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약속, 100일간의 기록] 074
이달의 추천길 취재를 위해 충남의 대표적인 장거리 걷기여행길인 내포문화숲길을 찾았습니다.
이날 취재는 예산의 슬로시티로 지정된 대흥면에서 한우거리로 유명한 광시까지 걷는 12km
길입니다.
감사하게도 취재를 도와주기 위해 내포문화숲길의 김종대 사무처장님과 김성무 예산예터장님이
동행해 주셨습니다. ^^
이달의 추천길로 선정된 이 길은 어떤 곳인지 사진 후기로 먼저 만나보시겠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보정이 안된 사진이예요. 원고 기고용 사진은 원고를 쓰면서 좀 만져야겠어요.
우리 교과서에서 보았던 의 좋은 형제 마을이 바로 이곳 예산군 대흥입니다
대흥관아에서 걷는 길이 첫 시작됩니다
대흥관아 바로 옆에는 '산넘어 남촌에는' 야외 세트장도 있더라구요.
자, 드디어 걷기를 출발합니다. 역방향으로 걷는 셈이기에 붉은 색 화살를 따라가면 됩니다
몇 년 전부터 나무들에 눈길이 팍팍 꽂힙니다.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김종대 처장님이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나이 먹었단 거유..." ^^;;
봉수산 자연휴양림을 지나 숲길로 접어듭니다.
봉수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예당저수지입니다.
수면적으로는 국내 최대로 280만평을 자랑합니다. 호수라고 해도 믿겠지요.
낚시전문기자 시절, 예당저수지는 제 안방과 다름없었는데요.
낚시꾼들의 신병훈련소라고 하는 예당저수지가 혹독한 가뭄을 잘 견디어 낸 것 같아 다행입니다.
내포문화숲길의 예산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성무 예산센터장님입니다.
맑은 날 해뜰 때 이곳에 오면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고 하시네요.
언제 기회가 될런지...
임존성으로 들어섭니다.
임존성이 뭐냐구요? 산성 이름인데요. 조금 뒤에 설명드릴께요.
아직은 파릇한 잎과 갈색 잎이 블랜딩된 모습이네요.
이끼에 세월이 녹아든 오래된 석성의 모습입니다. 돌의 형태로 보아 최소 고려시대 이전으로 추정됩니다.
보족한 안내사인을 보강하면서 걷기도 합니다.
임존성에서 서쪽을 보면 오서산성을 비롯한 백제의 산성들이 줄줄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마디로 이곳이 군사요충지라는 뜻이지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산성 사진에서...
상당부분 복원된 임존성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상황이 지방 출장 가는 차 안의 노트북인데,
어제 메모한 수첩을 집에 두고 와서 기억 속에서만 끄집어 내서 적어봅니다. ^^;;
임존성은 삼국시대 때 세워진 석성으로,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의해 의자왕이 잡혀가는 등 멸망했을 때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이 되었던 곳입니다.
의자왕이 당나라로 잡혀가자, 백제에 남아 있던 군사들이 임존성 주변의 여러 산성에 나뉘어 집결하고,
일본에 가 있던 의자왕의 아들 부여 풍을 백제로 다시 데리고 옵니다. 그 후 10곳 넘는 백제의 산성을
수복하는 등 백제가 다시 일어설 조짐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다시 국권이 회복되려하자 권력의 암투 등으로 인해 흑지상지가 배반을 하고,
당나라로 넘어가면서 결국 내분으로 인해 백제부흥군의 백제부흥운동은 끝나고 맙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에서는 일본의 전 국력을 모은 1천척의 배와 2만명 넘는 군사를 백제에 지원하며
나당연합군 vs 백제,일본 연합군의 전투가 663년 벌어집니다.
바로 그 전투가 백촌강전투인데, 이 전투에서 백제, 일본 연합군이 대패하면서 백제는 완전히 멸망하고 맙니다.
이 전투에서 진 백제 패군들의 상당수는 그대로 일본으로 가서 일본의 도래인이 되어 일본인의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일본이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한반도를 침략하는 그 이면에는
이렇듯 상고시대부터 한반도에서 권력싸움에 밀려난 유민들이 그때마다 일본으로 넘어가서 정착하고,
상대적으로 발달된 문명을 지닌 한반도 유민들이 일본 권력의 핵심세력을 이루면서
그들의 DNA 속에 한반도는 자신들이 돌아가야할 고향이라는 각인이 심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설도 키워냈습니다.
아무튼 임존성은 바로 백제부흥운동의 가장 핵심이 되는 요지였던 것입니다.
당나라 군함이 삽교호 등으로 들어오면 그곳부터 있는 산성에서 깃발만 흔들면
임존성까지 차례로 신호가 전달되었다고 하네요.
산성을 걷는 맛은 언제나 모던한 느낌을 줍니다.
묘순이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두분.
저 바위의 재미난 전설은 직접 가셔서 이야기판을 확인하세요. ^^
미국의 유명한 영화 '핸콕' 시높의 모티브가 될 법한 이야기랍니다.
백제시대에서 이 성을 지키던 파수꾼들은 아마 저 바위 위에서 참을 먹었겠지요? ^^
산성을 내려오면 대련사라는 절집을 만납니다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가 수호목으로 입구에 버티고 앉아 있습니다.
본당의 원래 현판은 관음보살을 모신 원통보전이었다는데, 공사중에 뒤에서 극락전이라는 현판이 발견되어
극락전으로 현판을 바꾸어 달았다고 합니다.
극락전 내부를 보니 수존불로 극락전의 수장이신 아미타불이 계시고, 좌협시로 관음보살, 우협시로 대세지보살이 계십니다.
어떻게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구분하냐구요? 관음보살의 보관 중앙에는 부처님이 앉아 계시기에 알 수 있습니다. ^^
대련사, 작지만 맘에 남는 사찰입니다.
다시 마을길을 걸어 종착지인 광시를 향합니다
과수원을 지나는데, 예산 사과 맛난 것 다 아시지요?
현재 길은 오른쪽으로 되어 있는데, 그쪽에 새 땅 주인이 길을 엎고, 복숭아나무를 심어소
왼쪽 논둑길로 임시노선을 이날 정했답니다.
이런 논둑길을 걸어 옆 마을을 잇습니다.
원래 이마을과 저마을을 잇는 길이 있었는데, 과수원으로 사라진 셈이지요.
걷는 우리들을 보시더니 과수원 주인께서 사과 한쪽 먹고 가라고 하시네요.
지금 맛나는 사과 고르는 법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하얗게 일어난 것이 당분이니 좋은 것이다.
그리고 빨갛기만 한 것 보다는 노란끼가 곁들여져 있는 것이 맛나다. (파란끼는 맛 없음)
최익현 선생의 묘도 거쳐갑니다.
최익현 선생의 묘를 거쳐가려면 찻길을 1KM 가량 걸어야 합니다.
장기적 보행 안전성 확보가 안된다면 최 선생님의 묘는 원하는 이들만 별도로 찾게하고,
길은 보행안전성 위주로 재설계 하시겠다고 하네요.
이후의 길은 무한천변을 따라 광시까지 이어집니다.
한우거리로 유명한 광시면입니다.
언젠가 발도행에서도 광시면의 어마어마한 한우 맛을 보셨지요? ^^
거창하게 먹기보다는 1만원짜리 갈비탕 한 그릇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갈비탕을 시켰는데, 육사시미가 서비스로 나오네요. 헐~~~ ^^
아름다운, 그리고 맛난 하루 되시길 빕니다. ^^
첫댓글 사진이 너무 멋집니다. 어제의 하루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산뜻하게 모습을 드러낸 성곽길도 멋지고, 마을을 지나 종착점으로 가는 시골길의 소박함도 마음에 듭니다.
조금 다른 느낌의 앵글도 분위기 좋습니다. 겨울길로 걷고 한우 먹으러 다시 가고 싶은데요~~^^
천주교순례길에 이어 백제부흥군길 걷기도 계획하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친구들과 연말 송년회를
봉수산 휴양림에서 하곤했죠.
예당저수지는 정말 바다같이 보였어요.
그 지방의 숨어있는 곳곳을
역사적인 시각으로 살펴보시는 발견이님의 글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오랜만에 와도 한결같은
발견이님의 글과 사진이
다정하게 맞아주는듯 하여
반갑게 잘 읽고 보았습니다.
발견이님의 글과 사진 잘봤어요 아름답고 정겨운 길 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