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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錫謨의 『東國歲時記』를 읽고
세시음식
20103749 일어학과 이해림
●목차
-저자소개
-저서소개
-내용소개
-개인감상 및 결론
-참고서적
●저자 소개
<홍석모>
본관은 풍산(豊山). 호는 도애(陶厓) 혹은 구화재(九華齋). 아버지는 이조판서 희준(羲俊)이며, 어머니는 용인이씨(龍仁李氏) 선산부사(善山府使) 장호(章祜)의 딸이다. 일찍이 별세한 조부 정한(珽漢)에게 아버지가 입양되었으나, 생조부 양호(良浩)의 슬하에서 성장하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순조 때 음사(蔭仕)로 남원부사(南原府使)에 이르렀고, 뚜렷한 관계 진출은 보이지 않는다. 말년에 자신의 시문집을 정리 편찬하고 풍속에도 관심을 가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등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그는 9세부터 70세에 이르기까지 연월(年月)의 순서에 따라 총 21책으로 정리된 시집을 남겼다. 청나라에 여러 해 사신을 다녔던 사실, 「풍악록(楓岳錄)」과 기행시,「연날리기(紙鳶)」·「널뛰기(跳板)」·「윷놀이(擲柶)」·「봉화(烽火)」·「담배(南草)」·「안경(眼鏡)」·「자명종(自鳴鐘)」 등의 풍물시 등이 주목된다. 한편 「석계유거잡영(石溪幽居雜詠)」 34수·「농가잡시(農家雜詩)」 24수 등이 있어 그의 전원적 취향과 풍물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반면 주리론(主理論)적인 견해와 성리학(性理學)에 대한 관심을 피력한 「논성제설론(論性諸說論)」·「이기설(理氣說)」, 「회부(悔賦)」·「현자이후낙차론(賢者以後樂此論)」·「이설(利說)」 등의 논문이 있다. 저서로는 『도애시집』 21책, 『도애시문선(陶厓詩文選)』 8책, 『동국세시기』 등이 있다.(*1)
홍석모는 그 외에도 각종 풍속세시기의 총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는 도하세시기속시(都下歲時記俗時) 란 한시도 저작했다.
세시풍속 연구자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책이 『동국세시기』이지만 홍석모의 생몰연대가 정확하지 않아서 홍석모에 관한 연구는 보다 적다. 또한 그는 명문 가문인 풍산 홍씨로 혜경궁 홍씨와는 조카뻘이 된다.
●저서 소개/구성/특징
『동국세시기』란, 19세기 중반(1849) 조선 후기에 학자 홍석모가 당시의 한양을 비롯한 조선의 중심부 세시음식과 서울풍속을 필두로 지방의 모든 세시풍속과 연중행사 등을 아울러 월별로 청연하게 기록한 책이다. 필사본을 광문회에서 『열양세시기』, 『경도잡지』 와 합본하여 1책의 활자본으로 발행하였다. 특이하게 앞의 두 책보다 서울 외의 세시풍속을 담고 있어서, 우리나라 세시풍속연구의 기본문헌으로써 활용되고 있다.(*2)
세시기란 의미가 계절과 관련된 도구나 행사 등을 기록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99가지의 우리나라의 민간 풍속과 연중행사의 주요 항목을 소개하고 있다. 서문을 기록한 이자유에 의하면 정월에서부터 섣달까지의 풍속들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그달에 행해지나 날짜가 불분명한 행사들은 ‘월내’ 라는 항목에 따로 기록되어 있다. 열두 달 외에도 윤달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도구와 같은 사소한 것도 모두 포함해 그것들의 유래와 출처를 전설이나 기록 등 다양한 서적에서 증명해냈다. 유교가 중국에서 들어온지라 거의 모든 풍속의 기원을 중국의 서적들에서 인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지봉유설, 동국여지승람, 형초세시기 등 기존에 있던 국내의 세시기들에서도 많은 내용을 인용했다. 각 달의 세시음식과 지방의 풍속, 금기까지도 기록되어있다.
그러나 세시기의 많은 내용 중에서도 <세시음식>에 대하여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
●월별 내용 정리
-1월 (정월/元日)
차례, 설빔, 세배, 떡국 등 신년맞이 행위들과 경상도의 일월신, 제주도의 보름굿에 관한 내용과 이달 주요명절인 <입춘>과 관련된 관북지방의 나무소의 설명이 주가 된다. 그 외에도 인일, 상해일, 상자일 등 십이지신과 관련된 날들과 그날의 풍속/보름날의 음식(찰밥/부럼/귀밝이술/나물), 액막이, 달맞이, 연날리기, 더위팔기 등의 유래와 설명이 기록되어있다.
기타 정월 행사로는 24일이 임진왜란 때의 원한으로 가득한 달이라 주의하라고 기록되어있다. 가장 행사가 많고 내용도 많은 달이다.
▸정월(正月)의 세시음식
-매월삭망증병(每月朔望甑餅): 시루떡. 귀신에게 고사를 지낸다. 삭망 때 그리고 무시(無時)로 귀신에게 고사를 지낼 때에도 그렇게 한다.(「정월」)
-세육(歲肉): 섣달그믐 하루 이틀 전부터 소를 잡지 못하게 하는 법을 해제 한다 … 이는 서울 사람들이 정초에 쓸 고기를 실컷 먹도록 하기 위한 것…(「십이월」)
-병탕(餠湯): 멥쌀 가루를 쪄서 안반에 올려놓고 자루 달린 떡메로 무수히 찧고 때린 다음 늘여서 긴 다리 모양의 떡을 만드는 데… 동전처럼 얇게 썰어 장국에 넣고 끓인 다음 소고기와 꿩고기로 맛을 내고 산초가루를 친 것을 떡국이라 한다.(「정월」)
-환병(換餅): 중의 떡 하나를 속인의 떡 두 개와 바꾸는데, 세속에서는 중의 떡을 얻어 어린아이에게 먹이면 마마에 좋다고 여긴다.(「정월」-법고)
-채반(菜盤): 입춘날에 무와 미나리로 채반을 만들게 하여 서로 선물하게 하였다… 푸른 쑥과 누런 부추 춘반을 맛보네… 라고 (「정월」-입춘)
-약반(藥飯): 찹쌀로 밥을 지어 대추, 밤, 참기름, 꿀, 간장을 섞어 함께 진 다음 잣을 박은 것을 약밥이라고 한다. 이는 대개 신라의 옛 풍속이다.(「정월」-상원, 약반)
-작절(嚼竊): 맑은 새벽에 생밤, 호도, 은행, 잣, 순무 등의 속을 깨물면서 일년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것.
-두죽(豆粥): 붉은 팥을 끓여서 대보름 전에 먹는다.(「정월」-상원)
-오곡반(五穀飯): 오곡밥을 지어먹고 또 서로 보낸다. 영남 풍속에서도 그렇게 하는데, 하루 종일 그것을 먹는다. 이는 대개 제삿밥을 서로 나누어 먹던 옛 풍속을 답습한 것이다.(「정월」-상원)
-복과(福裹): 푸성귀와 김으로 밥을 싸서 먹는 것… 겨울을 견딜 준비로 미리 비축해 두는 맛 난 음식.
-진채(陣菜): 여러 말린 채소를 묵혀서 모두 버리지 않고 햇볕에 말려서 삶아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달에 비해 세시음식이 다양하다. 우리에게 친숙한 떡국도 포함되어 있다. 팥죽은 보통 동지에만 먹는 것인 줄 알았는데 총3번의 달에 세시음식으로써 기록되어있고, 그 중 가장 유명한 풍속이 동지팥죽이라고 한다.
최근, 정월에 먹는 보름날의 찰밥과 나물소비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이다.젊은 세대가 나물과 같은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부모세대들도 보름음식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졌다. 핵가족화와 맞벌이부부가 늘어 가족들이 함께 밥한 끼 챙겨먹기도 어려운 사회가 되어버렸다.
-2월(초하루)
중국에서는 중화절이 있는 1월이 그믐달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믐달에 명절이 없고 2월에 있다. 농사가 시작되기 전의 2월은 신맞이 제사가 많다.
월내 기타 행사로는 태조의 묘에 얼음을 바친다. 이것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중국은 천자가 종묘에 얼음을 바친다. 제주도는 배를 띄우는 것을 금하는 달이다.
▸삭일(朔日)의 세시음식
-송병(松餠): 대보름날 세워 두었던 화간의 곡식을 풀어내려 흰떡을 만든다. 찐 콩으로 소를 해 시루 안에 켜켜이 솔잎을 깔고 쪄 익힌 다음 꺼내서 물로 씻고 참기름을 바른 것을 송편이라고 한다.(「이월」-삭일)
정월에 먹었던 흰떡에서 사시사철 푸른 솔잎을 따다가 떡을 만든다. 아직 봄이 오는 것이 일러서 주변의 자연을 따다가 식생활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본다.
-3월(삼짇날)
진달래로 화전을 만들어 먹고 여인네들은 삼신당에 자식을 점지해달라고 기도를 드린다. 주요명절로 <청명>은 봄갈이농사가 시작되는 날이다. 왕이 느릅나무와 버드나무에 불을 붙여 곳곳에 하사한다. 또한 5대 명절인 <한식>도 3월에 있다. 서울에서는 추석다음으로 제사를 많이 지내는 날이고 이날만큼은 불을 사용하지 않는다. 씨를 뿌리는 날이다.
월내 행사로는 탕평채, 복어, 밴댕이, 순무 등 봄철 세시음식과 술이 어디지방이 맛있는지 설명되어 있다. 남쪽은 술을 잘 빚고 북은 맛 좋은 떡을 잘 만든다는 속담도 기록하고 있다. 꽃놀이 철이자 꽃놀이 외에도 활쏘기와 각시놀음, 청춘경로회, 유람 등 다양한 놀이가 가득한 달이다.
▸삼일(三日)의 세시음식
-화전(花煎): 진달래꽃을 따다가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둥글게 떡을 만들고 그것을 참기름으로 지진 것을 화전이라고 한다.(「삼월」-삼일)
꽃이 만발하는 3월에 잘 어울리는 세시음식이다. 이 외에도 꽃을 우려낸 차나 꽃을 나물처럼 무쳐먹는 풍속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기록하지 않고 있다.
-4월(초파일)
8일은 석가탄생의 달로 도성에서는 등불축제를 한다. 고려 때는 정월에 했으나 유교중심의 조선사회에서는 덜 중요시 여겨 4월 달에 한다. 기타 행사로는 봉숭아물들이기, 어채, 풍악 등이 있다.
▸팔일(八日)의 세시음식
-수부희(水缶戱): 느티떡, 찐 검은 콩, 삶은 미나리를 차려 놓고 손님을 맞이해 즐긴다.
오늘 날에는 단 하루의 쉬는 날 일뿐이지만 조선시대에는 부처님이 오신 달 보름여 일을 기념했다. 육식을 절제한 수부희는 불가와 어울리는 세시음식이다.
-5월(단오)
임금은 규장각 신하들에게 부채를 하사하고 도지사들은 임금에게 부채를 진상한다. 그 외의 관리들과 서민들도 다양한 가격과 색채와 질의 부채들을 주고받는다. 5대명절중 하나인 <단오>가 있고 창포물, 액막이, 그네뛰기, 수리떡 등을 소개하고 있다. 씨름의 지방적 차이와 5월1일~5월5일까지의 여아절에 대한 소개도 기록되어 있다. 여아절에는 규중처녀들이 단장을 하고 나들이를 가는 날이다.
기타 행사로 열흘날에 태종의 제삿날이 있다. 태종의 유언 “가뭄이 많은 나라를 위해 이 날만큼은 내가 꼭 비를 내리겠다.”로 정말 이날은 반드시 비가 와서 이비를 태종우라고 한다.
▸단오(端午)의 세시음식
-애고(艾糕): 쑥 잎을 캐 찧어 멥쌀가루에 넣고 녹색이 되도록 쳐 수레바퀴 모양으로 떡을 만들어 먹는 것.
5월은 조선시대 때, 여성들의 달이었다. 쑥이 제철이기도 하지만 쑥은 여성들에게 좋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쑥과 5월은 계절과 잘 맞는 세시음식이다.
-6월(유두)
신라시대 때 수도였던 경주의 풍속들이 주를 이루는 달이다. 주로 이달에는 밀가루로 만든 연병, 누룩, 상화병 등을 많이 먹는다. 삼복이 있어서 초복, 중복, 말복에 개를 잡아 개장국을 먹는다.
기타 행사로 햇곡식(기장, 조, 벼)을 거둬 천신, 즉 종묘제사를 지낸다. 여름이 시작한 달이라 궁에서는 얼음을 나눠준다. 피서의 방법과 이달에 나는 과일과 다른 밀 음식인 국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유두(流頭)의 세시음식
-수단(水團): 멥쌀가루를 쪄서 긴 넓적다리 같이 둥글게 떡을 만들어 구슬처럼 잘게 잘라 꿀물에 넣고 얼음을 채워 먹는 것.
-구장(狗醬): 개고기와 파 밑 등을 섞어 푹 삶은 것을 구장이라고 하는데 닭고기하고 죽순을 넣으면 더욱 맛이 좋다. 그것을 먹으면서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기운을 보양할 수 있다.
-두죽(頭粥): 팥을 삶아 죽을 쑤어먹는데, 초복·중복·말복 모두 그렇게 한다.
더위가 몰려오기 시작하는 6월의 세시음식에는 조선시대사람들이 어떻게 지혜롭게 여름을 이겨냈는가를 엿볼 수 있다. 차가운 얼음과 이열치열(以熱治熱).
-7월(백중날)
15일의 백중날이 있어 중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달이다. 망혼일은 죽은 어버이의 혼에 제사를 지내고 마시고 먹는 날이다. 재상이나 양반은 올벼로 제사를 지낸다.
▸백종(百種)날의 세시음식
-‘이안눌(李安訥)의 시’에서 “시장에 채소와 과실이 지천으로 깔린 걸 보니
서울 사람들 천신 제사 올리는 날인게로군“
-8월(추석)
가위라고도 하는 5대 명절 <추석>이 있는 달이다. 신라 때부터 농촌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로써 배불리 먹고 온갖 놀이가 행해진다. 노래, 길쌈, 줄다리기, 닭잡기의 대회가 있다. 특히 추석의 세시음식이 풍부하다. 햅쌀송편, 시루떡, 인절미, 밤단자 등이 있다.
▸중추(中秋)의 세시음식
-가배(嘉俳): 이 날 닭과 막걸리로 온 동네가 실컷 먹고 취해 즐긴다.
추석 때에는 오곡백과가 넘실대는 달이다. 1년 동안 힘들게 지었던 농사에 대한 보상을 받고 맘껏 즐기며 마시고 먹었다.
-9월(중앙절)
국화로 화전을 해서 먹고 경단을 빚어 먹는 달이다. 유자와 석류로 꿀에 절여 차를 만들어 먹고, 산으로 들로 단풍놀이를 즐기는 유흥의 달이다.
-10월(오일)
오일은 말의 날로써 말의 건강을 비는 날이다. (한자로 보았을 때 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소도 포함한 가축을 의미하는 것 같다.) 도성안의 내의원은 임금에게 발효 우유를 바친다. 백성들은 무당을 불러 집안의 안녕을 빌며 성주신께 제사를 지낸다. 신선로를 먹는 달이며 고려부터 행해졌던 손돌목의 제사도 이달에 행해진다. 메밀만두, 증병, 연포, 쑥국, 강정 등의 많은 세시음식이 있다. 김장을 준비하는 달이다.
▸오일(午日)의 세시음식
-증병(甑餠): 팥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외양간에 갖다 놓고 기도하고 무당을 불러다가 제사를 지낸다.
-만두(饅頭): 메밀로 만두를 만드는데, 푸성귀·파·닭고기·돼지고기·소고기·두부로 소를 만들어 싸서 장국에 끓여 먹는다.
-강정: 찹쌀가루를 술에 반죽하여 크고 작게 잘라서 햇볕에 말렸다가 기름에 지지면 누에고치 모양으로 속이 텅 비게 부풀어 오른다. 거기다 가루와 엿을 칠해 입힌 것.
추수이후 가장 풍족한 한철. 음식의 지역적 특색이 가장 도드라지는 달이 10월이다. 음식의 가짓수도 많고 김장준비하며 곁들이는 음식도 다양한 달이다.
-11월(동지)
작은 설날로 떡국대신 팥죽을 먹는다. 떡 대신 마음을 뜻하는 알심을 빚어 넣어 먹는다. 팥죽을 먹고 뿌려서 귀신을 쫓기도 한다. 임금은 종묘에 청어로 천신제를 드린다. 재상과 양반도 청어로 제사를 지낸다. 그 외에도 통영에서 전복이나 대구, 제주에서 감귤과 유자를 도성으로 보낸다. 세시음식으로는 냉면, 잡채, 골동면, 동치미, 수정과가 있고 김장을 하는 달이다.
▸동지(冬至)의 세시음식
-두죽(頭粥): 팥죽을 쑤는데 찹쌀가루로 새알 모양을 만들어서 죽에 넣어 새알심을 삶고 꿀을 타서 먹는 것.
한해를 마무리 할 준비를 하는 달. 김장한 김치가 있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먹는 시원한 음식과 뜨거운 음식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달이다.
-12월(납일)
종묘사직의 큰 제사가 있는 달이다. 내의원에서 임금에게 환약을 올리고 그 외에도 약을 많이 만들어 관서에 나눠준다. 제사를 위해 도성 안에는 사냥이 허락된다. 주요 명절로는 <섣달 그믐밤>이 있다. 이날은 궁 안에서 등불놀이를 하여 역질 귀신을 쫓는다. 불을 환하게 하고 모두 밤을 새며 묵은해를 보낸다. 이때 자버리면 눈썹이 하얘진다는 설이 있다. 또 이달엔 서울(도성 안) 우금완화로 쇠고기를 먹어도 되지만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윷놀이와 널뛰기를 시작하여 정월까지 계속한다. 기타 행사로 임금이 연말에 관대한 정치를 보여주기 위해 파면되거나 품직이 강등된 관리들의 명단을 받아 복직시켜준다.
●감상 및 결론
조선은 유교적 사회로 엄격한 신분제를 비롯한 수많은 제도들에 눌린 갑갑한 사회, 지긋한 선비들의 느긋하고 느림보 같은 시대라고 생각했다. 선비의 나라, 고지식해보이고 채식과 소식이 미덕인 사회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분제적으로 엄격한 사회는 임진왜란 이후의 모습이었고, 『동국세시기』를 읽고, 의외로 조선사회가 다양한 세시풍속들로 인해 매달 바쁘고 다채로운 세시음식에는 조선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있으며 활기찬 하루를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각 달의 풍속이나 세시음식에는 이유가 있었다.
5월의 많은 풍속들과 여아절이 왜 있을까? 남아절은 없는데.. 여자의 행실에 제한을 많이 뒀던 조선에서 쥐구멍에도 볕들 구멍을, 날씨도 좋고 여유로운 5월 달에 풍속으로써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또한, 제철음식인 세시음식은 풍속 때문에 먹는 것 같지만, 그달에 먹으면 제일 맛있기 때문에 그런 풍속이 생긴 것이었다. 그에 대한 증거로 부럼의 효능은 현대의 의사들도 인정하고 있다.
조선 사람들은 사소한 놀이마저도 과학적으로 재밌게, 흥이 나게 즐기는 민족이었다.(물론 격한 놀이 중에 돌 던지기 놀이가 있는데 너무 사상자가 나오고 격렬하여서 금했다는 내용도 있다.) 특히, 우리 세시풍속이 사소한 것 하나마저 중국과 비슷한 풍속과 행사가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중국으로 여행을 갔을 때 그들과 말은 통하지 않아도, 어딘가 생활 속에서 익숙한 점을 느낀 것도 그 이유였을 것이다.
조선시대는 사계절이 뚜렷해서 이렇게 다양하고 재미있는 풍속들이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무분별한 개발로 세계적으로 기후가 변하여 열두 달에 맞는 풍속들이 계절적으로 어긋나버렸다. 더군다나 선진국이니 후진국이니 하며 현대인으로 정의 지어버리는 범세계적인 문화가 우위에 서고, 각 나라의 고유의 풍속이 구시대적 산물로 취급되어버리는 등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어렸을 적,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입춘을 맞아 화선지에 먹을 갈아 ‘입춘대길(立春大吉)’을 써서 시골집 대문과 우리 집 대문에 붙였던 것이 생각났다. 동네아이들과 이집 저집 다니며 옆집에 붙어있는 한자를 몰라 그대로 그려서 할아버지께 가져가곤 했었다. 지금은 북촌 한옥마을을 가야 몇 장정도 볼 수 있을까. 복날에 개고기대신 닭고기로 삼계탕을 만들어 먹는 것과 세배하고 세뱃돈을 받는 등의 해가 지날수록 적은 풍속들이 간간히 맥을 이어나간다. 우리나라의 개고기문화도 전 세계의 동물애호가들에게 수많은 규탄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판하기 전에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먼저 살펴봐주었으면 한다. (푸아그라도 마찬가지다.)
매년 가을마다 대국민 이동을 하는, 상업적인 돈벌이들이 기승을 부리는 단풍놀이와 꽃놀이가 우리나라 전통 풍속에서 물줄기가 시작된 것을 세시기를 읽기 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옆 나라 일본은 자국의 역사학자마저 허구라고 말하는 왜곡된 천황의 역사도 줄줄 외우고 자랑스럽게 여기는데 말이다. 공식적인 행사에 기모노를 입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가치있는 전통의복이라고 생각하는 일본의 문화와 한복을 입고 호텔가는 것도 자국민이 부끄러워하고 입장조차 불가한 우리나라 문화. 과학적으로도 인정받고 증명되었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우리 전통풍속과 문화를 깊이 연구하고 퍼트리고 싶다. 비록 과제로 읽은 책이었지만 지금의 전공과 앞으로의 나의 진로방향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이상적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참고서적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 경도잡지 동경잡기, 홍석모 저, 이석호 역, 1993
서울 세시 한시, 진경환 역, 보고사, 2003
조선세시기, 홍석모 저, 이석호 역, 동문선, 1991
조선대세시기.3, 국립민속박물관 저, 국립민속박물관, 2004
(*1,2)- 첨부파일에 출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