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종류별 어원
뱀의 종류
뱀하면 가장 일반적인 단어는 스네이크(snake)겠죠.
구약성서 창세기에서도 에덴동산에서 뱀이 이브를 꾀어 사과를 먹게 했듯이 뱀은 음흉하고 교활한 존재로 많이 부각되곤 하죠.
그래서 snake에도 ‘뱀’이란 뜻 외에 ‘음흉(냉혹, 교활)한 사람’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snake처럼 sna-, snea-, sni-, snoo-가 붙으면 ‘기어다니는 것, 숨어다니는 것, 엿보는 것’이란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네일(snail)하면 대표적인 '기어다니는 것'이므로 '달팽이'가 되겠구요.
소리가 나지않는 고무바닥의 운동화 스니커즈(sneaker(s))는 ‘몰래(가만히)행동하는 사람/물건’이란 뜻이 있습니다.
코브라(cobra)
피리를 불면 성을 내어 몸의 앞부분을 땅에서 일으켜 세우고 목의 후드(hood)를 편평하게 넓히는 인도 및 아프리카산 독사가 되겠습니다.
cobra는 포르투갈어로 '뱀'이란 뜻인데, 아마도 이집트어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 뱀의 이름을 딴 것이 육군의 공격 헬리콥터 코브라(AH-1)입니다.
아나콘다(anaconda)
그 다음으로 유명한 뱀은 독은 없지만 덩치가 엄청 큰 남미산 구렁이 아나콘다가 있습니다.
아나콘다는 남미에 사는데 남미에서 어원은 찾을 수 없고 1768년 스리랑카 실론의 ‘비단뱀’으로 영어에 최초로 등장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설마 스리랑카에서 남미까지 헤엄쳐 갔을까요 ?
다이아몬드백스(Diamondbacks)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단 중에 애리조나주 피닉스(Phoenix)를 연고지로 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Arizona Diamondbacks)란 팀이 있는데, diamondback은 애리조나주 사막에 사는 ‘방울뱀’의 일종입니다.
diamondback은 ‘등(back)에 마이아몬드(diamond) 무늬가 있는’이란 뜻입니다.
참고로 래틀 스네이크(rattlesnake)도 방울뱀인데요. 배신자란 뜻도 아울러 있습니다.
쉭쉭거리는(rattle) 소리를 내는 뱀(snake)이란 뜻입니다.
앨리게이터(alligator)
앨리게이터(alligator)는 잘 아시다시피 ‘악어’인데요.
주로 민물에서 사는 미국, 중국산 악어를 말합니다.
줄여서 게이터(gator)라고도 합니다.
이는 스페인어로 ‘도마뱀’이란 뜻입니다.
참고로 크로커다일(crocodile)은 주로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곳에 많이 사는 아프리카, 아시아산 악어를 의미합니다.
그럼 서인도 및 남아메리카의 수림 속에 사는 큰 도마뱀은 무엇일까요 ?
바로 이구아나(iguana)입니다.
이는 남미 아라와크족어로 ‘큰 도마뱀’이란 뜻이구요.
그 외에도 도마뱀에 리저드(lizard)란 단어가 있습니다.
이제부턴 실존하지 않는 고대 뱀 또는 신화나 상상속의 동물로 가볼까요 ?
백악기 공룡의 일종인 이구아노돈(iguanodon)은 ‘금룡(禽龍)’이라고 하는데요. 어원은 이구아나(iguana)의 이빨(odon<odonys=tooth)‘이란 뜻입니다.
백악기 후기 육식성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 tyrannosaurus) 다들 잘 아시죠?
티라노사우루스는 ‘폭군(tyrant) 도마뱀(-saurus)’이란 뜻이구요.
그냥 ‘공룡’을 의미하는 다이너소어(dinosaur)는 강력한(dino<dyna) 도마뱀(saur<sauros)이란 뜻이랍니다.
신화속의 ’용’을 의미하는 드래곤(dragon)도 고대 그리스어로 ‘커다란 뱀’이란 뜻입니다.
혹시 게리멘더링(gerrymandering)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는 ‘선거시 특정한 당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였던 엘브리지 게리(E. Gerry)가 1812년의 선거에서 자기 당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정했는데 그 부자연스러운 형태가 마치 불속에 산다는 그리스 신화의 불도마뱀인 샐러맨더(salamander)와 비슷한 데서 유래하였답니다.
대한민국 인천광역시를 연고지로 하는 KBO 리그 소속 프로야구단이 에스케이 와이번즈(SK Wyverns)죠.
와이번(wyvern, wivern)은 날개 있는 용, 즉, 비룡(飛龍)이란 뜻인데, 고대 프랑스어로 ‘뱀’이란 뜻이었답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아름다웠던 메두사(Medusa)는 아테나(Aegis) 여신이 질투하여 그녀의 머리카락을 뱀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그 얼굴을 보기만 해도 돌로 변해버렸답니다.
메두사는 결국 페르세우스(Perseus)에 의해 죽는데,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잘라 아테나 여신의 아에지스 방패(Aegis)에 붙여주었습니다.
이 방패는 오늘날 해군의 자동화전투시스템을 탑재한 이지스 함정에 그 이름이 살아 있습니다.
또 헤라클레스(Hercules)가 퇴치한 머리가 아홉인 뱀이 히드라(Hydra)인데요.
히드라는 머리 하나를 자르면 머리 둘이 돋아난다고 합니다.
히드라란 고대 그리스어로 ‘물뱀’을 뜻하는데요.
그래서 hyd-, hydrau-, hydro-가 붙으면 ‘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의술의 신이 아스클레피오스(Asclepius)인데요.
그는 아폴론(Apollon)의 아들로 죽은 사람을 소생시키는 능력을 가졌다고 합니다.
어느날 아스클레피오스가 제우스의 번개를 맞아 죽은 글라우코스를 치료하고 있는데 뱀 한 마리가 방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에 깜짝 놀란 아스클레피오스는 지팡이로 내리쳐서 뱀을 죽이게 됩니다.
그런데 잠시 후 다른 뱀이 약초를 물고 와 죽은 뱀의 입에 올려놓자 죽었던 뱀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에 아스클레피오스는 뱀이 했던대로 그 약초를 글라우코스 입에 갖다 대어 그를 살려내었습니다.
이후 아스클레피오스는 뱀을 치유의식에 사용하게 됐고,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한 마리의 뱀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아스클레피오스의 뱀이 그려진 지팡이는 의료, 의술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제우스(Zeus)의 사자(使者) 헤르메스(Hermes)의 지팡이인 카두세우스(caduceus)에는 두 마리의 뱀이 서로 감기고 꼭대기에 쌍날개가 있습니다.
이 또한 평화⋅상업⋅의술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원래 헤르메스의 지팡이(카두세우스)는 뱀이 땅속과 땅위를 마음대로 오갈 수 있듯이 헤르메스가 지하세계와 지상세계를 넘나드는 통신사로서의 역할을 상징하는 의미였다고 하는데 1902년 미국 육군 <의무부>에서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가 아닌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의무병과> 휘장으로 삼는 바람에 혼돈이 초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자의 머리에 염소의 몸, 뱀의 꼬리를 한 불을 뿜는 괴물이 바로 키메라(Chimera)인데요.
키메라는 특이하게도 고대 그리스어로 ‘겨울, 눈’이란 뜻이랍니다.
기타 지렁이⋅털벌레⋅땅벌레⋅구더기⋅거머리⋅회충류(類) 벌레를 의미하는 웜(worm)도 고대 영어로는 ‘뱀’이란 뜻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