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여기저기 파릇파릇… 식물이 있는 집=건강한 집

[여명후]

집안 여기저기 파릇파릇… 식물이 있는 집=건강한 집

| 기사입력 2010-01-27 03:11 | 최종수정 2010-01-27 09:57

[동아일보] 겨울 ‘홈 헬시∼홈’ 만들기

3가지 꼭 알아두세요

《“아, 집에 빨리 가고 싶다.”

직장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지쳐버린 아이들에게도 집은 보금자리다.

하루의 피곤함을 제대로 ‘치유’해야 다음 날 열심히 일도 하고, 학교생활도 신나는 법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집에 모시고 있다면, 집은 건강과 원기를 북돋는 역할도 해 줘야 한다. 단순히 ‘거주하는 집’이 아닌 ‘건강한 집’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전정윤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현정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① 산세비에리아 거베라 등 공기정화-인테리어 일석이조

② 아이들방 통풍 잘 되게 가구배치 단순화깵 자주 환기

③ 볕 잘 드는 방을 노인방으로깵 평온한 그림 걸면 좋아

○ 식물은 직장 스트레스 해결사

전 교수는 “식물을 집안 여기저기 적절한 장소에 배치하면 건강과 인테리어 두 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식물은 공기를 정화시켜 주고 직사광선도 막아준다. 전 교수는 “사람이 식물을 보고 있는 동안 알파파가 증가하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파파는 사람이 잠에서 깨는 순간, 또는 눈을 감았거나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 나타나는 뇌파로,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특히 산세비에리아는 음이온을 많이 발생시켜 불면증을 덜어주고 흥분한 몸을 진정시켜 주는 효과를 낸다. 이 외에도 관음죽, 아이비, 싱고니움, 스킨답서스, 거베라 등이 겨울철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이다. 관음죽은 햇볕이 안 드는 실내에서 잘 자라고 암모니아와 같은 악취를 제거하는 데 탁월하다. 아이비는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으며 공중에 화분을 걸어놓으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훌륭하다. 그러나 침실에는 화분이나 꽃을 들여놓지 않도록 한다. 식물이 밤에 이산화탄소를 내뿜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추워도 아이들 방 환기는 자주 해야

아토피나 천식으로 불편을 겪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곰팡이, 집먼지 진드기, 미생물이나 실내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이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물질들은 대부분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키가 작은 아이일수록 오염된 공기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인체에 해롭지 않은 실내 마감재를 사용하도록 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자주 해준다.

문턱을 없애 틈새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오염물질은 바닥에 가라앉아 쌓인다. 이럴 때 틈새가 있으면 오염된 공기가 나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가구를 이것저것 많이 배치하면 통풍이 잘 되지 않으므로 배치 구조는 최대한 단순한 게 좋다.

장난감에서 나오는 먼지도 만만치 않다. 쓰지 않는 장난감은 수납장에 넣어두고, 자주 쓰는 장난감은 주기적으로 세탁을 해주는 것이 좋다.

김현정 교수는 “아토피를 앓지 않기 위해서는 겨울철 실내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건조한 겨울철일수록 염증과 가려움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가습기를 계속 트는 것보다는 1시간 틀고, 1시간 정도 꺼두는 것이 좋다. 젖은 빨래를 널어놓는 것도 방법이다.

○ 햇볕이 가장 잘 드는 방은 노인 방으로

박민선 교수는 “집에서 풍향이 좋고, 햇볕이 잘 드는 방을 어른들이 쓰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신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걷거나 화장실을 갈 때도 힘이 든다. 박 교수는 “일조량이 떨어지는 10월부터 겨울까지 우울증을 겪는 노인들의 수가 평소보다 많이 늘어난다”며 “햇볕은 비타민D를 만들어주고, 우울한 기분을 많이 떨쳐내게 한다”고 설명했다. 거실에서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창가에 작은 의자나 테이블을 놓는 것도 좋다. 침실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경우 다른 방이나 거실에 있는 가족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가급적 방문을 열어둔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집안을 다니다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집안 구석구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욕실의 문턱은 없애고, 바닥에는 미끄러지지 않는 바닥재나 깔개를 놓는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시력 저하다. 따라서 집안 조명의 밝기에 신경 써야 한다. 전반적으로 보통의 실내 밝기보다 약간 밝게 조명을 유지하는 게 좋다. 눈부심을 방지하기 위해 형광등보다는 텅스텐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노인은 눈부심에 민감하기 때문에 직접 얼굴에 빛이 쏟아지는 조명은 피한다. 광택이 심한 가구와 마감재는 좋지 않다.

노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 안정감이다. 박 교수는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그림을 집안에 하나 정도 꼭 걸어두라”고 조언했다. 그림이 주는 메시지가 삶에 대한 감사함이나 자연이 주는 은총 같은 게 가장 좋다. 은은한 파스텔 톤으로 그려진 풍경화처럼 마음에 평온함을 주는 그림은 고혈압 환자가 있는 집에 걸어둬도 좋다. 직접 식물을 기를 수 있도록 작은 플라스틱 화단을 만드는 것도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김윤정 인턴기자 연세대 생활과학대학 주거환경학과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