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신아연의 영혼의 혼밥 765] 왕따 장자(2) 도시락만 싸시렵니까?|작성자 자생한방병원
오늘 '나 자신 이상이 되는 것'을 더 생각해 봅니다. 오늘만이 아니라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더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큰 새가 되고 싶은 물고기'로 어제부터 장자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름을 뭐라고 붙일까 고민하다가 '왕따 장자'라고 해 보았습니다. 왕따라니? 뜬금없다고요?
장자는 시대의 왕따가 맞지요. 다만 스스로를 세상과 왕따 시켰달 뿐. 장자 뿐 아니라 노자, 예수, 붓다, 소크라테스 등 성인들은 모두 자초한 왕따들입니다. 그 시대의 보편적 사고방식을 거스르니까요. 당시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것들을 스스로 이루어 나가니까요. 물고기 그룹에서 혼자 새가 되어 날아올랐으니까요. 이미 함께 있지 못하니 왕따일 수밖에요.
특히 장자는 왕따를 당하기는커녕 오히려 세상을 왕따시키고 있습니다. <장자>는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하재열 작가의 '심상'
그러니 사람들과 잘 섞이지 못한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섞이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안 섞이는 것이라고, 대신 나는 나 자신 이상이 되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저도 독거중년에서 독거노년으로 가고 있습니다만, '독거'가 기회입니다. '독거의 고독' 속에서 진정한 나 자신, 자신 이상의 자신이 되어 물고기에서 새로 비상하는 삶의 질적, 차원적 전환을 이룰지 누가 압니까.
<장자>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교외 정도로 가는 사람은 도시락만 싸가도 돌아올 때 배고픈 줄 모르지만, 백리 길을 가는 사람은 하룻밤 양식을 준비해야 하고, 천리 길을 가는 사람은 석달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한다.
하물며 물고기가 새로 되려는 데에야...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지요.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지요. 어제 제가 말한 루틴을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지요. 루틴의 힘, 루틴의 위대함을 믿고 루틴을 통한 부단한 훈련 속에서 언젠가 찾아오는 기회를 잡고 날아올라야지요.
이럴 때 꼭 이런 말 하는 사람들 있지요.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인생 뭐 있냐고.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인데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고 좀 편하게 살면 안 되냐고. 네, 그래도 되요. 편하게 살고 싶으면 편하게 살아도 되고말고요. 장자도 그러고 싶으면 그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러면 나 자신 이상이 되지 못하는 거지요. 지금의 나로밖에 못 사는 거지요. 거듭나지 못하는 거지요.
첫댓글 기독교 하고도 오버랩 되는 표현이 있군요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나야 되겠지요
천리길이 석달분이라면 백리길은 열흘분인데요 ㅎㅎㅎ
성인들의 말씀이니 겹치는 부분이 있겠지요.
계산이 그렇게 되나요? ㅎㅎㅎ
습관처럼 무서운 건 없지 싶습니다. 한번 굳어져 버린 반복되는 부분들은 좀처럼 바뀌지 않습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본인에게 돌아오니까요. 세월 더할수록~ 더 많이 자신을 살피고 돌보는 데 에너지를 써야겠지 싶습니다. 거창한 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가치들을 깊이 오래 자주 들여다 보며..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며 살아가는 삶들이 어찌보면 노년초입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고 권리지 싶습니다.. 그래야 삶이 여생이 덜 슬퍼지니까요. 느낌 글이 너무 장황했습니다.^^
길어졌다는 느낌글이 감동이되네요
@우남골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짧은 아프리카나 제 3세계 사람들에게는 노년이 없기에 슬프다고. 단순히 오래 살지 못해서 슬픈 게 아니라 노년이라는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에 슬프다는 건데요, 노년이란 시간은 청년, 중년에서 그대로 연장된 시간이 아니라는 뜻인 거지요. 김선생님 말씀처럼 노년의 시간은 그간 먹고 살기 위해, 혹은 쾌락과 재미를 위해 정신없이 달려온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성찰하는 시기이기 때문이겠지요. 인생에서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남은 몫이자 권리라는 말씀에 깊이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