서도
돌 사이 헤쳐가야 하는 연어의 상처를 보면
어디선가 상처입은 사람의 그림자도 아름다워진다.
제가 태어난 상류만을 향해 가고 또 가는 연어떼,
상처 받지 않은 연어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이 지나는 강가에 서서
갈대를 헤치고 숨죽이며 바라보는 그 아린 상처의 깊이.
난 아직 온몸에 상처를 입지 않아
연어처럼 영구 귀국을 꿈 꾸지 않는 것일까
비밀
최 서 진
불을 끄고 지금,
가만히 귀 기울리면
그대 안에 내가 피는 소리 들린다
겨울의 질긴 살갗위에
스미는 빗소리
마음은 문 밖에 있다
숨을 헐떡이는 무수한 별
부대낄수록 뜨거워지는 피
긴 밤을 켜는 새소리가 산만하다
마음이 문 밖에 있는 날
그대 안에 내가 피는 소리 들린다
가시
김경곤
독주도 나누면 덜 취하고
슬픔도 나누면 덜 아플 텐데
저물어 가는 가을만큼
가라앉는 덩어리는
어떻게 덜어낼 수 있을까
힘들고 괴로워도
사랑하는 이 생각하며
웃을 수 있는데
독배를 혼자 마시는
사람 앞에 나누지 못하는
슬픔이 목젖을 툭 툭
건드립니다.
감나무에 걸린 홍시처럼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그대 앞에
헛웃음마저 갈라지는군요
사랑은
그 힘든 만큼의 가치가 있겠죠
아프지만
그 아픔만큼의 가치가 있겠죠
그래서 가시가 남는답니다
오늘은 그녀 위해 체리블로섬 한 잔 만들어
설탕을 살짝 발라 달콤하게 전해주고 싶군
※체리블로섬=벚꽃이 한창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은은한 분위기의 칵테일
갠지스 강의 병풍
서 종 남
들여다보일 듯한, 다시 들여 놓기
어려울 것 같던 물안개가 몸을 끌어당긴다
겨울저녁, 물의 날개가 열리고
바람이 하늘을 가리며 강변을 떠다닌다
담요에 싸여 흙바닥에 귀댄
얼굴이 취한 살점처럼 누웠다
병풍은 어느 곳을 향하여서도 서지 않았다
안팍 같은 회색 낯빛에
분가루처럼 흩날리고
먼저 잘라야 할 질긴 끈이라면서
높이 보다 더 높은 곳에
폭포를 쏟아내고 벽을 넘나들며 서로의 등을 지운다
가트 위에 타오르는 불꽃, 널빤지 같은
하늘로 피어오르는, 둥글게 휘어지는
연기는 어느 풀잎의 숨결일까 등 뒤에서
허물을 걷어내고 먹빛 물결보다 더 눈부신
강가의 달빛이 꿈의 뼈들을 비추어 준다
**********************
* 강가Ganga는 히말라야 신의 딸이며, 갠지스 강의 또 하나의 이름
* 가트는 갠지스 강변에서 시체를 태우는 계단
커피에게
-맥심믹서 커피-
이용관
내가 그의 포로가 된지 삼십년이 넘었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는 갓 대학을 입학한 시점이다. 지하다방 조금은 구석진 자리에 들어섰고, 비틀즈의 레잇 비가 두세 번 귀를 울리며 분위기를 진하게 우려내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처음 그녀를 만났고 그 때부터 내 사랑은 시작 되었다. 어떤 날은 하루 대 여섯 번도 만났다. 그녀와의 만남으로 내속은 이미 새까맣게 타버렸지만 여전히 만남은 진행 중이고, 그 자체가 즐겁다. 첫 만났을 때 보다 그녀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겉모습이 화려해지면서 다양한 색깔의 옷과 액세사리들로 놀라운 변신을 해가고 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한 말처럼..... 단지 내가 그녀를 따라가지 못해 불안하다. 이제는 사이가 점점 벌어지는 것에 심한 세대 차이와 때때로 열등감도 느끼며 살고 있다. 한 때는 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일부러 노력도 해보았지만 그 곳에서는 단지 이방인 일 뿐이다. 어느 순간 난 늘 뒤쫓아 따라가기보다 차라리 내 길을 가야겠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그렇게 편 할 수가 없다. 내가 늘 다니는 곳에서 다방 커피한 잔을 놓고 느끼는 여유와 낭만이 하루의 피로와 지친심신을 달래준다.
포장의 달인
백 명숙
새벽 동네 골목길을 가는데
음식점 앞에 내 놓은 음식물봉투 밖으로
슬몃 흘러나오는 찐득한 국물위로
봉투 속 음식물이 토할 듯 빵빵한데
엊저녁에 먹었던 칙냉면 찐만두에
을료수 과일로 가득한 내 몸은
밖으로
국물도 냄새도 결코 내놓지 않는
완벽한 포장물
세상에서 가장 잘 된 포장
인간의 몸
바늘
조상준
햇살로
한 땀, 한 땀, 옷을 깁으니
온기가 흐른다
부스럭거리며 몸을 일으키니
바늘이 찔려 하나의 창을 연다
하나의 바늘이
죽어가는 것들을 다시 부르고 있다
내 안에 잠들고 있는 시간
그 바늘 끝에 하나 하나 찔리고 싶다
< 호랑이 죽이지 않고 호피 벗기는 법 >
신현복
덥석 한입에 물어 채기엔 통닭이 좋다 독한 술에 푹 절인다 자주 지나는 길목에 던져 놓는
다 몇 번은 허탕일지 모른다 반복한다 탐욕은 늘 공복이어서 먹는 것에 약하다 취한 걸음
눈만 어지럽게 미행할 필요 없다 점점 더 독한 것으로 준비하면 그만 얼마 안가 취한 곳에
서 잠든다 슬그머니 다가가 꼬리 끝을 나무에 묶는다 예리한 면도날로 정수리에 십자를 긋
는다 깨어나길 기다리는 동안 통닭만한 무를 끓는 물에 삶는다 비몽사몽 막 기지개를 켜는
그때 푹 삶은 무를 까짓것 인심 한번 크게 쓰자 참기름 듬뿍 발라도 좋고 코앞에 바싹 던져
준다 아침부터 웬 떡이냐 꿀꺽 한입에 삼키려다 앗 뜨거워라 벌떡 일어서도 겁먹지 말고
엉덩이를 냅다 후려친다 깜짝 놀라 걸음아 나 살려라 뒤도 안 보고 내달리면 호피만 남는
다 뒤집어 그늘에 말린다 느긋하게 이미 이빨 다 빠진 호랑이다 단, 어떤 변명으로도 호피
탐하지 않을 수 있을 때 딱 한 번만 써먹을 것
* 조지훈의 포호삼법 인용
내시경
권혁수
보았네
이것저것 먹은 것
삽질하여 머리와 팔다리
발가락 끝까지 콘크리트 반죽
공급하는 레미콘 현장을
울었네
목구멍 깊이 뚫고 들어가 뱃속
물렁한 양심 샅샅이 들여다보는
법경法鏡 앞에서
잠들었네
<소식란> 1월
1.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늘 건강한 몸으로 소원성취하시고, 좋은시 많이 발표하시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작년 일년 동안에도 우리 회원들의 눈부신 활동이 시단 도처에서 이루어져, 이를 계기로 우리 모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습니다.
2. 2000년 1월부터 시작한 ‘좋은시공연문학회’가 금년이 지나면 만 10년째가 됩니다. 정확히 말해서 2010년 1월행사 때가 만 10주년이 됩니다. 그 때까지 우리 모임이 목표로 하는 ‘공연시’의 성취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일년 동안 모든 회원이 각기의 재질을 십분 발휘해서 목표를 이룰 수 있기 바랍니다. 노래시든, 시극이든, 퍼포먼스든, 무용시든, 낭송시든, 합송시든, 누구나 한 가지씩 특기를 살려서 충분히 연습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3. 우리 ‘좋은시공연문학회’가 앞장서서 일으킨 새로운 ‘공연시 운동’이 우리 시단 곳곳에서 조금씩 하나의 유행으로 행해지고 있어서,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로 나타난다고 보아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나, 아직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므로, 금년 1년 동안에 우리가 더욱 열정적으로 이 운동을 적극 실천해 나가야 하리라 믿습니다.
4. 새해에는 ‘회원 배가 운동’을 일으켜서, 더욱 규모를 키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주변의 좋은 분들을 이끌어 신입회운으로 영입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주소록에 꼭 넣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