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18] 삶과 죽음은 다르지않다 / 유언장의 작성

[운영자/박종수]

[박종수의 죽음이야기]                                 남도문학 (특집)죽음과 문학

[연재18]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

[詩]

나의 죽음 때문에 멈출 수 없기에

                                                                         에밀리 디킨슨

나는 죽음 때문에 멈출 수 없어
친절하게 그가 날 위해 멈추었어
수레는 우리들을 실었어 불멸도 함께.

우리는 천천히 나아갔지 그는 재촉하지 않았어
그래서 난 그에게 예를 갖춰
나의 근심과 즐거움도 같이 치워 버렸지.

우리는, 아이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싸우고 있는 학교를 지나고
낟알을 가득히 바라보는 들판을 지나 석양을 지나갔지-

아니 오히려 그가 우릴 지나갔어
이슬은 떨며 냉기를 나의 얇은 가운으로
숄로 베일로 끌어당겼어

우린 땅 위에 솟은 것 같은 집 앞에서 망설였어
보일듯 말듯한 지붕-땅 속의 처마
그때부터였어 수세기가 그렇지만 그 날은 짧게 느껴졌고
난 처음으로 생각해 보았어 말들의 머리는 영원을 향하고 있단 걸

[ ‘ 유언장 ’ 의 작성 ]

- 자필증서 작성 후 필요시 공증 꼭 받아야 -

“법률상 인정받을 수 있는 유언의 요건은 의외로 까다롭다.

원활한 가업승계와 가족사이의 화합을 위해 이 요건을 숙지하고 너무 늦기 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우리나라 민법상 인정받는 유언의 방식은

‣ 자필증서 ‣ 녹음 ‣ 공정증서 ‣ 비밀증서 ‣ 구수(口授)증서 등 5가지다.

이 중 가장 흔히 이뤄지고 있는 방식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이다.

자필증서 유언이 법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유언자가 유언의 내용,

작성날짜와 주소, 성명을 모두 자서(自書)로 쓴 후 날인해야 한다.

타인에게 대필시키거나 컴퓨터와 같은 입력기기를 이용하면 효력이 없다.

기업 경영자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상속재산이 존재하는 경우 혼자 자필로 작성했다가

추후에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그 효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성인 2명 이상의

입회하에 공증을 받아둘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사례) 공증의 중요성

A씨는 보유한 예금 20억원 중 일부를 인근 대학교에 기부하고 남은 금원을 유족에게 어떻게 배분하겠다는

내용의 자필 유언장을 남기고 사망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예금을 찾기 위해 은행에 갔다가 거부당한 유족은

예금반환 청구소송을 통해 결국 승소했다. 유언장에 날인이 없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결이었다.

전문가는 또 너무 늦기 전에 유언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수(口授) 시 불명확한 말로 대답하는 정도만으로는 유언 취지의 구수라고 볼 수 없으므로

‘너무 늦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게 되면 유언장을 쓰고 싶어도 못쓰게 된다“고 말한다.

승계기업의 경영권과 상속대상자의 재산권을 동시에 보호하기 위해 승계자에게 의결권 있는 주식을

집중적으로 상속하고 나머지 상속인들은 부동산, 우선주 등을 중심으로 상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전에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건강이 나빠지면 그때서야 상속을 생각하고 유언을 준비 한다며

가업승계나 보유재산은 미리 증여를 통해 차근차근 재산을 물려줘야 세금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언 장 (예)]

• 이 름 (인)

• 주민등록번호

• 주 소

• 작성일

* 유언장은 자필로 작성해야 함

∎ 임 종 방 식

* 생각해둔 임종장소(특별히 없다면 가족의 뜻에 맡긴다고 써둡니다)

(예)

• 나는 임종장소로 집이나 병원 어디든 괜찮고 자식들이 편안한 곳이면

좋습니다.

• 나는 시신 기증을 한 ㅇㅇ대학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 시신 기증이나 장기 기증 여부

(예) • 나는 이미 시신이나 장기를 기증했습니다.

기증은 ㅇㅇ기관에 위탁했으 며 제가 작성한 동의서는 내방의 개인금고에 있습니다.

∎ 임종 시 사전 의료 의향 여부

(예) • 내가 혼수상태가 되어 의료행위를 결정할 수 없을 때 ,

무의미한 연명치 료는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미 사정의료의향서에 적어 두었으며,

이의향서는 본 유언장과 함께 개인금고에 보관해 두었습니다.

∎ 원하는 장례 방식

(예)

• 나는 사후에 조상을 모신 선산에 묻히길 희망합니다.

• 니는 사후에 가족이 있는 ㅇㅇ공원묘지에 묻히길 원합니다.

• 나는 사후에 화장해 고향 뒷산 나무아래 유골을 묻어주시길 바랍니다.

∎ 종합상조 가입여부와 연락처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 둡니다.

(예)

• 나는 ㅇㅇ 상조에 가입했습니다.

가입증서는 개인금고에 있으며 담당자 의 연락처는 125-4567(ㅇㅇㅇ 과장입니다)

∎ 부고를 보내 초청할 사람들의 범위와 연락처를 적어 둡니다.

(예)

• 장례절차는 가족에게 전적으로 맡깁니다.

단,아래 지인들은 특별히 연락해 나의 마지막 길을 기념해 주었으면 합니다.

* 지인별 성명 및 연락처..........

∎ 장례 형식에 특별히 바라는 내용이 있다면 밝혀 둡니다.

(예)

• 나의 사후엔 부고장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만 돌리고 오신 분들께는 부의금이나

현물, 화환을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 원하는 장례 예식이 있으면 밝혀 둡니다.

(예)

• 장례예식은 가족의 뜻에 따라 진행하되, 조사는 친구인 ㅇㅇㅇ에게 부탁 해 주었으면 합니다.

기타 절차는 될 수 있는 한 간소하게 치르길 바랍 니다.

∎ 사후 제사의 방식을 밝혀 둡니다.

(예)

• 제사는 기일과 생일 두 번만 간단한 종교예식으로 치르길 희망합니다.

∎ 유산 상속

(예)

• 지금 나의 명의인 ㅇㅇ 동 아파트는 장남 ㅇㅇ에게, ㅇㅇ군 소재 임야는

장녀 ㅇㅇ에게 상속합니다. 그리고 예금은 ㅇㅇ재단에 기부합니다.

* 저작권 등 기타 지적재산권이 있다면 상속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힙니다.

∎ 개인의 금융 정보

(예)

• 나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은 책상서랍 맨 아래 칸에 있습니다.

예금통장은 모두 5종으로 개인금고에 있습니다. ㅇㅇ아파트, ㅇㅇ임야의

권리증서도 개인금고에 있습니다. 주식이나 채권 등은 이미 처분했으며

채권관계나 채무관계도 남은 것이 하나도 없음을 밝힙니다.

* 예금통장(은행명과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도 적으시고, 주식이나 유사 금 융상품의 권리증,

채권목록(서류와 비밀번호), 신용카드, 국민연금 가입 여부, 부동산권리증서, 채무증서, 세금영수증,

자동차등록증 보관장소, 대출증서, 보험증서, 등의 구체적인 것도 밝혀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채무관계 여부도 밝혀 두시기 바랍니다.

∎ 남기고 싶은 말

*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남깁니다.

(대상을 정확히 밝힐 수도 있고 가족 전부를 향해 할 수 도 있습니다.

아울러 자신의 생사관을 서술해 남은 가족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밝히면서 삶을 정리할 수도 있습 니다.)

(예)

• 나는 한평생 후회 없는 삶을 살려 노력해 왔습니다. 이제 죽음을 준비하며

사랑하는 가족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남기고자 합니다. 우선, 나의 죽음을 슬픔보다는 희망으로,

절망보다는 기쁨으로 맞이해주시길 부탁합니 다.

이제 나의 육신은 땅으로 돌아가지만, 나의 정신과 영혼은 또 다른 세 계를 향해 나아갑니다.

늘 여러분을 기억할 것이며 여러분도 그간 나눈 우 리의 아름다운 사랑만을 기억해주시길 부탁합니다.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 하게 남은 인생을 살아주길 부탁합니다. 사랑합니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기

2016년 2월 국회를 통과한 후 약 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8년 2월부터 발효된

“웰다잉법”의 정식 명칭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다.

1997년 12월에 있었던 ‘보라매 병원 사건’, 2009년 5월에 있었던 세브란스 병원의 ‘김 할머니 사건’등이

이법이 탄생하게 된 중요한 배경이다.

필자는 ‘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에 참여하여 2012년 10월 배우자와 함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놓았으나, 2018년 2월4일 시행된 법에 의하여 공용윤리위원회를 설치운영(전국8개병원)중이던

‘국립중앙의료원 호스피스센타’를 방문하여 2018년 2월에 새로 작성하였다.

2019년도부터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서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관리업무를 주관하고 있으며 2020년 6월 19일 현재 전국의 등록기관은 총707개소(등록기관443개소,

의료기관264개소), 의향서 누적 등록자 수는 총 639,579명으로 국민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해졌다.

현재 법제화된 사정연명의료의향서에서는 연명의료 중 네 가지 항목에 대해 본인의 의사를 묻고 있다.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항암제사용여부 에 관한 사항이 그것이다. 이 제도의 좋은 점은 의향서를 최초로

작성한 병원이 어디인지와 무관하게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담당 의료진이 의향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향서의 작성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의 홈페이지(https://www.1s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법제화되기 전에는 의향서를 본인이 썼다는 걸 법적으로 증명해 놓기 위해 공증을 받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따라서 의향서를 작성한 경우 전국 어느 병원에 입원해서 임종을 맞게 되더라도

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본인이 말기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얘기만 해 놓고 서류는 작성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족 두 명의 일관된 진술로도 가능하다. 단, 본인이 평소에

이런 의향을 전혀 밝히지 않은 경우에는 가족 전원이 합의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품위 있고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위하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작성하여

‘당하는 죽음’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을 준비해 나가시기를 권해드린다.

[서식]

1. 사전연명의료의향서

2. 연명의료결정에대한 환자의사확인서(사전연명의료의향서)

3. 연명의료결정에대한 환자의사확인서(환자가족 진술)

4.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친권자 및 환자가족 의사확인서

5. 기록열람신청서

(마지막회) 각종서식.hwp

[백록]

감사합니다
김 재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