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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의 말
1부.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꾸중 / 정호승 … 김정윤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최미라 고향의 천정 / 이성선 … 김흥배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 김진수 상상 동물 이야기 11-강시 / 권혁웅 … 오연경 엄마의 런닝구 / 배한권 … 오정희 오줌싸개 지도 / 윤동주 …진정한 질경이의 꿈 / 임경묵… 이경미 상실의 노래 / 정완영 …민병관 촉규화 / 최치원 …윤관희 악어에게 물린 날 / 이장근 … 이옥근 갓나희들이 여러 층이오레 / 김수장… 임동민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 2 / 권정생 …이성환 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 / 김선우 … 유시곤 시인이 보내는 편지: 사랑이 있어 이별도 괜찮은 인생입니다 김선우 내 인생의 시: 열렬함에 대한 기억 김양수(만화가)
2부.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 편미진 쓸쓸한 날에 / 강윤후 … 김재훈 연애편지 / 유하 … 김세동 우화의 강 1 / 마종기 … 라성림 애월에서 / 이대흠 …권영미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김재곤 빈집 / 기형도 … 김봉규 뼈아픈 후회 / 황지우 … 이승엽 즐거운 편지 / 황동규 … 최종복 푸르른 날 / 서정주 … 조은혜 농담 / 이문재 … 정해빈 푸른 밤 / 나희덕 … 배서영 시인이 보내는 편지: 너에게 가는 에움길 나희덕 내 인생의 시: 여행에서 마주친 세상의 바깥 유성용(생활 여행가)
3부.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대추 한 알 / 장석주 … 김영진 고고 / 김종길 … 신은주 초록빛 / 조재훈 … 김양선 꽃시간 1 / 정현종 … 김지은 오누이 / 김사인 … 전윤갑 곡비 / 문정희 … 서은지 성자의 집 / 박규리 … 이지혜 감 / 허영자 … 김정희 옛 마을을 지나며 / 김남주 … 김보형 추운 산 / 신대철 … 홍성구 심해 물고기 / 김명인 … 박창원 꽃씨 / 문병란 … 김영식 어느 향기 / 이시영 … 이재섭 담쟁이 / 도종환 … 정아름 시인이 보내는 편지: 절망의 벽을 아름다운 풍경으로 바꾸는 담쟁이 도종환 내 인생의 시: 우리의 가슴이 터질 것처럼 차오를 때 요조(가수)
4부.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깊었으면 즐거운 오독 / 홍일표 … 송용배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 유윤곤 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 손택수 … 박홍진 어느 대나무의 고백 / 복효근 … 이은영 살다가 보면 / 이근배 … 홍인순 꺾인 나뭇가지 / 조향미 … 민태홍 겨울밤 / 신경림 … 강준희 동맥 / 김수영 … 김익배 슬픔의 자루 / 최정례 … 최정화 이십수하 / 김병연 … 배옥금 말들 / 심보선 … 김지영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김광규 … 이태경 스무 살 / 곽재구 … 박은미 연탄 한 장 / 안도현 … 최기종 시인이 보내는 편지: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 되지 못하였다 안도현 내 인생의 시: 시가 있어 행복했던 청춘이라오 박찬일(요리사)
필자 소개 시인 소개 작품 출처
칠판에 적힌 시 한 편 -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3』 창비∥2011년 10월 10일 발행∥국판 변형∥256면∥값 9,800원
시는 삶 밖에 있다? 시는 우리 집, 우리 교실에 있다!
"아이들과 이 시를 읽으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소소한 일상에서 부딪치는 어머니와의 이야기를 통해 미처 살피지 못한 어머니의 마음을 되돌아볼 수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모습을 되짚어 생각에 잠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시간을 통해 문학이 곧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천 부평여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최미라 교사가 함민복의 「눈물은 왜 짠가」라는 시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시가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전하고 싶어서다.
평소 시와 아이들을 사랑한 전국의 국어 선생님 한데 모여 『칠판에 적힌 시 한 편 -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3』을 펴냈다. 2009년부터 ‘창비 국어’ 누리집(www.changbiedu.com)과 전자 우편을 통해 전하고 있는 시와 글을 모아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1권과 2권을 묶은 뒤, 많은 이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3권을 엮었다. 중•고등학교 국어•문학 교사 54명이 한 편씩의 시를 엄선하고 이를 소개하는 산문을 짤막하게 곁들었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교사들 말고도 김선우, 나희덕, 도종환, 안도현 시인과, 만화가 김양수, 여행가 유성용, 가수 요조, 요리사 박찬일 등의 다양한 직업군의 저자가 참여해 시를 이야기하고 시를 매개로 학생에게, 부모에게, 선생님에게 말을 건넨다.
"나도 막막하던 때가 있었다. 벽을 넘어서기 위해 싸우다 피 흘리고 얻어맞고 쫓겨났다. … 담쟁이는 포기하지 않는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옆에 있는 잎들도 힘들다는 생각을 하며 서로 손을 잡는다. … 나는 그것을 조급해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는 태도로 보았다. 자신을 믿고 다른 것들과 연대하고 협력하여 마침내 절망의 벽을 아름다운 풍경으로 바꾸며 벽을 넘는 담쟁이를 볼 때마다 나는 담쟁이가 우리에게 많은 걸 가르쳐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도종환 시인은 시 「담쟁이」를 창작한 동기를 풀어놓는다. 안도현 시인은 '연탄 시인'으로 불리게 된 사연을 전한다.
"제자네 집에서 자취를 하려고 조그마한 방을 얻었는데 이 집도 연탄을 때는 집이었다. … 어쩌다 술이라도 한 잔 하게 되는 날은 연탄 가는 것을 깜박 잊어버리고 잠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런 새벽, 무릎을 오그리고 잠을 자다 깨어 보면 어느 틈에 아랫목이 따스하게 데워져 있기도 했다. 나는 안다. 그 새벽에 연탄불이 꺼진 것을 확인하고 조용히 불을 붙여 준 따뜻한 손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 내가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 되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나도 그 누군가에게 연탄 한 장이 되고 싶다는 작은 바람으로 몇 편의 ‘연탄시’를 썼다.
백석, 김수영과 같은 작고 문인부터 우리 시단의 어른인 신경림, 정현종, 이시영 시인, 그리고 박성우, 권혁웅, 심보선 등의 젊은 시인까지 세대와 시 형식을 구분 짓지 않고 좋은 시를 쓰는 시인들의 시를 담았다. 생의 경륜과 유려한 시어로 깊이를 더하는 시부터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발랄함을 뽐내는 시까지 시인들의 다양한 시세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딱딱하지 않은 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렵고 멀게 느껴온 시가 곁으로 한 발짝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의 특징 ▶ 문학에 매혹된 중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시를 선정했다. - 현직 중고등학교 국어 선생님들이 좋은 시를 골랐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시와 문학을 매개로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도 꾸준히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참고서 식의 해설이 아니라 가슴으로, 체험으로 느낀 절절한 사연을 담았다. - 딱딱한 분석 글을 배제하고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글들을 실었다. ▶ 책 읽기와 친해지고 시와 문학에 대한 이해력을 기를 수 있다. - 시와 문학이 교과서나 시집의 울타리에 매이지 않고 훨씬 친숙한 것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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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고개 한 굽이에서 만난 시 한 편에서 가슴 저릿한 감동과 잊히지 않는 경험을 맛본 적이 있나요? 별빛조차 보이지 않는 외진 길에 주저앉아 있을 때, 사랑 잃고 절망의 터널을 헤매고 있을 때 읽었던 시 한 편의 기억이 남아 있나요? 그렇게 시는 팍팍한 생활에 친구 같은 위안을 주고, 어설프고 아둔하게 살아가는 내 일상에 폭포의 물줄기를 쏟아 줍니다. 때로는 거센 파도와 같은 외침으로, 때로는 밤하늘 가로등 불빛과 같은 은근함으로 삶의 방향을 일러 주기도 합니다. 전국의 국어 선생님들이 2009년부터 ‘창비 국어’ 누리집과 전자 우편을 통해 전하고 있는 시와 사연들을 모아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1권과 2권을 묶었고, 다시 53편의 시를 묶어 ‘칠판에 적힌 시 한 편’이라는 이름으로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3권을 냅니다.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시를 소개하는 사람들이 중•고등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국어 선생님들이라는 생각에 책 제목을 ‘칠판에 적힌 시 한 편’으로 정했습니다. 이번 책은 54편의 시와 그 시를 소개하는 글을 4부로 나누어 갈무리하고, 각 부를 이끄는 짧은 길잡이 글을 두었습니다. 1부는 가족, 친구, 제자 등 나를 있게 하는 소중한 당신들에 관한 이야기를, 2부는 벅찬 사랑과 뼈저린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3부는 자연 및 이웃과 더불어 배우고 교감하는 이야기를, 4부는 삶과 죽음, 시대와 현실을 고뇌하고 성찰하는 이야기를 묶었습니다. 아직도 시인들을 무슨 요술 보따리를 가지고 있는 딴 세상 사람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한 편의 시를 발표하기까지 홀로 삭히며 견뎌야 했던 산고(産苦)의 시간들을 모르는 듯합니다. 그래서 각 부의 끝에 마련한 기획 원고의 첫 번째가 ‘시인이 보내는 편지’입니다. 김선우, 나희덕, 도종환, 안도현 시인의 글을 통해 시 쓰기에 얽힌 사연을 엿듣는 색다른 재미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한 편의 시가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이끌어 내는 이야기는 참으로 다양하고 무궁무진합니다. 직업 따라, 나이 따라, 취향 따라 시를 보는 눈이 다르다는 것은, 시 읽기가 지극히 개인적인 만남이라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기획 원고를 추가하여 다양한 직업군의 저자가 시와 만난 내밀한 사연을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기획 원고 ‘내 인생의 시’에서는 만화가 김양수, 여행가 유성용, 가수 요조, 요리사 박찬일의 개성 넘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시와 더불어 떠나는 여행길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겁니다. 가끔은 ‘숨은 그림 찾기’처럼 혼란스러울 때도 있고, 끝없이 헤매야 하는 미로처럼 답답할 때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시인이 들려주는 진솔한 세상 이야기는 오랜 친구처럼 여러분 곁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아무쪼록 국어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시의 여행길에서 희망의 별빛도 보고, 시의 숲이 뿜어내는 치유의 피톤치드도 한껏 맛보시길 바랍니다.
-2011년 9월 엮은이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