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소년 가장 조지성군
대학 진학 앞두고 등록금 모자라 애태워
정신장애 엄마 재혼 후 집 나가 중학생 때부터 홀로 학비 마련
소년소녀 가장인 조지성(가명·18)군은 3월이면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설레는 대학생활을 앞두고 있지만 마음은 이와 달리 무겁기만 합니다.
이달 중에 입학등록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그동안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은 이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대학 입학은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일단 학교에 납부연기를 부탁해 놓은 뒤 여러 곳에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지성이를 지원해 주겠다는 곳은 딱히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될지도 모를 대학 진학을 앞둔 지성이는 이처럼 늘 행운보다는 불행이 많았습니다.
정신장애를 갖고 있던 어머니는 한 순간의 실수로 지성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지성이는 어머니가 미혼모 상태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모릅니다. 얼마 후 지성이 어머니는 재혼을 했습니다.
새아버지는 심성이 고왔지만 얼마 되지 않아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어머니는 지성이를 놔둔 채 어디론가 떠나버렸습니다. 단 둘이 생활하던 새아버지는 어린 지성이를 혼자 키울 수 없었던지 재혼을 하였습니다. 지성이에게 새아버지에 이어 다시 새어머니가 생긴 것입니다.
그럭저럭 지내던 지성이에게 다시 불행이 찾아온 것은 낚시점을 운영하던 새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큰 빚을 지면서부터입니다. 집의 가재도구에는 빨간딱지들이 붙었고,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한 새어머니 역시 얼마 뒤 가출하고 말았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진 지성이는 중학생 시절 새벽부터 각종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급식비를 마련해야만 했습니다. 학비마련을 위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보니 고교 때부터 성적이 떨어졌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지성이의 얼굴에 최근 그림자가 걷히지 않습니다. 지난해 11월 새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부족한 학비 마련을 위해 찾은 은행에서도 부모가 없는 미성년자에게는 학자금 융자가 불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불행을 견디며 살아온 지성이. 대학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물리치료사라는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불행보다도 밝은 일만 지성이에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은미·부산 부산진구 부암1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605-6715.
△지난 16일자 허철수씨 이야기 39명의 후원자 100만원.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2월 2일자 오세연씨 이야기
오세연씨의 사연에는 172만원의 성금이 접수됐습니다. 오씨는 성금을 전달받은 뒤 어느 날 주민센터로 찾아왔습니다.
아들 상진씨에 대해 차마 말하지 못한 것이 있어 고백할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상진씨가 그동안 공부한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사실은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 한 끼만 먹고 버티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고통이 있었기 때문에 주위에서 모아주신 이 성금이 너무 값지고 고맙다며 거듭 인사를 했습니다.
한편 상진씨의 가정형편을 알게 된 대학에서도 장학금을 일부 지원해 주기로 해 올해는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언젠가는 받은 것 이상으로 남을 돕겠다는 상진씨의 말이 훈훈하게 느껴집니다.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15분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