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25.. 속 터지는 일 (2)
결국 또 다시 김 사장이 다녀갔다.
아무리 늦더라도 오늘 중엔 들리겠다는 그의 말에 저녁 나절 내내 현관 기둥마다 불을 밝히고 밖에 나가 서성였는데 밤 10시가 되어서야 그가 왔다. 어느 집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란다.
그 분 역시 파김치처럼 지쳐 있어 미안하기도 하지만 나 역시 황당하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여러 가지로 시도한 끝에 결국은 라우터에 들어 있는 유심을 교체했다.
유심에는 이미 한 달치 1천 페소의 로드가 들어 있고 이제 겨우 15일을 지났으니 아직도 15일이나 남았는데 어쩔 수 없이 새 유심을 갈아 끼우고, 다시 1천 페소의 로드를 새로 넣는다. 남아 있던 15일 치의 로드는 날아간 셈이다.
게다가 유심도 새로 샀다. 김 사장에게 여 분이 있어서 그 나마 돈이 들더라도 살 수 있어 다행이다.
그렇게 하고 나니 귀신이 곡하도록 인터넷도 전화도 그리고 TV도 모두 OK이다.
나는 지친 사장님과 인부들에게 집에 남아 있던 쵸콜릿과 쥬스, 비스켓을 모두 내 놓았다.
11시가 넘어서야 그들이 돌아가고 우리도 몸과 마음이 지쳐서 곧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로부터 단 5일이 지났다.
밤 9시, 거실에서 TV를 보는데 갑자기 화면이 깨져서 방으로 들어오니 컴퓨터 옆에 놓여 있는 라우터 mode에 또 빨간 불이 보인다.
가슴이 철렁한다.
왜 우리만 자꾸 이러는지 모르겠다. 또 김사장에게 전화를 할 수밖에.
머리 끝까지 화가 나지만 애써 침착하게 부드러운 소리로 묻는다.
그는 이제야 집에 들어와 늦은 저녁을 먹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식사 후 다시 와 주겠다는 그의 대답에 일단은 고맙다.
그가 한 시간을 넘게 이리 저리 애를 썼지만 도저히 안 된다. 왜 이런지 그도 모르겠다니 실망이 아니라 절망이다.
나중에는 라우터 왼쪽에 테이프로 봉해 놓은 곳을 핀으로 찔러본다. 라우터에 불이 하얗게 되고 깜박거린다.
그가 컴퓨터에다 라우터의 고유 번호와 비밀 번호 등 모든 내용을 다시 셋팅하기 시작한다. 지켜보는 우리도 죽을 맛이다.
좀 느리긴 해도 Smart를 그냥 쓸걸 그랬다는 후회가 열 번도 더 든다. 얼마나 큰 돈을 들이고 이게 뭔란 말인가?
그렇게 해서 밤 12시가 된다. 드디어 성공이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왔다.
인터넷 라우터 모드에 붉은 불이 들어오고 푸른 막대가 하나도 안 떠서 고장인 것
인터넷을 고친 후 TV를 점검하는 모습
첫댓글 정말 인터넷이 무척 괴롭히네요.
……..
넘넘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