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3.5(금) 맑음
어느 집 유리창에 붙어 있는
철학적인 글을 소리내 읽는다.
자~ 여보시오
돈 있다 위세 떨지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척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치 말며
명예가 있어도 뽐내지 마쇼.
다~ 소용 없다 이다.
나이들고 병들어 누우니 잘난자나 못난자나
너나 없이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 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구려!
당당하더 그 기세 그 모습이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형제 내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없신 여기지 마시구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 아닌 바로 그 남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지 않소?
웃는 얼굴로 따듯한 미소지으며
날 이렇게 잘 돌봐주더이다.
아들 딸 낳으니 일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요
대학가면 사촌이고
군대가면 손님이고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고
장가가면 사돈되고
애 낳으면 내나라 동포요
이민가니 해외 동포 되더이다.
전농동 네거리 지날 때 들려오는...
어린 시절 동동구루무와 약을 파는
약장수들을 쫓아 다녔다. 무작정 따라
다니면서 볼거리 없는 시대에 최고
놀거리로 즐겼다. 풍각쟁이들~
유랑극단 선전, 서양 선교사들의
길거리 전도, 극장 간판 선전,
굴뚝청소부, 고무신과 항아리 땜쟁이,
칼 갈이... 흘러간 추억거리이다.
마침 떡집의 개업 시식행사.
개업과 함께... 떡보! 두둑한 인심,
맘씨 좋은 이웃으로 다가온 순간.
목으로 떡을 넘기면서 눈과
몸은 연신 장단에 빠졌다.
얼굴 분칠, 꾸민 옷 자체가 인생을
노래하는 배우며 가수이다. 창조적이며
자유롭게 살아 가는 삶의 고단함도 있지만,
생활 모습을 느끼며 즐기는 시간이기도~.
북채 돌리는 손놀림을 연속으로 본다.
장단 흐르고, 신명도 피어나고...
사진 찍어도 된다는 허락 받고 ㅊㅋ.
삶의 애환을 노래하며 거리공연으로
분출하는 시간들... 그 모습을 보며
자유의 흐름을 느꼈다. 또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거리 공연의 기쁨을
아낌없이 선사하는 모습에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 백년설님이 불렀던
오래전 가요, 유랑극단(流浪劇團)이
떠오른다. 어린시절 추억과 함께!
그렇다. 예전에도 유랑극단의 일상은 이러했다.
지향없이, 정처없이, 향방없이... 가리라...
오늘 그분들은 유랑극단 예술인이며 후예임이 분명하다.
다시 한번 인생길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 여보시오/ 돈있다 위세 떨지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치 말며
명예가 있어도 뽐내지 마쇼.
다~ 소용 없다 이다.
나이들고 병들어 누우니 잘난 자나 못난 자나
너나 없이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 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 모습이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 형제 내 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 여기지 마시구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 아닌 바로 그 남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지 않소?
웃는 얼굴로 따뜻한 미소지으며
날 이렇게 잘 돌봐주더이다.
아들 딸 낳으니 일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요
대학가면 사촌이고/ 군대가면 손님이고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고/ 장가가면 사돈되고
애 낳으면 내 나라 동포요~
이민가니 해외 동포 되더이다.
첫댓글 노인정 글귀^^ 아그들이 사모치려나? 이네들이 유랑극단의 진정한 멋을 알겠는지? ㅠ.ㅠ
말로만 듣던 유랑극단...ㅋㅋ보고싶네요~~신명나보여요오~
위 게시글을 좌우명으로 삼고 남은 시간을 정성껏 살아야겠습니다.ㅎㅎㅎ
유랑극단... 생각같지는 않네요 그래도 멋지신 분들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