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교섭에 대한 반올림 입장>
반올림과 약속한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 논의 않고
조정위원회 정당성 확보에 급급한 삼성의 기만적인 행위에 분노한다
10월 8일 건설회관에서 제9차 교섭이 열렸습니다.
우려했던 대로 삼성전자는 사과, 재발방지대책, 보상에 대해 어떤 내용도 준비해 오지 않았습니다. 교섭의제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전시키자는 반올림 교섭단의 요구는 거듭 묵살하고, 오로지 조정위원회 논의만을 진행시켰습니다.
반올림 교섭단은 조정위원회에 대한 논의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삼성은 전혀 귀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지난 5월 28일 제2차 교섭에서 이인용 사장이 직접 "양측의 합의 없이는 어떤 제3자 기구도 만들어질 수 없다"고 여러 번 강조한 약속을 저버린 것이며, 반올림을 들러리 삼아 조정위원회 논의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기만적인 행태입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다음 교섭부터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성실히 협상에 임하겠다"고 했던 제2차 교섭에서의 약속도 어겼습니다. 게다가 삼성은 조정위원회에 대해 가족대책위가 먼저 요구한 것이라고 핑계를 대면서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교섭할 의지가 있다면 조정위원회는 필요 없습니다. 삼성과 가족대책위는 조정위원회를 만들면 교섭이 잘 진행될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교섭이 풀리지 않는 것은 직업병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삼성전자가 교섭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삼성 직업병 문제는 수많은 노동자와 가족들의 삶이 걸린 문제입니다. 또한 한국 사회는 물론 국제사회가 삼성전자의 태도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진지한 고민 없이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버려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책임지는 자세를 갖지 않는 한, 아무리 훌륭한 조정위원을 초빙한다 해도 삼성전자의 면피용 도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삼성전자에게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반올림 교섭단과 약속한 세 가지 의제에 대해 책임있는 답변을 가져와 성실히 교섭에 임하십시오.
2014년 10월 8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