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마음이 공허하고 편치를 않았습니다. 무력감이 마음을 휘감는듯 하기도 하고 마음이 꺼져 내려가는듯한 침체를 느끼기도 했지요. 우울증이 이런건가, 나에 대한 존재감, 자존감 같은 자신감이 허물어진듯하여 훌쩍 사라져버리고 싶은 욕구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결코 밝지 않은, 그래서 검은 그림자 같은 덮개가 나의 존재 자체를 넓게 덮어버리는듯 했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얼굴을 숙이고 있는데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찬송의 가사가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바로 찬송가 412장의 후렴구였습니다. 잔뜩 짓눌린 마음 속에서 이런 찬송가 구절이 떠오르다니.. 이 후렴구의 영어 가사는 이러했습니다.
'Peace! peace! wonderful peace, Coming down from the Father above!'
감탄을 나타내는, 감격을 표현하는 느낌표까지 동원하였다니! 그것도 '놀라운 평화'(wonderful peace)라고 하였으니! 더 놀라운 것은 그 평화를 내려보내주신 분이 바로 위에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시라니! 이런 감격이!
나아가 더욱 감격적인 것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으로 평화를 내 마음에 내려보내 주셨다는 것입니다.
별볼일 없이 하찮은 존재같은 나를 위해서, 하나님께 있으나마나한 무명의 인간인 나를 위해서..그저 매일 허물 가운데 살고 있는 죄송하기만 한 나를 사랑하신다고..변함 없이, 늘 언제나.. 한결같이 사랑하신다고..!
찬송가 412장이 만들어진 배경이 된 성경 구절이 무언가 했더니 빌립보서 4장 7절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이 구절에서 '그리하면'이라는 단서가 붙는데, 그 내용은 7절의 윗절인 6절의 말씀입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랬습니다. 문제는 걱정과 염려가 있었던 것입니다. 가족이 아프고, 내가 아팠고, 장래가 불투명하고 막막함이 느껴지고, 그런 근심과 염려가 켜켜이 쌓여있었습니다. 그래서 만족함이 없어 공허함이 밀려오고, 하나님께 감사함이 사라져버리니 마음에 세상이 들어와 버린 겁니다. 좋아할 존재는 마귀일 뿐이지요.
영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흡족한 기도의 양이 필요한데,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하나님께 무릎 꿇는 시간이 그저 손톱만큼 뿐인 거지요. 2,3시간씩 하던 기도가 가뭄이 든것처럼 메말라버렸습니다.
언제나 문제는 내 자신에게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한결 같으십니다. 그 인자하심은 변함이 없는데 내가 그 은혜를 받을 준비가 부족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평강이, 또는 하나님의 평화가 나에게 임하려면 빌립보서 4장 4절 말씀처럼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해야 합니다. 그리고 옹졸하고 편협한 마음을 버리고 모든 사람에게 관용을 나타내야 합니다.(5절). 가족들에게 부터 말입니다.
이제는 벗어났습니다. 어두운 그림자를 몰아냈습니다. 마음을 덮고 있던 검은 장막을 걷어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래도 사랑하신다는 그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하여 극복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확신이 있는 사람은 성령의 사람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을 언제나 받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성령은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신다고 말씀 하십니다. 우리가 연약할 때를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어나도록 하나님의 은혜를 내려주십니다. 늘 깨어 기도해서 성령 충만하도록 해야지요. 성경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생하는 생명의 능력이, 우리를 이기게 하십니다. 우울과 공허함과 무기력함을 이기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