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지부장 황봉학)는 오는 9월1일 문경을 홍보하고 점촌역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볼거리 제공을 위해 점촌역 광장에 시비(詩碑)를 설치하고 제막식을 갖는다.
시비의 앞면에는 헌시공모 당선시인의 시(시제:점촌역)를 새겼고, 뒷면에는 창작 유래를 설명했으며 보는이로 하여금 기차역의 감상에 젖게 한다.
시비는 헌시 공모를 통해 당선시인 엄재국 시인의 '점촌역' 이라는 시를 담았는데, 엄 시인은 지난 200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 부회장으로 도립도서관 및 시립도서관에서 시창작반 지도를 위해 출강을 하고 있고 시집으로 ‘정비공장 장미꽃’(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 도서선정)이 있다.
문경시는 시비 설치를 통하여 다양한 예술문화와 관광자원을 널리 알리고 시민에게 향토 문화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점 촌 역 / 엄재국
가야 할 곳이 있다
철로를 달렸던 건 기차와 석탄이 아니라
숨 가쁘게 살아온 사람들이었던
과일 가득 담은 가방의 자크를 연신 열고 닫아 보듯
마음 설레던 점촌역
멀리 북으로 남으로 떠났던, 또 거기서 몰려왔던 사람들
누군가의 청춘이, 일생이 쓰러지고 일어서던 기차는,
뒤돌아 볼 수 없어 쉬었다 간다
두 눈 속에 석탄빛 불꽃이 일었던
가슴속 광부여 농부여,
상처받았지만 병들지 않아
떠나는 자가 입술 깨무는 곳
먼 데를 떠돌던 기차여
지금은, 영강 마주 안고
돈달산 어깨 위에 동이 틀 무렵
기적 울지 않아도 네가 온 줄 알겠다
네 환한 이마가 우리의 꿈인 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