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은행권 신용등급전망 '부정적' 하향
3대 신용평가사와 국제 투기자본은 한집안.
신용평가는 '머니게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산업 구조조정기 '코코본드' 등 투자 주의해야.
(관련내용)(연합뉴스 2016.4.18)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8일 우리나라 은행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향후 12 18개월간 한국 은행권의 전반적인 신용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등급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피아 리 무디스 부사장은 "종전의 '안정적' 전망에도 어느 정도의 수익성 악화와 자산건전성 압박이 일부 반영됐다"면서도 "한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은행권의 영업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가 최근 발표한 한국 은행권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5%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특히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내놓는 정책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정책적 대응 등이 은행권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 글로벌 수요 하락 등에 따른 한국 기업 부문의 부진도 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현재 인플레이션이 한국은행의 목표치보다 낮아 추가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은행권의 이자 마진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중략)
(이길영의 분석코멘트)
무디스의 신용등급은 Aaa, Aa1, Aa2, Aa3, A1, A2, A3 순서로 매깁니다. 무디스는 지난해(2015.12.18) 글로벌 경기후퇴로 주요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만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습니다. 모두가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은 IMF(국제통화기금)의 기축통화국인 중국(Aa3)이나 일본(A1)보다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수출의 큰 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가부채의 안정적인 상환능력이 돋보인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하기야 우리나라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 중에서 부채탕감 협상 없이 전액을 상환한 유일한 나라이다 보니 무디스의 이 같은 판단’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무디스의 이상한 이벤트가 있고, 5개월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역풍을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신용등급 상향에 대한 임팩트는 제한적이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임팩트는 시장을 지속적으로 괴롭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은행산업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은행권에 대한 신용등급입니다.
최근(4.18) 무디스는 우리나라 은행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수정했습니다. 이는 통상 1년 후에는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시그널입니다. 무디스가 우리나라 은행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둔화를 들고 있습니다. 무디스는 올해(2016)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기업들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50년 만에 처음으로 주력산업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한 국가의 산업 발전과정에서 기업들에 막대한 자금을 대출하게 됩니다. 무디스는 이 대출금이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맞물리면서 대규모로 부실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무디스의 이러한 우려가 잘못되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정부에서도 경제정책 기조를 기존의 경기부양에서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대전환하고 있습니다.
우선 주력 산업인 조선·해운·철강·건설 등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이들 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은행권에서 대규모 차입을 통해 산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데미지는 불가피하며, 신용등급 하락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해 온 무디스가 민간섹터에서 핵심적인 은행권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경계감을 가져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국제투기자금의 ‘돈놀이’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주요 주주는 유태계 자본입니다. 본인들이 만든 무소불위의 신용평가사를 앞세워 자기잣대로 한 나라와 기업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경제와 금융시장이 코너에 몰릴 경우 통화(달러)를 움직여 자산가격을 1/10 또는 1/100로 떨어뜨립니다.
이것을 IMF(국제통화기금)에서는 ‘외환위기’로 표현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양털깎기’(완전히 죽이지 않고 털만 주기적으로 깎아 간다고 해서 붙인 표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현재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IMF(1997.11) 외환위기 이후 다시 찾아온 영업의 계절이 되고 있습니다.
투자적인 부분에서도 냉정히 생각해야 합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을 대규모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3% 수준으로 높지만 통상 만기가 없는 후순위채로 은행이 부도나거나 합병 시에는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권 합병 시 감자(자본감자)는 필수입니다. IMF 외환위기 때를 생각하면 됩니다.
2016.4.22 글. 이길영/전 한국경제TV 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