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회]오공의 적정황제 구출작전[6]
천만가닥의 상서로운 안개에 쌓인 천궁을 떠나 남천문에 이르르니
남천문을 지키던 사대천왕이 언제 오공이 지나갔었느냐며
깜짝 놀라는 사이 오공은 목례로 간단히 인사하고
남천문앞을 쏜살같이 지나 보림사로 돌아오니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오공은 구름을 낮추어 보림사의 산문 앞까지 왔다.
멀리서 팔계의 곡하는 소리가 아직도 들렸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 삼장을 불렀다.
"스승님"
밤늦도록 오공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삼장은 매우 기뻣다.
"오공아! 돌아왔구나,
단약은 얻었느냐?"
"예에.!"
그때까지 구성지게 곡을하던 팔계가 말 참견을 했다.
"형이 못얻어 올리가 있습니까?
훔쳐서라도 가져올텐테 헤헤헤."
팔계의 말에 오공은 웃기만 했다.
"팔계야, 수고했다. 넌 이제 다른데 가 있어야.
이진 울필요가 없으니 계속 울고 싶거든
다른 집에 가서 울고 오란 말이다.
그리고 나서 오정에게 물을 떠오라고 일렀다.
오정이 급히 뒤쪽 우물에 가서 물을 떠다 오공에게 주었다.
오공은 자기 입에서 금단을 꺼내서 황제의 입을 벌리고
물과 함께 흘려 넣었다.
한시간쯤 지나자 황제의 뱃속에서 꾸르륵 꾸르륵 소리가 났다.
그러나 그의 몸은 누운채 움직이지를 않았다.
오공은 초조해 하면서 삼장에게 물었다.
"스승님! 이 금단으로 안되면 전 살릴 재간이 없습니다.
그래도 긴고주를 외워 저를 못살게 하실 겁니까?"
" 어찌 살아나지 못하겠느냐?
죽은지 오래된 시체가 어찌 물을 넘길수 있겠느냐?
이것 만으로도 금단의 선력이 있는 것을 알수가 있다.
금단이 뱃속에 들어가서 끄르륵 소리가 나지 않느냐?
배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혈맥이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쉬이 돌아서지는 못할 것이다.
물속에서 삼년이나 잠겨있으면 생철이라도 녹이 슬것이다.
사람이 어찌 무사할 수가 있느냐? 정기가 전혀 없어
그러는 것이니 누가 숨을 불어 넣어주면 좋을 것 같구나."
아무소리 못하고 서있던 팔계가 숨을 불어 넣으려고 하는데
삼장이 그의 소매를 잡아 당겼다.
"팔계야 너는 안돼. 너는
어릴적부터 살생을 하고
사람을 잡아 먹었기 때문에 숨이 흐릴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오공은 아이때부터 술과 복숭아를 먹어서
깨끗하기 때문에 숨도 맑다. 그러니 오공아 네가 하거라."
흐흐흐 하마터면 적정대왕의 입을
냄새나는 돼지 팔계가 점령할뻔 했구면...!
오공은 앞으로 나가서 뇌공같은 입술로
적정대왕의 입술을 덮어물고 훅~ 숨을 뿜었다.
숨은 왕의 목구명에서 피리소리를 내며 기관을 지나
양미간에 안쪽 한 지점에 이르러 다시
정수리까지 되돌아왔다.
그러자 후우~ 하는 소리와 함께 국왕의 정기가 모여 혼이 돌아왔다.
그는 돌아눞고 손발을 놀리더니 "사부" 하고 부르고는
일어나 맨땅에 넙죽 절하고 끓어 엎드렸다.
"어젯밤에는 혼백만 찾아와 사부를 뵈었는데
오늘 아침엔 이승사람이 되었습니다."
삼장은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는 과정을 경의롭고
경건한 마음으로 숨을 죽이며 보다가
급시 그를 일으켜 앉혔다.
"퍠하, 제게 인사할 것이 아니라
저의 제자한테 감사를 드리십시요."
오공은 시무룩히 웃었다.
"스승님, 황송한 말씀이십니다.
한집에 두 주인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저 스승님께서 절을 한번 받으시면 되십니다."
삼장은 거듭 사양하면서 왕을 부축하녀 선당으로 올라갔다.
오공, 팔계, 오정도 인사를 나누고 각기 자리에 앉았다.
때마침 조반을 가져온 중들이 흠뻑 젖은 옷을 입은
적정황제를 보고는 놀라서 수근거렸다.
오공은 뛰어가서 설명을 하였다.
"스님들은 놀라지 마십시요.
이분은 원래 오계국의 적정황제님 이십니다.
이 절을 지어주신 여러분의 진짜 주인이십니다.
삼년전 요괴에게 속아 목숨을 잃었는데
어젯밤 내가 살려드렸소, 조반을 끝내는 대로
성으로 들어가서 흑백을 가릴 작정이나 빨리 상을 차리시요."
중들은 그제야 물을 가져와 얼굴을 씻게 하고 옷을 갈아입게 했다.
몸에 걸친 옷과 신은 모두 벗게 하고 주지에게 부탁해서
겹으로된 직탈롸 누런 비단띠, 중늬 신 한켤레를 가져와
차림을 바꾸게 했다.
식사가 끝나자 말을 끌어왔다.
그때 오공이 팔계를 돌아보며 물었다.
"네 짐이 몇근이나 되니?"
"형, 이짐은 날마다 지지만 몇근이나 되는지 모르겠어."
"하긴 네게 그걸 물은 내 생각이 짧았다.
그걸 둘로 나누어서 하나는 네가지고
하나는 저 황제깨 주어서 지게하라
성에 가서 할일이 있으니 서둘러라."
"아이고 좋아, 어젯밤에는 내가 저 분을 업고 오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몰라.
지금 살아났으니 보답을 해야지.
헤헤헤"
바보 팔계는 교활하게도 하나는 가볍게 하나는 무겁게 해서
제가 가벼운 것을 지고 황제에게 무거운 것을 지라고 했다.
오공은 국왕을 보고 웃었다.
"폐하 그런 차림으로 짐을 지게 해서
참으로 송구하옵니다."
그러나 국왕은 무릎을 끓고 그저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사부, 당신은 나를 살려 주셨으니 부모아 같은 분입니다.
짐꾼이 아니라 마부가 되어서라도 스님을 모시고
서천으로 함께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구태여 서천까지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짐을 지시라는 것은 까닭이 있어 그러는 것이니
여기서성까지 사십리만 고생하시면 됩니다.
이제 성으로 들어가서 요괴를 족치고 나면
폐하께서는 옛날처럼 국왕이 되시고
우리는 우리대로 서천을 향해 길을 갈 것입니다.
팔계가 그 말을 듣고 속이 상하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황제는 사십리만 가면 짐을 벗지만
난 그대로 머슴질만 하지."
"팔계, 쓸데없는 소린 작작하고 빨리 길이나 인도해."
다음편을 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