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회사들은 대개 3~5년 걸리는 신차개발 과정에서 ‘프로젝트명’을 붙인다. 이름을 지을 때 어느 정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 알파벳으로 이뤄진 프로젝트명 앞자리는 편의상 붙이지만, 뒷자리는 에이비시디(ABCD) 차례대로 차 크기를 나타낸다.
예컨대, 경차인 기아차 모닝의 개발명은 ‘에스에이’(SA), 소형차인 프라이드는 ‘제이비’(JB), 현대차 베르나는 ‘엠시’(MC), 준중형차인 아반떼는 ‘에이치디’(HD)다. 중형차는 ‘에프’, 준대형차는 ‘지’(그랜저 XG, TG, 기아차 VG), 대형차는 ‘에이치’(제네시스 BH, 오피러스 CH), 초대형차는 ‘아이’(에쿠스 VI), 스포츠카는 ‘케이’(제네시스 쿠페 BK, 포르테쿱 XK)라는 식이다.
GM대우는 차 크기를 나타내는 알파벳 뒤에 순서대로 숫자를 붙인다. 라세티는 ‘제이250’, 라세티 프리미어는 ‘제이300’이다. 르노삼성도 비슷하다. 큐엠(QM)5는 ‘에이치(H)45’, 신형 에스엠(SM)3는 ‘엘(L)38’이었다.
<위-그랜저TG, 좌-EF쏘나타, 우-NF쏘나타>
신차를 프로젝트명으로 부르는 것은 이제 일부 자동차업계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당연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쏘나타다. 이에프(EF) 때는 아예 프로젝트명을 이름으로 붙였다. 그 뒤 나온 엔에프(NF) 때는 쏘나타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엔에프라고 불렀다. 현대차 그랜저 또한 많은 사람들이 티지(TG)라고 부르고 있다. 인기 차종을 보유한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를 낼 때 이름을 바꾸기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가려는 차원에서 차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유럽이나 일본의 차 업체들은 동급 차량에 세대만 구별할 뿐 수십 년씩 같은 이름을 붙이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차의 특성에 맞는 이름을 가져야;;>
자동차 이름의 세대별 구분이 큰 의미는 없지만 나름대로 그 시대의 상황을 고려해 지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자동차의 발달에 따라 그 이름도 날로 다양해지는 지금, 10년 뒤에는 어떤 이름을 가진 자동차가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지어진 특성들을 살펴보면 나름대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마티즈 같은 경차에 에쿠스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이상하지 않겠는가? 알아서들 생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