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신고 빨간 내복 입고 [ 양장 ]김경구 글/김숙경 그림 | 스푼북 | 2022년 03월 02일
책소개
할머니, 할아버지 품에서 듣던 옛날이야기를
들꽃 같은 동시로 만나 보아요!
김경구 시인이 어릴 적 추억 속의 옛것들을 시로 담아, 어린이들에게 따듯한 옛 풍경을 선사합니다. 고무신, 보자기, 참빗, 지게, 가마솥, 복조리…… 어린이들의 입장에서는 무척 생소할 우리의 옛것들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동시로 풀어냈습니다.
빈 소달구지 타고 코스모스꽃도 보고
키다리 해바라기꽃도 보다가
가끔은 벌렁 누워
쪽빛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
솜사탕 같아 입을 벌려 꿀꺽
_〈덜컹덜컹, 폴폴〉 중에서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소달구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로움과 한여름 밤 마당에 펼쳐놓은 멍석 위로 가족과 둘러앉아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다가 벌러덩 드러누워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바라보는 경험까지, 읽다 보면 머릿속엔 여유로움 가득한 환상적인 풍경이 마구 떠오릅니다. 시인의 그린 듯이 생생한 상황 표현과 맛깔나는 그림은 샘솟는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줍니다. 이 책은 옛것을 경험하지 못한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어른들에게는 추억 가득한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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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함께라면
맷돌
김경구
콩이든 팥이든
뭐든지 내 입에
한 숟갈, 한 국자 넣어 봐.
스륵스륵 돌리면
오물오물
가루가 되어 나와.
내 몸은 위짝 아래짝
단짝처럼 꼭 둘이 있어야 해.
고민거리 있다고
혼자 끙끙거리지 말고
단짝 친구에게 털어놓아 봐.
함께한다면
단단한 고민 덩어리도
솔
솔
솔
부서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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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피는 맨드라미
빨간 내복
김경구
아빠가 일찍 돌아가신 우리 집
큰언니는 초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서울 가방 공장에 취직했습니다.
첫 월급 타서 편지와 함께
우리 가족 식구 수대로 내복을 보냈습니다.
밤마다
빨간 내복을 입은 엄마와 두 동생과 나
한여름 빨갛게 고개 내민
맨드라미 같았습니다.
잠 안 자고 왔다 갔다 정신없는 막냇동생은
꼭 먹이 찾아 왔다 갔다 달랑달랑하는
닭 벼슬 같지요.
큰언니가 보내 준 내복으로
따뜻하게 지낸 겨울
박해경 아동문학가
마음속은 큰 언니의 빈자리가 허전해
눈물이 찔끔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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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BTS
호미
김경구
K-pop에 BTS가 있다면
K-농기구에는 나 호미가 있지.
BTS 공연에 전세계가 환호하듯
아마존 원예 용품 TOP10에 당당히 오른 나를 환호하지.
얘들아!
나무에 연둣빛 물이 오르는 봄날
나랑 함께 나들이 나가 보는 거 어때?
콕콕, 땅을 파서 쏙쏙 냉이도 캐고
콕콕, 땅을 파서 쏙쏙 꽃씨도 심고
멀리서 아지랑이 타고 오는 봄바람에
네 꿈도 나무처럼 쑥쑥 자라
꿈 열매 주렁 주렁 달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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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장 옛것 속에 담긴 그리움
맛있는 알람 소리 / 둘이 함께라면 / 장롱 속에 가득 담긴 이야기 / 나도 BTS / 나는야 변신왕 / 고무신의 추억 / 나보다 예쁜 코 있음 나와 봐 / 또 무엇이 나올까? / 새알 품은 돌 둥지 / 참참참 참빗 / 무서운 소리 / 파란 하늘 싹둑! / 한밤중의 난타 / 사랑이 담긴 그릇 / 덜컹덜컹, 폴폴 / 두 얼굴 / 한여름 밤 융단 / 따듯한 겨울밤 / 엄마만 탈 수 있는 자가용 / 몰래몰래 / 토끼 부부의 방아 찧기 / 밥상도 되고 책상도 되고 / 사랑의 불빛 / 부엌의 대장 / 책임감 강한 두 장군 / 접었다 펼쳤다
제2장 옛것 속에서 먹고 자고 뛰어놀고
모두 모이면 꽃밭 / 옛날 호랑이 옛날 까치 / 초가지붕 아래서 / 우리 할아버지는 달인 / 한옥이 좋아요 / 웃다가 울다가 이야기 한마당 / 쌈 싸 먹기 / 또 하나의 얼굴 / 바람을 타고 붕붕 / 새해 반가운 첫 손님 / 우리 집에 핀 진달래 / 아기를 위한 정지선 / 하루를 꿀꺽! / 여름을 책임지는 옷 / 우리들의 작은 놀이터 / 마음을 열어요 / 된장, 간장, 고추장 우리는 삼총사 / 가위 소리에 신나는 아이들 / 엄마 아빠 어릴 적에는 / 밤에 피는 맨드라미 / 사계절 밥상의 꽃 / 뻥이요! 뻥
해설 옛것 속에 가득 담긴 추억을 만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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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구 (글)
1998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2009년 [사이버중랑]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라디오 구성 작가, 동요 작사가로 활동하면서 신문에 글도 연재한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집 『방과후학교 구미호부』, 『와글와글 사과나무 이야기길』, 동시집 『꿀꺽! 바람 삼키기』, 『수염 숭숭, 공주병 우리 쌤』, 『앞니 인사』, 『사과껍질처럼 길게 길게』, 청소년 시집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워』, 『풋풋한 우리들의 시간들』, 시집 『우리 서로 헤어진 지금이 오히려 사랑일 거야』, 『눈 크게 뜨고 나를 봐 내 안의 네가 보이나』, 『가슴으로 부르는 이름 하나』, 『슬프면 슬픈 대로 기쁘면 기쁜 대로』, 『바람으로 불어온 그대 향기 그리움에 날리고』 등이 있다.
김숙경(그림)
이야기와 그림 너머를 상상하게 하는 그림작가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여자대학 일러스트레이션과를 졸업하고, 영국 킹스턴대학교 API(Advanced Programme in Illustration)를 수료했다. 2007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그린 책으로 『미스터 몽실과 다섯 개의 꿈』, 『내가 슈퍼맨이라고?』, 『특별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에디슨 아저씨네 상상력 하우스』, 『퀴즈 킹』, 『풍선 바이러스』, 『어린이 박물관-발해』, 『사랑 이야기, 담을 넘어 도망친 내시의 아내』, 『문명과 역사를 만든 소금 이야기』, 『길모퉁이 행운돼지』, 『마음대로봇 1, 2』, 『캡틴 샬럿』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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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모든 새로운 것은
그렇게 옛것이 되어 가요
모든 새로운 것은 시간이 지나면 옛것이 됩니다. 하지만 오래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낡았다는 뜻은 아니에요. 지금은 서투르고 어려운 경험과 감정들도 세월이 지나 돌아보면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 것처럼, 오래됨으로써 또 다른 가치가 생겨나기도 한답니다. 이제는 쓰임이 다한 옛것들을 우리가 시를 통해 이렇게 되짚어 보듯이요.
“여러분이 이다음 어른이 되면 지금의 물건과 풍경들이 많이 생각날 거예요. 여러분이 사는 ‘지금’도 먼 후일에는 ‘옛날’이 되겠지요. 제가 이 책에서 어릴 적 옛것을 시로 썼듯이 여러분들은 후일 지금의 것을 시로 써서 이어 주세요. 줄줄줄 이어지는 긴 기차처럼요. 이 책에서 만난 동시들이 여러분에게 멋지고 의미 있는 시간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동시에 생동감과 몰입감을 더하는
옛것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아기자기한 그림들
김숙경 작가의 그림은 김경구 시인의 명랑하고 따뜻한 시들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줍니다. 토속적이면서 익살스러운 그림은 동시 한 편 한 편에 생동감을 더하고, 다채로운 색감과 섬세한 감정 표현은 시의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과 옛 향기를 만날 수 있는 멋지고 의미 있는 여행을 『검정 고무신 신고 빨간 내복 입고』와 함께 떠나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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