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제일인 목련존자는 자신의 신통력으로도 아귀도에 빠진 어머니를 구제할 수 없음을 알고 부처님께 도움으로 청합니다. 안거가 끝나는 스님들을 위해 7월15일에 청정하신 스님들께 공양을 베풀며 돌아가신 부모나 그리운 이들을 위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도록 발원하며 재를 올리면 그들을 구원할 수 있다고 하자, 그대로 실행하여 어머니를 구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우란분재(盂蘭盆齋)의 시초이지요.
우란분은 인도말로 ‘울람바나(Ullambana)’인데 중국 사람들이 소리나는 대로 우란분(盂蘭盆)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구도현(救倒懸), 즉 거꾸로 매달린 것을 구제한다라는 의미지요. 생전에 지은 무거운 죄업으로 지옥에서 거꾸로 매달려 심한 고통을 받을 지라도 이 날 시방의 스님들을 청해 모시고 맛있는 음식으로써 공양 올리면 그 공덕으로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란분절에는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신통력이 뛰어난 목련존자의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져 있습니다.
광릉내 봉선사 지장전 벽화
목련존자는 출가하기 전에 왕사성의 부상이라는 큰 재벌의 아들이었습니다. 부상은 언제나 웃음 띤 얼굴로 어려운 이들과 도움이 필요한 곳을 잘 알아 보시하기를 즐겨했습니다. 왕사성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병이 들어 죽었습니다. 그의 아름다운 아내 청제부인과 아들 나복은 재산을 정리하여 셋으로 나누어 하나는 집안 살림에 쓰고, 다른 하나는 매일 백 명의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데 쓰기로 하고, 다른 하나를 가지고 외국으로 장사를 하러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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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복은 어머니를 존경하여 믿고 떠났건만 청제부인은 아들이 떠나자마자 코웃음을 쳤습니다. 안 그래도 남편 때문에 많은 재산이 스님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사라졌는데 아들까지 그렇게 하는 것을 보니 치가 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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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떠나자 모든 하인들을 불러다 놓고 지금부터 스님들이 와서 우리를 교화하려고 한다면 몽둥이로 쳐서 목숨이 남아있지 않도록 하라는 엄명을 내렸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가축을 많이 사서 살찌워 키운 다음에 때려죽이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며 먹기를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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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년 만에 나복이 돌아오면서 이상한 마음이 들어 하인을 시켜서 어머니가 어떻게 살고 계셨는지 알아보게 했지만, 어머니는 먼저 아들이 오는 것을 알고 마치 금방 재를 끝낸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아들을 맞이하였습니다. 아들은 어머니를 의심한 것을 못내 죄송해서 집을 향해 천 배의 절을 하였습니다. 이것을 본 이웃사람들이 나복에게 청제부인이 살아온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고 있는데 마침 아들을 마중 나온 청제부인과 맞닥트리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모면하고자 어머니는 아들과 남편을 위하여 스님들께 매일 공양을 하지 않았다면 일주일 안에 천벌을 받아 죽으리라는 맹세를 하고 말지요. 집으로 돌아온 뒤 어머니는 중병을 얻어 정말 일주일이 되자 죽고 말았지요. 나복은 어머니를 불쌍히 여겨 삼년간 지극정성으로 복을 입고 봉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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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 부처님 앞에 나아가 출가하여 나중엔 신통제일 목련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신통력으로 33천을 관하다가 화락천궁에서 아버지가 하늘의 복을 누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어머니를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목련은 부처님께 여쭙니다. “부처님이시여, 제 어머니께서는 세상에 계실 때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날마다 오백승제(五百僧齊)를 올려 선업을 지으셨는데 이곳에 안 보이시니 어머니가 간 곳을 일러 주십시오.” “목련이여, 그대의 어머니는 세상에 있을 때 삼보를 공양하지 않고 욕심을 부렸으며 수미산만큼이나 많은 악업을 쌓았기 때문에 죽어서 지옥에 떨어졌느니라.” 목련을 이 말을 듣고 땅에 몸을 던지며 슬피 울다가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아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찾아 지옥으로 떠납니다.
광릉내 봉선사 지장전 벽화
# 지옥에 계신 어머니
지옥은 처참했습니다. 큰 방아에 찧기어 몸이 천 토막으로 끊겨지며 피와 가죽이 흩어져서 하루에 만 번 죽고 다시 만 번 살아나곤 하는 모습에 기절할 것만 같았습니다. 이들은 전생에 짐승을 때려죽이며 고기 맛이 연해 좋다는 둥 하면서 웃고 떠들며 그 맛을 즐겨든 이들이 가는 지옥이었습니다. 아, 다행히 어머니는 그곳에 없었습니다. 길을 가다 검수지옥을 만났습니다. 그곳은 칼이 돋아 있는 나무 끝에 중생들이 매달려 손으로 칼나무를 붙잡으니 온 몸이 모두 갈라지고 또 발로 칼날을 밟으니 사지가 모두 갈라졌습니다.
이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 우는 목련에게 지옥문을 지키는 이가 저들은 모두 전생에 인과를 믿지 아니하고 살아있는 짐승을 죽여 꼬치구이를 해 먹으며 웃고 방탕하게 살은 과보 때문이라고 일러줍니다. 그리고 개미와 벌레를 많이 죽인 죄 때문에 맷돌에 그 몸이 갈리는 석합지옥, 재물에 눈이 멀어 죽은 사람을 위해 재를 올리지 못하게 하고 삼보를 공경하지 않은 죄를 받아 커다란 배를 움켜잡고 배고픔에 몸부림치는 아귀지옥, 계란은 너무 많이 삶아 먹은 죄로 잿물 속에서 이리저리 밀려다니다 문을 만나 나가려고만 하면 문이 잠기는 고통을 겪으며 온몸이 다 타들어 가는 고통의 회하지옥, 짐승을 산채로 삶아 먹은 과보를 받는 확탕지옥, 살아있는 짐승의 골수를 많이 먹은 과보로 머리에 불 동이를 이고 있는 화분지옥을 헤매고 다녔지만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옥을 지키는 옥주에게 어머니를 찾아달라고 하자 아비지옥으로 가보라고 합니다.
광릉내 봉선사 지장전 벽화
아비지옥은 담장이 얼마나 높은 지 쳐다볼 수가 없었고 담장 위에는 네 마리의 큰 쇠로 된 개가 불길을 토하며 지키고 있었습니다. 목련은 그 앞에서 목 놓아 어머니를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다시 옥주에게 돌아와 사정을 말하자 그는 스님의 법력이 약해서 안 되니 부처님께 가서 도움을 청하라 일러 줍니다. 부처님은 목련에게 열두 고리가 달린 주장자와 가사와 발우를 줍니다. 이것을 가지고 지옥문 앞에서 주장자를 세 번 흔들면 옥문이 저절로 열리며 주장자의 고리가 흔들리는 소리를 듣고 지옥중생들은 잠시 휴식을 얻을 것이라고 일러 주셨지요. 드디어 쇠꼬챙이에 매달린 채 옥주 손에 끌려 나온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순간 목련은 그 자리에서 몸과 마음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그야말로 면회시간은 짧기만 한 지라 옥주가 모자의 상봉을 오래 할 수 없다며 빨리 헤어지지 않으면 죄인의 가슴을 창으로 찌르겠노라고 협박하며 어머니를 질질 끌고 가는데 그 모습을 보고 목련은 어찌 할 바를 모르며 기둥에 머리를 박고 울부 짖습니다
광릉내 봉선사 지장전 벽화
목련은 당장 부처님 앞에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 어머니를 구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지요. 부처님은 미간에서 다섯 가지 색깔의 광명을 놓아 지옥의 어둠을 깨트리자 어머니는 대지옥에서 나와 소흑암지옥으로 갔습니다. 어머니를 위해 여러 보살들과 함께 대승경전을 읽고 외우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자 어머니는 그곳을 떠나 다시 아귀지옥으로 왔습니다.
목련은 지칠 줄 모르며 또 부처님께 어머니를 구해달라고 합니다. 부처님은 49개의 등을 켜고 뭇 생명을 놓아주고 당번을 만들어 걸면 아귀보를 벗어날 수 있다하자 그대로 실행합니다. 아귀 몸을 벗어난 어머니는 이제 개의 몸을 받았습니다. 왕사성에 살고 있는 개를 만나니 덜컥 사람의 말을 하는 것입니다. 목련은 지옥의 고통과 개의 몸을 받은 고통을 비교하면 어떤가하고 묻자 개는 차라리 계속 개로 살아갈 지라도 지옥이라는 이름조차도 생각하기 싫다고 두려움에 덜덜 떨며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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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스님들의 위신력으로
목련은 그래도 어머니를 위하여 부처님께 또 가서 매달립니다. 부처님은 악업의 뿌리에 깊이 얽혀 그대 한 사람의 힘으로는 그곳을 벗어나기 어려우니 오직 시방의 대중스님들의 위신력이라야 비로소 구할 수 있습니다. 칠월 보름날 하안거 해제 날 자자하시는 대중스님들께 7대에 걸친 부모와 현재의 부모, 그리고 지옥에 고통받는 중생을 위해 음식과 반찬과 다섯 가지 과일, 그릇, 향, 꽃, 등촉을 마련하여 깨끗한 그릇에 담아 가지고 사방에 있는 여러 큰스님들께 공양하라. 청정한 계행을 갖춘 스님들의 도는 그 덕이 바다와 같이 넓고 깊으니라. 이날 자자하신 청정한 스님들께 공양하면 스님들의 축원을 듣고 모든 조상들이 다 지옥을 벗어나 극락에 태어나게 되니 이 자비로운 공양을 일러 우란분재라 하셨습니다. 목련이 받들어 행하니 드디어 어머니가 개의 몸을 벗어나 도리천궁에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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