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유도 취지 사라져”… 제도 재정비 목소리
정부 “고속차로 아닌 전용차로… 규정 따르라”
속도 안 내는 단독주행 차량에 정체 심해져
BC주의 HOV(다인승 차량 차선)를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혼자 타고도 해당 차선을 이용하면서, 본래의 취지였던 ‘차량 동승 유도’가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 거세다.
문제는 이들 전기차가 느린 속도로 주행하며 차선을 점유해 전체 흐름을 막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일반 승용차나 밴 등 실제로 여럿이 타고 있는 차량들이 줄지어 뒤따르며 우회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시민들 사이에선 “전기차가 느림보 차선을 만들고 있다”는 불만이 퍼지고 있다.
애초에 다인승 차량 차선은 차량을 함께 이용하도록 유도해 교통량을 줄이고 도로 활용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BC주 정부는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를 위해 무게 5,500kg 이하의 전기차에 대해 예외를 두고,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은 단독 탑승이어도 HOV 차선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의 나홀로 운전이 보편화되면서, HOV 차선이 사실상 '전기차 전용차선'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일부 운전자들이 이 차선을 ‘고속 주행용’으로 인식해 속도 경쟁까지 벌어지는 등 본래의 목적이 흐려지고 있다.
BC주 교통·교통부는 이와 관련해 “다인승 차량 차선은 추월용이나 고속 주행용 차선이 아니라, 특정 조건을 갖춘 차량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만든 전용차로”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차량은 게시된 제한 속도를 준수해야 하며, 다른 차선을 통해 추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HOV 차선은 기본적으로 차량 내 인원이 규정 이상 탑승해야 이용할 수 있지만, 예외도 존재한다. 정부가 허용한 HOV 차선 진입 대상 차량은 다음과 같다.
- 긴급 차량
- 오토바이
- 자전거
- 택시(우버 차량은 제외)
- 핸디다트 차량
- 공식 스티커를 부착한 전기차
- 혈액 운송 차량
- 고장 차량을 지원하는 구조 차량
- 근무 중인 경찰 차량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공식 스티커를 부착한 전기차’다. 해당 차량은 탑승 인원 수와 무관하게 HOV 차선을 이용할 수 있다. 환경정책 차원에서 만들어진 이 혜택이, 정작 도로 운영 측면에서는 갈등의 불씨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