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초보 패션 테러리스트의 반란이 시작된다
안 영 미
안영미처럼만 입지 말라고?
‘분장실의 강선생님’ 속의 골룸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안영미. 그녀가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온스타일의 ‘패션 오브 크라이’라는 프로그램의 4명의 MC 중 한 명으로 방송을 시작한 것. 아직 방송을 못 본 사람들이라면 ‘안영미가 옷을 꽤 입는 구나’ 하고 생각할 법하지만 지인들에게 그녀는 꽤 유명한 패션 테러리스트로 통한다.
“함께 방송하는 무한걸스 멤버들이 듣고서는 바로 웃음을 터뜨리더라고요. 패션에 ‘패’자도 모르는 사람이 뭘 안다고 패션 프로그램을 하냐는 거죠. 유세윤 선배도 평소 옷 좀 사 입으라고 구박할 정도로 제가 패션에 무관심한 편이거든요. 하하하.”
무남독녀 외동딸이라 옷을 물려줄 동생이 없어 아깝다는 이유로 친척 오빠의 옷을 물려 입고 자란 이야기,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에 남자 옷을 입고 다녀 목욕탕에서 제지당했던 이야기, 브랜드를 몰라 ‘엘레소’라는 가짜 브랜드가 크게 새겨진 옷을 입고 나타나 놀림을 당했던 이야기 등등….
그런 중에도 그녀는 옷을 잘 입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단다.
“고등학교 때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면서 한껏 차려입고 시내에서 만났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저한테 도로 집으로 가라더군요. 친구들한테 소개시켜주기 창피하다나. 집에서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러고 나서요? 예뻐져야겠다는 생각 대신 ‘내가 왜 걔한테 잘 보이기 위해 꾸며야 돼?’라는 반발심이 생겨 그 뒤로도 제 스타일대로만 입었죠.”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억지로 꾸며지는 것도 싫고, 있는 모습 그대로의 편안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그녀가 가진 패션 철학이었다.
왼쪽) 올여름 주목받고 있는 민소매 트렌치코트에 스키니진을 매치해 연출한 프렌치 룩. 킬힐로 마무리해 스키니 진의 매력을 높였다. 캡소매 트렌치 코트 에고이스트. 스키니 진 cc 컬렉션. 클러치 백 루이까또즈. 화이트 킬힐 자라. 골드 이어링 스프링스트링스.
오른쪽) 평소 즐겨 입는 심플한 점프슈트에 화이트 마린 재킷을 매치해 도회적인 스타일을 연출했다. 블루 킬힐과 블루 숄더백이 더위를 잊게 만든다. 화이트 재킷 제시뉴욕. 점프 수트 탑걸.스트랩 힐 자라. 숄더백 시슬리.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패션 초보
그러던 그녀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평소 잡히는 대로 입고 외출하던 습관이 사라졌다. 이제는 바쁜 중에도 옷장 앞에서 한 번 더 고민하게 됐다. 옷을 살 때도 조금은 신중해지는 변화도 생겼다.
틈틈이 패션에 대한 책도 읽는다. 어려운 용어에 머리가 아프기는 하지만 조금씩 패션을 알아가는 것이 꽤 재밌는 눈치다.
“방송을 통해 호응이 좋았던 패션을 생활에 응용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옷장을 열어보면 갑갑해요. 지하철 역 지하상가에서 1만원에 몇 벌씩 하는 옷들만 사곤 해서 제대로 된 옷이 없거든요. 그래도 패션 방송도 시작하고 주변에 여자들끼리 하는 방송도 여러 개 되다 보니 ‘어떻게 입고 나가야 창피를 당하지 않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방송에서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후로 자신감도 부쩍 붙었다. 주변에서 ‘예쁘다’, ‘여자였네’, ‘그렇게 꾸미고 다녀라’라는 즐거운 반응이 줄을 이었던 것.
대학교 시절 통통한 몸매 때문에 커다란 치수로 가리느라 급급했던 스타일도 그렇게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제 패션계에 갓 입문한 그녀. 짧은 기간이나마 패션 방송을 통해 배운 것은 자신의 몸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자신만의 스타일에 대한 아집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하체가 굵어서 무조건 긴 치마에 힙합 바지처럼 펑퍼짐한 옷으로 가리고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다리가 짧아 보이고 결점이 더 부각되더라고요. 이제는 미니스커트로 확실하게 다리를 드러내고 스키니 진으로 다리 결점을 가볍게 커버할 수 있게 됐어요.”
패션 방송을 통해 조금씩 배우면서 닮고 싶은 패셔니스타도 생겼다. 빅토리아 베컴이 바로 그 주인공. 자신에게는 없는 패션 센스와 카리스마가 부럽게 느껴진단다.
“저만의 매력을 찾아 조금씩 변해가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안영미가 만만한 애인 줄 알았는데 저런 카리스마도 있었네’라고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패션을 통해 변신해보고 싶어요.”
1. 다양한 스타일의 재킷에도 부담 없이 매치할 수 있는 베이식한 아이보리 가죽 숄더백. 12만8천원, 리스트.
2. 스키니진과 쇼츠팬츠에 잘 어울리는 킬힐은 다리를 더욱 길어보이게 하는 필수 아이템. 20만원대, 더 슈
3. 부담 없이 패션에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활용하는 빅 사이즈의 블랙스톤 반지. 가격미정, 스프링스트링스
4. 재킷 스타일링에 더하면 시크한 포인트로 스타일을 업해주는 가죽 숄더백. 가격미정, 루이까또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