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과 아쉬움
김옥춘
봄이 오면 봄이 금방 가버릴 것만 같아서 그지?
여름이 오면 가을이 금방 올 것만 같아서 그지?
가을이 오면 가을이 금방 가버릴 것만 같아서 그지?
겨울이 오면 봄이 금방 올 것만 같아서 그지?
계절처럼 사랑이 금방 올 것만 같아서 그지?
계절처럼 인생이 금방 가버릴 것만 같아서 그지?
일 년 내내 설레고 일 년 내내 아쉽다. 그지?
2006.8.25
|
어머니 내 어머니의 마음
김옥춘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왔었는데 자식이 아가였을 땐 그랬어 그땐 그랬어 가난해도 웃을 수 있었어
생각만 해도 자랑스러웠었는데 자식이 커갈 땐 그랬어 그땐 그랬어 가난해도 희망은 있었어
생각만 해도 든든했었는데 자식이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땐 그랬어 그땐 그랬어 여전히 가난해도 믿음이 있었어. 든든한 울타리일 줄 알았어.
이제는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와 머리에 흰머리 느는 자식 얼굴에 주름이 느는 자식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 이제는 그래
나보단 나은 인생이길 바랐는데 나보단 부자로 살길 바랐는데 나보단 자신 있게 세상을 살길 바랐는데 나보단 고생 안 하고 살길 바랐는데 울타리 없는 듯 쓸쓸한 오늘 늙은 나보다 자식 늙은 날이 더 걱정이 돼 나처럼 울타리 없는 듯 쓸쓸할까 봐 걱정이 돼 이제는 그래
2006.8.27 |
오늘은 축복이야
김옥춘
난 내가 넘어진 줄 알았어 일 년을 살고 새해를 맞을 때마다 기분이 그래
난 내가 발을 헛디딘 줄 알았어 한철을 살고 새로운 계절을 맞을 때마다 기분이 그래
난 내가 도둑맞은 줄 알았어 한 달을 살고 새로운 달을 맞을 때마다 기분이 그래
난 내가 꿈을 꾼 줄 알았어 숨 가쁘게 달리기를 하는 꿈 일주일을 살고 휴일을 맞을 때마다 기분이 그래
난 내가 축복받은 걸 알아 하루를 살고 아침을 맞을 때마다 기분이 그래 아주 소중하고 많이 감사해
오늘은 축복이야
2006.8.27 | 햇살 그리고 바람
김옥춘
햇살이 가만가만 껴안는 느낌 그지?
솜털 하나하나까지 세포 하나하나까지 온몸을 껴안는 느낌 그지? 사랑 가득한 눈빛 같아 햇살이
바람이 은근슬쩍 껴안는 느낌 그지?
솜털 하나하나까지 세포 하나하나까지 온몸을 껴안는 느낌 그지? 사랑 가득한 가슴 같아 바람이
참 따뜻하다 참 감미롭다 참 행복하다 햇살 그리고 바람
2006.9.14 |
신도 흉내 내지 못하는 사랑
김옥춘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러나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사랑은 영원하다. 죽어서 한 줌 흙이 된다 해도 죽어서 한 줌 재가 된다 해도 그 사랑은 변치 않는다.
내 엄마의 사랑은 신의 사랑보다 깊다 내 엄마의 가슴은 하늘의 가슴보다 넓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러나 그러나 내 엄마의 사랑은 영원하다. 살아생전에 벌써 가슴은 한 줌도 안 되는 재가 되도록 타들어 간 내 엄마 살아생전에 벌써 가슴은 한없이 땅속으로 꺼진 내 엄마
한 줌 흙이 된다 해도 한 줌 재가 된다 해도 내 엄마의 사랑은 영원하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러나 그러나 가슴 다 타들어 간 가슴 다 무너져 내린 내 엄마의 사랑은 영원하다. 내 엄마의 사랑은 신도 흉내 내지 못하는 크고 깊은 사랑이다
내 엄마의 여생이 모든 엄마의 여생이 좀 더 평안하길 기도하는 맘으로 계절을 맞고 계절을 보낸다.
2006.9.17 | 하루살이처럼 살자
김옥춘
백 년을 살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할 지도 모를 일이야 천 년을 사랑할 것 같지만 죽어서도 사랑할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야 영원히 함께일 것 같지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죽음이 갈라놓는다 해도 마음만은 늘 함께일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야
그렇지만 마음은 그래 백 년을 살 것 같고 천 년을 사랑해야 할 것 같고 영원히 너와 함께 있어야만 할 것 같아 그러니까 단 한 순간도 놓치지 말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늘 느껴
이 한 몸 백 년도 못사는 인생일지 모르는데 마음은 천년만년을 살 것 같은 가슴으로 살아 그게 인생이야 그게 내 인생만은 특별할 것 같은 내 인생이야 그래서 자꾸 너도 네게는 가장 특별한 인생 너의 삶 중에 나라는 걸 잊어 우리 모두가 특별한 나라는 걸 나만큼 네가 소중한 나라는 것을
이젠 하루살이처럼 살아야 할 것 같아 하루를 십년처럼 정성으로 살아야만 해 이젠 사별처럼 사랑해야 할 것 같아 한순간을 금쪽같이 아껴서 후회 남기지 않을 사랑을 해야만 해 이젠 바보처럼 살아야 할 것 같아 다 주고도 더 주고 싶어 가슴 아파하는 내 엄마처럼 가슴 아파도 항상 웃어주는 내 엄마처럼 남이 보면 자아가 없는 바보처럼 그러나 하늘이 보면 하늘 마음 똑 닮은 마음으로 살아야만 할 것 같아
백 년을 살고 천 년을 사랑하며 영원히 함께 일 것 같은 인생 그중에 오늘 그중에 이 순간을 어떻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인생은 아프고 힘들어도 행복한 거야 감사한 거야
하루살이처럼 하루를 십년처럼 정성으로 살자고 정성으로 사랑하자고 정성으로 섬기자고 다짐해 본다. 마흔이 넘어서는 자주
2006.9.17 |
최고의 밥상
김옥춘
나이 들어 봐라 푸짐한 잔칫상에 배부른가?
나이 들어 봐라 골라 먹는 뷔페 요리에 젓가락 가나?
나이 들어 봐라 고급스러운 호텔 요리에 밥 한 그릇 더 먹고 싶은가?
나이 들어 봐라 그래야 안다 내 엄마 손맛이 최고인 것을
나이 들어 봐라 그래야 안다 내 엄마 손맛이 속을 편안하게 다스린다는 것을
나이 들어 봐라 그래야 안다 세월 갈수록 내 엄마 늙어갈수록 내 엄마 손맛 그리워진다는 것을
나이 들어 봐라 내 엄마 밥상이 내 엄마 손맛이 최고지
2006.10.3
| 팔자타령
김옥춘
징그럽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도 살 수가 없다
징그러워 눈 부릅뜨고 살아도 살 수가 없어
다 그런가? 가난한 나만 그런가? 다 그런가? 복 없는 나만 그런가?
한 달을 살고나면 구멍 난 항아리 같아서 화가 난다. 매일 일해도 모래밭에 엎지른 물 같아서 맨 정신으로는 살 수가 없다.
다 그런가? 팔자 사나운 나만 그런가? 다 그런가? 월세 사는 나만 그런가?
달랑 작고 작은 방 한 칸 빌려 쓰는 욕심 부리지 못하는 세상살이인데 늙은 내 엄마 용돈 한 번 넉넉하게 드릴 돈이 없다 그래서 그래서 서럽다 서러워
방 빌리기 위해 사는 인생 아닌데 방 빌리기 위해 자식 도리 접어두고 산다. 방 빌리기 위해 사는 인생 아닌데 방 빌리기 위해 자식 노릇도 못하고 산다.
징그럽다 징그러워 내 팔자 그래도 그래도 아직은 고운 내 팔자 그래도 그래도 아직은 사랑스럽기만 한 내 팔자
2006.10.5 |
창가에 기대어 서보면
김옥춘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보면 비스듬히 보이는 세상이 마음 편하다.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보면 비스듬히 기대오는 햇살이 사랑스럽다.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보면 내 삶의 무게를 한 움큼 덜어낸 것 같아 한숨이 나온다.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보면 가만히 네가 기대올 것만 같아 눈이 감아진다.
내 삶의 무게를 발치에서 밀어내고 햇살 같은 그대를 가슴으로 끌어당기고 싶어서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어서 오늘은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본다.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보면 생활의 고난들이 내 안의 내가 비스듬하게 보인다.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보면 쓸쓸한 세상이 아름다워 가슴 저리다.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보면 외로운 인생이 아름다워 가슴 저리다.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보면 내가 끌어안아 품어야 할 세상이 보인다. 내가 끌어안아 사랑해야 할 사람이 보인다.
똑바로 서서 당당히 맞서는 세상살이 중 때때로 창가에 가만히 기대어 서본다. 세상과 내 삶을 비스듬히 바라보며 마음 느슨하게 쉬어 가는 아름다운 휴식이다.
2006.10.27 | 내가 보니 그렇더라.
김옥춘
행복한 사람은 많이 웃더라. 외로운 사람은 많이 웃으려고 하더라.
행복한 사람은 말을 많이 하더라. 외로운 사람은 글을 많이 쓰더라.
행복한 사람은 푹 자더라. 외로운 사람은 많이 자더라.
행복한 사람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살더라. 외로운 사람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더라.
내가 보니 그렇더라. 행복한 사람은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이더라. 내가 보니 그렇더라. 외로운 사람은 행복을 찾아내고 그 가치를 그려내서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더라.
내가 보니 그렇더라. 이 세상에는 행복한 사람과 행복하고 싶은 사람이 함께 살고 있더라.
2006.10.29
|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김옥춘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2010.9.2
이 글을 잉태한 곳: 쥬네브상가 29-811 버스정류장 이 글이 태어난 곳: 대한민국 용인시
| 오늘 내 친구는 너였다.
김옥춘
손잡는다고 넘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손 내미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응원한다고 힘든 산이 쉬워지는 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말 잘한다는 말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일으켜준다고 상처가 아무는 건 아니지만 흙 털어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물 모자란다고 당장 숨넘어가는 건 아니지만 생명수를 건네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혼자 간다고 다 길 잃는 건 아니지만 기다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말 한마디 안 한다고 우울해지는 건 아니지만 말 건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이름도 모르는 네가 나이도 모르는 네가 친구 하나 없는 내게 오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고맙다.
2004.9.19 월악산에 다녀와서
이 글을 잉태한 곳: 월악산국립공원 이 글이 태어난 곳: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