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듯 말듯한 날씨 날씨 어플을 확인했다가 창 밖을 보고는 우산겸 양산을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한 주를 열심히 달려온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기 쉽지 않았다. 아마 학기를 정리하며 이미 마음은 방학으로 달려가고 있어서 인가 보다. 쉬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은 또 어떤 멋진 계획으로 바쁘셨을 회장님과 준비하는 손길들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기대하는 마음 들뜬 마음 노래를 크게 부르며 천천초로 !
북촌 가회동사무소에서, 김진이샘의 전통민요와 국악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듣고 드디어 우린 북채를 장구채를 잡았다. 덩덩쿵따쿵 흥겨운 가락을 가장 빠른 휘몰이부터 진양조까지 듣고 몇 가락을 연주해보았다. 흥이 났다. 김진이샘의 창에 맞추어 우리도 신명나게 장구를 두드렸고 어떤 장구는 도망가고 우리들은 웃음지었다. 그렇게 쏜살같은 시간을 뒤로 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기상청이 비 예보를 제대로 못해 뭇매를 맞고 나서인지 일기 예보에 신뢰감을 갖지 못하고 들고 나온 우산이 양산으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그만큼 쨍쨍한 햇살 덕에 우리는 북촌 한옥마을 값진 땀을 흘리며 감상하게 되었다.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동네 구석구석 둘러보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차후 일정을 위해 북촌 삼계탕집으로 가서 맛난 낙지볶음밥을 먹었다. 물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이런 날씨엔 삼계탕이지 김칫국 시원하게 들이키신 분도 있었다. 난 맛난 낙지와 고추에 기분이 마구 좋아졌다. 점심시간 도란도란 나누는 대화들이 식욕을 한층 돋구어 주었다.
이어 우리는 창덕궁을 지나 길답서원으로 이동했다. 그 분을 만나기 위해~!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수련하시는 분 답게 세월도 비켜갈 만큼의 정정함과 청정 피부, 소년 박성준의 이야기를 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젊은 사상가, 방년 74세의 박성준 교수님을 만났다. 꽃다운 나이라 할만큼 꿈이 많은 분이셨다. 그런데 자꾸 자신은 남은 날이 얼마 없다며 우리에게 생각을 전하고 싶어 하셨다. 어린 시절 소년 가장에서 고아, 학교 급사로 보낸 시절에서 15년간의 감옥생활까지 우리 역사의 아픈 한 자락을 온 몸으로 살아온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이와중에 본능적으로 우리는 식곤증을 이기지 못하고 눈꺼풀과 씨름하면서 귀를 쫑긋 세우려고 노력하였다. 아쉽다. 우리를 잠시 깨워줄 러브스토리 한 도막 들려주셨다면 모두의 열정어린 평소 모습을 보실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좋아하던 소년은 우리에게 자신의 생각을 갖고 살라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예술가는 사슬에 묶여 춤추는 자라는 니체의 말을 남겨주셨다. 언젠가는 사슬을 끊어버리는 예술가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서 선생님들이 구입한 책에 정성껏 사인도 남겨주셨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건데, 나는 우리 춤을 조금이나마 배우고 싶었다. 어색하고 힘들겠지만 배워보고 싶었다. 그리고 두분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시간이 짧아 아쉬울 정도로 좋은 경험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학기중 연수가 오늘로서 일단락지어진다. 감사할 따름이다. 방학 중 이어질 연수가 다시 기대된다. 아마 그때는 동화에 대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할 것이다.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셨다가 8월 5일에 다시 뵈어요. *^^*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박성준 선생님을 통하여 무한한 내려놓음 즉, 겸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돌이켜보면 '감옥조차 나에게 고마운 곳'이라 회상하였다.
어떻게 해야만 무한 긍정의 사유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묶인 자(감옥에 있을 때)가 되어서야 하늘을 나는 새를 바라보며
공기와 같은 자유가 그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그를 만나니 이제 나도 더 겸손한 말과 행실을 보여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내 경우 쉽지 않겠지만......
작년의 추억이 새록새록~
박성준 선생님 너무 팬이예요. 박성준 선생님의 언변에서 향기가 느껴졌었는데
방학때 꼭 한번 들러야겠습니다. ^^
윤정 잘지내나? 청강한다더니 안보이구
네 잘 지내요.^^청강하고픈데 토욜 근무에 애둘 보니라...이번주는 강의가 있나요? 일정보구 도저언~~~
다음 강의는 방학으로~
8월 초? 7월말이면 애둘 보니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