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부족해 화이자 '돌려막기'.."백신 좋고 나쁨 떠나 접종 직전에 바꾸니 불안"
7월 50대 접종자 281만명..모더나 80만회분만 남아
7월 3주 도입 예정이었던 모더나, 일정 한 주 미뤄져
"접종 직전에 바뀌면 불안..확보해놓고 예약 받아야"
[청주=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4일 오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조정된 50대 연령층 코로나19 예방접종 일정 발표를 마친 뒤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1.07.14.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50대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맞게 될 백신의 종류가 변경되자 언제든 백신 종류가 또 바뀔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선 충분한 백신을 확보해놓고 예약을 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당초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을 받기로 한 50대는 화이자도 활용해서 접종을 한다.
모더나에서 7월 3주에 공급하기로 한 물량이 7월 4주에 들어오기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7월26일부터 접종을 받아야 하는 55~59세의 경우 모더나와 화이자를 통해 접종을 받게 될 예정이다.
19일 0시 기준 국내 백신 잔여량을 보면 모더나는 80만6000회분이 남아있다. 그런데 7월에 접종을 받아야 할 55~59세는 281만8886명이다. 산술적으로 약 201만명은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을 받게 된다.
당국은 백신의 품질검사와 배송 등의 문제로 일정이 연기됐지만 공급 총량과 분기별 공급량을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1~2주 일정 변경은 계약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전예약한 50대가 모더나 또는 화이자 중 어떤 백신을 맞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 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50대 접종을 처음에 기획할 때는 모더나로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을 했는데 7월 주차별 공급 일정에 변동이 생겨 개인이 받는 백신 종류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도입, 품질검사, 위탁의료기관 공급까지 기간을 굉장히 단축해서 진행하다 보니 백신 공급이 조금 차질이 생기면 접종에 바로 영향을 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mRNA백신으로 비슷한 백신으로 평가받지만 접종 예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종류가 변경된 만큼 불안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모더나나 화이자나 큰 차이는 없기 때문에 접종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이러다가 또 다른 걸 맞으라고 할 수도 있으니 예약을 한 사람들은 불안할 것"이라며 "백신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맞기 직전에 바뀔 수 있다고 하면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12일에도 55~59세의 예방접종 사전예약 중 확보한 백신보다 더 많은 예약자가 몰리면서 당일 오후 3시30분께 예고 없이 사전예약이 조기 마감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 부족으로 1차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약 76만여명이 2차에 화이자로 교차접종을 받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확실하게 손에 쉰 백신 물량으로 예약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천은미 교수는 "백신을 충분히 수급해놓고 예약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 정부가 전체적인 로드맵을 잘 설명하면 국민들도 믿고 따를 수 있다. 그때그때 정책이 달라지니 더 불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단장은 "코로나19 백신은 수급과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당국의 고충을 말씀드리고, 양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며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게끔 백신 접종 계획을 더 안정적으로 수립해서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