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인 칼럼>
이번 월드컵 기간 중 각 주요 텔레비전 매체는 축구 중계 경쟁을 벌였다. 당연히 축구 해설이 경쟁의 핵심이 되었고 각 방송사마다 특징 있는 해설가를 기용하여 해설 경쟁에 돌입했다. 그런데 한국대 스위스 전에서 하나의 헤프닝이 벌어졌다. 바로 스위스가 두 번째 골을 넣은 것이 오프사이드냐 아니냐에 관심이 집중한 것이다. 그런데 각 해설가마다 이 사건을 다르게 해설하였고 급기야 SBS의 신문선 해설위원은 오프사이드가 아니라는 해설로 인해 중도에 귀국하게 되었다. 이것이 한국축구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실 나는 월드컵 경기 내내 신문선 해설위원이 있는 SBS만 보았다. 가장 해설이 명쾌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그 오프사이드 사건에서 슬로비디오를 본 신문선 해설위원이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지만 왜 주심의 판단이 옳았는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바로 수비수의 발에 볼이 맞고 흘렀기 때문에 오프사이드가 아니란 해설이었다. 누가 들어도 납득이 가는 전문가로서의 명쾌한 해설이었다. 축구 전문가가 아닌 우리들로서는 그 사실을 알 리가 없고 따라서 안타깝게 생각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전문가의 해설로 상황이 이해가 되었고 아쉽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타 방송사의 해설위원들의 해설이었다. 무조건 애국적 관점에서 고함만 지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해설위원을 두는 이유는 전문가로서의 해설을 듣기 위함이다. 평범한 관중들과 같은 수준에서 고함만 칠 것 같으면 무엇 때문에 그 사람들의 해설을 들어야 하는가?
더 큰 문제는 신문선의 해설이 비애국적이라고 하여 네티즌들이 도를 넘어 신문선 해설위원을 매도하였다는 사실이다. 축구가 어디 전쟁인가? 축구 해설이 왜 애국심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져야 하는가? 그런 해설이 가치가 있는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우리 모두 차분하게 생각해야 하지만 성난 네티즌들은 그러하지 못하였다.
생각해보면 한국은 비전문가적 감정적 판단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지나친 월드컵 응원도 그 차원에서 본다면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장애가 된다. 축구를 관전하는 태도가 축구의 규칙에 따라 기술적 측면을 고려하면서 조금이라도 전문적 식견을 갖추어야 하고, 또 축구가 인기를 끌면서 더욱 더 관중의 관전 수준이 이런 측면에서 향상되어야 하지만, 한국의 축구팬은 축구팬이 아니라 그저 그 기회에 열광이나 하는 군중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번 사태로도 증명이 되었다. 축구를 즐길 준비도 되어 있지 않으면서 축구에 대해 과도한 감정적 반응을 하는 것은 단지 축구를 빙자한 감정풀이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비이성적 비전문적 관전태도가 바로 2002년의 대통령 선거에도 그대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거나 전문가의 견해를 존중하여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의도적으로 조작된 신호에 따라 비판 없이 열광만하는 감정적 반응이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켰고 오늘의 수준 낮은 정치의 원인이라고 보여지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SBS와 한국축구협회 또는 다른 축구 해설가들의 태도다. SBS는 신문선 해설위원을 바로 귀국시켰다.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존중할 의사가 없었다면 SBS는 왜 애당초 그를 해설위원으로 임명하였는지 의문이다. 그저 일반 시민과 같이 감정적으로 고함만 치는, 목소리가 우렁찬 응원단장을 해설위원으로 모시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또한 한국축구협회는 왜 신문선 해설위원의 해설이 옳았다는 성명을 내지 않는가? 또한 다른 해설위원들은 왜 침묵하고 있는가? 특히 그 날 그 때 엉터리 해설을 한 해설위원들은 왜 반성하지 않는가? 시청자를 우롱한 엉터리 해설에 대해 사죄해야 마땅하다.
이번 신문선 해설위원의 올바른 해설이 매도당하는 현실은 바로 한국축구의 수준을 말해준다. 아직 한국축구팬은 축구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가끔 일본 방송에서 한일전에 대해 일본 해설가가 해설하는 것을 들을 때가 있는데, 일본 해설위원들은 절대로 비뚤어진 애국적 관점에서 한국선수를 비난하거나 사실을 틀리게 해설하지 않는다. 역시 우리보다는 수준이 높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또한 미국이나 또는 영국 등 선진국의 해설가들의 해설을 들으면 저절로 신명이 난다. 이들의 해설로 인해 시청자의 경기이해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문선 해설위원이 올바른 해설을 하고도 매도당하는 현실은 비단 축구계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생활이 감정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정치영역으로 들어가면 그 수준은 술집에서 까십이나 나누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친북세력이 북한의 군사독재자의 엉터리 신호에 따라 놀아나는 꼴을 보면 기본적 양심이나 상식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로 인해 한국 사회는 상식이 무너진 사회가 되었다. 한국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바로 김정일이 무너지고 친북세력이 사라져서 건전한 상식을 우리 모두 회복해야 한다.
2006. 7. 8.
[정창인 독립신문 주필]http://blog.chosun.com/cchungc | |
첫댓글 광화문 거리 지랄응원 = 노빠들의 광적인 좃뿔시위 ...거의 비슷합니다..
전 축구중계 MBC만 봤는데...ㅜㅜㅜ 차범근 부자 해설이 넘 재밌어서유...ㅜㅜㅜ
포퓰리즘 공화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